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울=뉴스1) 정지윤 기자 =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이 미국의 상호관세 부과에 대응해 유럽도 미국 내 투자를 중단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AFP통신과 가디언에 따르면 마크롱 대통령은 3일(현지시간) 미국의 상호관세 부과에 영향을 받은 프랑스 산업계 대표들과의 회의를 개최했다.
마크롱 대통령은 "우리가 미국과 문제를 명확히 할 때까지 지난 몇 주 동안 발표된 대미 투자는 일시적으로 중단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미국이 우리를 공격하는 바로 그 순간에 유럽의 대형 투자자들이 미국 경제에 수십억 유로를 투자한다면 그게 무슨 메시지겠냐"며 단호한 태도를 보였다.
지난달 프랑스의 대형 해운회사 CMA CGM은 미국에 200억달러(약 29조원)를 투자할 것이라고 발표한 바 있다. 1월에는 프랑스의 명품 기업 LVMH이 트럼프 대통령의 기업친화적 정책을 칭찬하며 미국에 대한 투자를 고려하고 있다고 밝혔다.
마크롱은 "우리는 가장 효과적이고 비례적으로 대응해야 한다"며 "이는 우리가 결심했다는 것을 분명히 보여준다. 관세의 희생양이 돼선 안 된다"고 강력히 비판했다.
마크롱 대통령은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의 관세 부과에 유럽이 단결해야 한다는 점을 역설했다. 그는 "이 단계에서 (유럽은) 단결하고 결의를 지켜야 한다. 큰 플레이어들은 혼자 가는 경향이 있고 그건 좋은 생각이 아니다"라며 미국의 독단적인 행보를 비판했다.
미국의 관세 부과에 유럽이 두 단계에 걸쳐 대응할 것이라는 입장 또한 재확인했다. 마크롱은 "첫 번째 대응은 4월 중순에 이루어질 것"이라며 이는 이미 시행되고 있는 철강과 알루미늄에 대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 "두 번째로 2일 발표된 관세에 대해선 보다 큰 규모로 모든 회원국에서 부문별로 세부적인 연구와 협력을 걸쳐 이달 말에 이루어질 것"이라고도 부연했다.
마크롱은 유럽이 미국에 대응할 수 있는 한 가지 도구로 디지털 서비스세를 언급했다. 그는 미국의 빅테크 기업들이 법인세가 낮은 아일랜드에 본사를 두고 있다는 점을 시사하며 "미국이 유럽으로부터 엄청난 이익을 얻고 있다"고 지적했다.
가디언은 마크롱 대통령이 이날 미국의 관세 발표에 대해 보다 더 매파적인 반응을 보였다고 평가했다.
유럽연합(EU)은 이번 미국의 상호관세 발표에서 20%의 상호관세를 맞게 됐다. 이에 EU가 제3국의 경제적 강압이 있을 때 연합과 회원국을 보호하기 위한 대응책인 '반 강압 수단'(ACI)을 꺼내들 가능성 또한 거론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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