(서울=뉴스1) 정지윤 기자 = 미국 캘리포니아주에서 주거 위기가 심화하면서 학생들이 캠퍼스 내 차량에서 숙박하는 것을 허용해야 한다는 움직임이 나오고 있다.
13일(현지시간) 미국 정치 전문 매체 폴리티코에 따르면 민주당 하원의원들은 캘리포니아 주립대(CSU)와 캘리포니아 커뮤니티 칼리지(CCC)가 학생들을 위한 야간 주차 프로그램을 계획하도록 하는 법안을 발의했다.
코리 잭슨 하원의원은 캠퍼스 내 차박 허용이 학생들에게 즉각적인 임시방편이며, 정부는 동시에 장기적인 해결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이 법안을 지지하는 의원들은 이 조치가 주택 부족 문제의 근본적인 해결책은 아니지만 이마저도 없다면 학생들이 캠퍼스 밖 어딘가에 차를 세우고 잠을 자는 것 외에 선택의 여지가 없다고 강조했다.
CCC는 학생 기숙사를 운영하지 않고 있어 학생들의 주거 문제가 심각한 상황이다. 조사에 따르면 지난해 CCC 학생 4명 중 1명은 노숙을 해본 경험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CSU는 기숙사를 운영하고 있지만 그 수가 턱없이 부족해 지난해 학생 기숙사 대기자 수는 4000명가량 이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CSU와 CCC는 자금이 부족하며 정부가 장기적인 주택 해법을 다루지 않는다는 이유로 법안에 반대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잭슨 의원은 이에 대해 "우리는 노숙자 문제에 처해 있기 때문에 모든 기관이 이 문제를 돕기 위해 자신의 역할을 다해야 한다"며 "대학들이 도덕적인 책임을 회피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해당 법안은 지난달 위원회를 통과하며 첫 관문을 넘은 상태다. 다만 지난해에도 비슷한 법안이 비용 문제로 무산된 바 있어 최종 도입까지는 험난한 길이 예상된다. 일부 민주당 의원들 사이에서도 학생 안전이나 보안 시스템, 비용 분담 등에 대한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그럼에도 학생 대표단은 법안에 지지를 표명한다는 입장이다. CCC 상원 학생회장 이반 에르난데스는 "이미 많은 학생이 카우치 서핑(다른 사람의 집 소파에서 자는 숙박 형태)이나 단기 숙소를 전전하고, 차량 숙박 등을 경험하고 있다"며 "이 법안은 그 현실을 해결하기 위한 최소한의 조치"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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