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호제의 먹거리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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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 칼럼
전호제 셰프는 성균관대 졸업 후 경주호텔학교에서 한식을 전공한 뒤, 세계 3대 요리학교 중 최고의 요리학교로 '요리계의 하버드'라고 불리는 뉴욕 CIA(The Culinary Institute of America)에서 서양요리를 공부했다. 뉴욕의 미슐랭 투스타 레스토랑을 거쳐, '닐모리동동', '몽상드애월'을 기획하고 총괄 운영했다. 현재 HMR 전문 브랜드 띵쿡의 '푸드 크리에이티브 디렉터'로 활동 영역을 확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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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많던 대구는 어디로 갔을까'

삼면이 바다지만 요즘 들어 시장에 가면 먹을 만한 생선이 줄어들고 있다. 그래도 예전에 명태, 대구, 오징어, 고등어는 계절마다 적당한 가격에 나오곤 했다.어릴 적 다니던 시장의 생선가게에선 찬바람이 불기 시작하면 냉동 대구가 꽤 많았다. 대구를 주문하면 생선 장수는 반 꽁꽁 언 대구를 동그란 나무 도마에서 토막 내고 하얀 비닐에 한 번, 검은 비닐에 한 번 더 싸주곤 했다대구매운탕은 살이 많았다. 커다란 결대로 부서지던 생선살은 먹어도 질리지
삼면이 바다지만 요즘 들어 시장에 가면 먹을 만한 생선이 줄어들고 있다. 그래도 예전에 명태, 대구, 오징어, 고등어는 계절마다 적당한 가격에 나오곤 했다.어릴 적 다니던 시장의 생선가게에선 찬바람이 불기 시작하면 냉동 대구가 꽤 많았다. 대구를 주문하면 생선 장수는 반 꽁꽁 언 대구를 동그란 나무 도마에서 토막 내고 하얀 비닐에 한 번, 검은 비닐에 한 번 더 싸주곤 했다대구매운탕은 살이 많았다. 커다란 결대로 부서지던 생선살은 먹어도 질리지

'너 였구나! 들기름의 재발견'

어릴 적 주방의 찬장에는 꽤 많은 양념병이 있었다. 당시에는 일반 소주병을 소독한 기름병도 많이 사용했다. 참기름이나 들기름은 항상 그 자리를 차지하지만, 참기름의 쓰임새가 훨씬 많았다.참기름은 귀한 영양식품이었다. 음식을 만들 때 마지막 한두방울 넣고 병주둥이에 흐르는 한 방울도 아껴서 썼다.지금과 달리 일반 판매점에서 참기름을 사는 경우는 드물었다. 오뚜기 참기름이 1983년에 나왔지만, 당시 대부분은 기름집에서 직접 짜는 걸 선호했던 것
어릴 적 주방의 찬장에는 꽤 많은 양념병이 있었다. 당시에는 일반 소주병을 소독한 기름병도 많이 사용했다. 참기름이나 들기름은 항상 그 자리를 차지하지만, 참기름의 쓰임새가 훨씬 많았다.참기름은 귀한 영양식품이었다. 음식을 만들 때 마지막 한두방울 넣고 병주둥이에 흐르는 한 방울도 아껴서 썼다.지금과 달리 일반 판매점에서 참기름을 사는 경우는 드물었다. 오뚜기 참기름이 1983년에 나왔지만, 당시 대부분은 기름집에서 직접 짜는 걸 선호했던 것

'칠면조 고기와 호스텔'

매년 11월 넷째 주 목요일은 추수감사절이다. 나는 한국이 매해 이날을 평일처럼 지내는 것이 아쉽다. 미국에서 몇 년의 추억 때문이기도 하다. 그때 느꼈던 풍요로움은 매해 이맘때 다시 생각난다.대부분의 미국인에게 추수감사절은 집으로 가는 명절이다. 귀향 행렬이 생기는 때이기도 하다. 이때 미국에서 빠질 수 없는 식재료가 칠면조 고기다. 우리에게는 좀처럼 접하기 어려운 음식이다.벌써 10년도 넘었지만 내겐 잊히지 않는 추수 감사절의 추억이 있다.
매년 11월 넷째 주 목요일은 추수감사절이다. 나는 한국이 매해 이날을 평일처럼 지내는 것이 아쉽다. 미국에서 몇 년의 추억 때문이기도 하다. 그때 느꼈던 풍요로움은 매해 이맘때 다시 생각난다.대부분의 미국인에게 추수감사절은 집으로 가는 명절이다. 귀향 행렬이 생기는 때이기도 하다. 이때 미국에서 빠질 수 없는 식재료가 칠면조 고기다. 우리에게는 좀처럼 접하기 어려운 음식이다.벌써 10년도 넘었지만 내겐 잊히지 않는 추수 감사절의 추억이 있다.

