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천안=뉴스1) 안영준 기자 = 남자 프로배구 대한항공을 이끄는 토미 틸리카이넨 감독이 현대캐피탈의 정규리그 1위 확정을 막은 뒤 "챔피언결정전에서 다시 만나면 더 좋은 모습을 보여드릴 것"이라며 자신감을 내비쳤다.
대한항공은 18일 천안 유관순체육관에서 열린 2024-25 도드람 V리그 남자부 현대캐피탈과의 원정 경기에서 세트스코어 3-1(25-19 25-13 22-25 25-19)로 이겼다.
2위 대한항공은 18승11패(승점 55)를 기록, 선두 현대캐피탈(25승4패·승점 73)과의 격차를 18점으로 좁혔다.
현대캐피탈은 이날 승리할 경우 7경기를 남겨 놓고 정규리그 1위를 조기 확정, 안방에서 역대 V리그 최단기간 정규리그 1위 기록을 달성할 수 있었으나 쓰린 패배로 축배를 들지 못했다.
반면 대한항공은 이번 시즌 처음으로 현대캐피탈을 꺾었다. 챔피언결정전에서 재회를 꿈꾸는 대한항공으로선 자신감을 끌어올릴 수 있는 의미 있는 결과다.

토미 감독은 "중요한 날 이겨서 기쁘다"면서 "정규리그에서 드디어 현대캐피탈을 이겼으니, 이 경험을 앞세워 챔피언결정전에서 다시 만나면 더 좋은 모습을 보일 것"이라며 반겼다.
현대캐피탈의 정규리그 1위가 사실상 확정된 상황서 대한항공은 2위를 확정해 플레이오프 승리로 챔프전 진출을 노리고 있다.
이번 시즌 정규리그서 2위에 자리, 현대캐피탈에 비해 저조한 모습을 보이고 있었지만 토미 감독은 자신이 있었다.
그는 "(순위와 상관없이) 경기에 돌입하면 상대 팀이 우리를 꺾기 힘들다는 걸 알고 있었다. 언제든 이길 기회가 오리라는 것도 알았다"고 덧붙였다.
한편 대한항공은 이날 승리로 3위 KB손해보험(승점 50)과의 격차도 더 벌리게 됐다. 하지만 토미 감독은 "당장 순위가 바뀌는 건 아니므로, 순위표는 보고 있지 않다. 대신 당장 또 다음 경기를 잘 준비하고, 계속 싸워나가는 데 집중하겠다"고 했다.
안방에서 완패로 정규리그 1위 축배를 들 기회를 놓치게 된 필립 블랑 현대캐피탈 감독은 표정이 어두웠다.
그는 "이런 경기력이면 대한항공뿐 아니라 그 어떤 팀을 만나도 이길 수 없다. 반격할 수 있는 기회가 있었음에도 이를 살리지 못했다"면서 "선수들이 어떤 마음으로 경기에 임했는지 물어보고 싶다"며 아쉬움을 숨기지 못했다.
이번 시즌 한 번도 패하지 않았던 대한항공에 결정적 순간 완패한 것도 뼈아프다. 그는 "대한항공의 경기력을 논한다기보다는, 우리 스스로가 못 해서 졌다. 다른 무엇보다 우리의 경기력을 보여줘야 이길 수 있다"며 귀책 사유를 스스로에게서 찾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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