'태풍과 호박'

가을의 불청객은 태풍이었다. 번호를 매겨가며 오던 것이 올해에는 아직 상륙한 태풍이 없다.태풍은 매년 채소 가격을 들썩이게 한다. 올해는 아직 태풍이 없지만 푸른 야채 가격은 지난해에 비해서 오름세이다.특히 애호박의 소매가는 개당 거의 3000원 정도다. 작년엔 1000원 정도면 살 수 있었으니 가격이 대폭 올랐다. 잦은 비와 폭염으로 생육이 좋지 않았기 때문이라고 한다. 애호박 가격은 기후 영향이 크다.뜨거운 여름 날씨에 애호박은 여름 피자로
가을의 불청객은 태풍이었다. 번호를 매겨가며 오던 것이 올해에는 아직 상륙한 태풍이 없다.태풍은 매년 채소 가격을 들썩이게 한다. 올해는 아직 태풍이 없지만 푸른 야채 가격은 지난해에 비해서 오름세이다.특히 애호박의 소매가는 개당 거의 3000원 정도다. 작년엔 1000원 정도면 살 수 있었으니 가격이 대폭 올랐다. 잦은 비와 폭염으로 생육이 좋지 않았기 때문이라고 한다. 애호박 가격은 기후 영향이 크다.뜨거운 여름 날씨에 애호박은 여름 피자로

'설거지 좀 해보셨나요?'

설거지하는 아르바이트로부터 아침에 오늘 일에 나오지 못한다는 전화가 왔다. 다행히 그날은 나머지 직원들이 번갈아 그릇을 닦아 바쁜 점심을 넘겼다.미국에서 일할 때 요리사에게 엄했던 셰프도 설거지하는 직원에게는 유독 실수에 관대한 경우가 많았다. 그날 처음 온 직원이 옮기던 그릇을 놓쳐 모두 깨진 적이 있었지만 아무 말도 없이 넘어갔다.설거지 일은 그만큼 고된 경우가 많다. 주방 라인이 크고 길었던 곳에서 일하는 요리사들 사이로 그릇과 프라이팬을
설거지하는 아르바이트로부터 아침에 오늘 일에 나오지 못한다는 전화가 왔다. 다행히 그날은 나머지 직원들이 번갈아 그릇을 닦아 바쁜 점심을 넘겼다.미국에서 일할 때 요리사에게 엄했던 셰프도 설거지하는 직원에게는 유독 실수에 관대한 경우가 많았다. 그날 처음 온 직원이 옮기던 그릇을 놓쳐 모두 깨진 적이 있었지만 아무 말도 없이 넘어갔다.설거지 일은 그만큼 고된 경우가 많다. 주방 라인이 크고 길었던 곳에서 일하는 요리사들 사이로 그릇과 프라이팬을

'물김치와 김치 대란'

올해 겨울은 지난해보다 추운 날이 될 거라고 한다. 더위가 끝나며 5월부터 돌리던 매장 에어컨을 끄고 영업하게 되니 계절 변화가 실감이 난다.올해는 태풍 피해가 적었지만 채소 가격은 고공행진을 하더니 이제 배추 한 포기가 1만 원을 찍었다.명절 용돈으로 "배춧잎 한장만 주세요"라면서 푸른색 1만 원짜리 지폐를 부르던 이름은 현실이 되었다.매장에서 수년간 납품하던 국내산 김치는 지난주부터 중국산으로 제품을 바꾸었다. 국내산 배추와 중국산 고춧가루
올해 겨울은 지난해보다 추운 날이 될 거라고 한다. 더위가 끝나며 5월부터 돌리던 매장 에어컨을 끄고 영업하게 되니 계절 변화가 실감이 난다.올해는 태풍 피해가 적었지만 채소 가격은 고공행진을 하더니 이제 배추 한 포기가 1만 원을 찍었다.명절 용돈으로 "배춧잎 한장만 주세요"라면서 푸른색 1만 원짜리 지폐를 부르던 이름은 현실이 되었다.매장에서 수년간 납품하던 국내산 김치는 지난주부터 중국산으로 제품을 바꾸었다. 국내산 배추와 중국산 고춧가루

'뒷고기 문화와 뒷다리살'

우리는 항상 먹어본 음식만 선택하곤 한다. 그렇게 대중이 맛있다는 부위는 선호도가 높아지고 가격이 오르게 된다.돼지고기는 선호하는 부위가 삼겹살, 목살에 몰려 있다. 특히 삼겹살 선호도는 86%가 넘는다. 제주도에서는 관광코스로 '제주돼지' 인기가 많다.7~8월 성수기가 되면 삼겹살과 목살은 가격이 많이 오른다. 성수기가 지나면 다시 제자리로 돌아왔다. 매년 반복되는 이 패턴을 보면서 돼지고기를 구입하곤 했다. 같은 고기지만 저렴하게 구입할 수
우리는 항상 먹어본 음식만 선택하곤 한다. 그렇게 대중이 맛있다는 부위는 선호도가 높아지고 가격이 오르게 된다.돼지고기는 선호하는 부위가 삼겹살, 목살에 몰려 있다. 특히 삼겹살 선호도는 86%가 넘는다. 제주도에서는 관광코스로 '제주돼지' 인기가 많다.7~8월 성수기가 되면 삼겹살과 목살은 가격이 많이 오른다. 성수기가 지나면 다시 제자리로 돌아왔다. 매년 반복되는 이 패턴을 보면서 돼지고기를 구입하곤 했다. 같은 고기지만 저렴하게 구입할 수

'뜨거운 야구장의 김치말이 국수 '

야구를 안 본 지는 꽤 오래됐다. 예전 내가 아는 선수들은 거의 은퇴를 한 것 같다. 일터가 잠실야구장과 가까워서 퇴근쯤 야구장에서 나오는 사람들을 만나곤 한다.8월 마지막 더위가 한창이라 지하철 문이 열리면 뜨거운 열기가 차 안으로 몰아치곤 했다. 분홍색, 연청색 응원복을 보면 내가 느끼는 더위를 모르는 듯 여유가 있어 보였다. 옷 구석구석에 광고 문구를 다닥다닥 붙인 응원복에 나도 모르게 웃음이 났다.일에 치여 사는 내 인생에도 숨을 틔워주
야구를 안 본 지는 꽤 오래됐다. 예전 내가 아는 선수들은 거의 은퇴를 한 것 같다. 일터가 잠실야구장과 가까워서 퇴근쯤 야구장에서 나오는 사람들을 만나곤 한다.8월 마지막 더위가 한창이라 지하철 문이 열리면 뜨거운 열기가 차 안으로 몰아치곤 했다. 분홍색, 연청색 응원복을 보면 내가 느끼는 더위를 모르는 듯 여유가 있어 보였다. 옷 구석구석에 광고 문구를 다닥다닥 붙인 응원복에 나도 모르게 웃음이 났다.일에 치여 사는 내 인생에도 숨을 틔워주

'우유 한방울의 소중함'

우유를 매일 마시다 보니 외출할 때도 보랭 물통에 우유를 넣고 마시는 습관이 들었다. 딸아이에게 우유를 좋아하냐고 물어보니 급식으로 우유가 나오는데 먹지 않고 남는 우유가 많다고 한다.흰 우유를 마시기 싫었던 어릴 적 기억도 떠올라서 아이들 마음이 이해가 갔다. 다만 우유가 그대로 버려지는 걸 보는 것보다는 새롭게 이용하는 걸 보여주는 방법도 좋을 것 같았다.요리를 직업으로 하다 보니 재료를 버리는 것은 최대한 줄이면서 일을 배운다. 무엇보다
우유를 매일 마시다 보니 외출할 때도 보랭 물통에 우유를 넣고 마시는 습관이 들었다. 딸아이에게 우유를 좋아하냐고 물어보니 급식으로 우유가 나오는데 먹지 않고 남는 우유가 많다고 한다.흰 우유를 마시기 싫었던 어릴 적 기억도 떠올라서 아이들 마음이 이해가 갔다. 다만 우유가 그대로 버려지는 걸 보는 것보다는 새롭게 이용하는 걸 보여주는 방법도 좋을 것 같았다.요리를 직업으로 하다 보니 재료를 버리는 것은 최대한 줄이면서 일을 배운다. 무엇보다

'행복한 달걀의 가격'

요즘 같은 무더위에는 사람과 마찬가지로 가축들도 지치기 마련이다. 특히 작은 케이지에서 사육되는 닭들은 더위에 사료를 거부하고 물만 먹는 경우도 있다고 한다. 이럴 경우 산란율도 떨어지고 폐사하는 경우도 생긴다.젊은 시절 닭장 청소 아르바이트를 했던 적이 있다. 캄캄한 초대형 케이지에서 닭들이 모여있었다. 한꺼번에 일으키는 날갯짓 소리와 먼지가 엄청났다. 첫날 오전 일을 마치고 점심을 주셨는데 달걀 프라이와 달걀 장조림이었다. 케이지 속 환경을
요즘 같은 무더위에는 사람과 마찬가지로 가축들도 지치기 마련이다. 특히 작은 케이지에서 사육되는 닭들은 더위에 사료를 거부하고 물만 먹는 경우도 있다고 한다. 이럴 경우 산란율도 떨어지고 폐사하는 경우도 생긴다.젊은 시절 닭장 청소 아르바이트를 했던 적이 있다. 캄캄한 초대형 케이지에서 닭들이 모여있었다. 한꺼번에 일으키는 날갯짓 소리와 먼지가 엄청났다. 첫날 오전 일을 마치고 점심을 주셨는데 달걀 프라이와 달걀 장조림이었다. 케이지 속 환경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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