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울=뉴스1) 강민경 기자 = 미국이 2014년 러시아가 강제 병합한 크림반도를 러시아의 영토로 인정하자는 제안을 유럽과 우크라이나 측에 제시했다고 워싱턴포스트(WP)가 22일(현지시간) 보도했다.
WP는 사안에 정통한 여러 소식통을 인용해 미국이 지난 17일 우크라이나 및 유럽 관리들과의 만남에서 크림반도를 러시아 땅으로 공식 인정하고 러시아에 대한 제재를 해제하는 내용의 협정안을 내놨다고 전했다.
이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복심인 스티브 위트코프 중동 특사가 제시한 아이디어라고 한다. 한 소식통은 "우크라이나가 크림반도를 러시아 영토로 인정하도록 강요하지는 않되, 미국이 크림반도를 러시아 영토라고 칭하게 되는 방식"이라고 부연했다.
우크라이나의 서방 동맹국들은 이 같은 영토 양보의 대가로 우크라이나의 안전 보장과 전후 재건 프로그램을 바라는 것으로 알려졌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의 고문 중 하나는 미국의 제안 중 일부는 동의하지만 다른 부분은 동의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다만 한 서방 관리는 우크라이나가 크림반도를 양보한다면 "놀라운 일이 될 것"이라고 평가했다.
이 같은 보도는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가 이른 시일 내에 합의가 이뤄지지 않으면 중재 노력에서 발을 빼겠다고 위협한 가운데 나왔다.
미국은 지난 17일 파리에서 열린 우크라이나 및 유럽과의 회담에서 이 같은 제안의 개요를 제시했으며, 우크라이나 측은 이를 미국이 평화 중재 노력을 포기하기 전에 제시하는 마지막 제안으로 해석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런 가운데 미국은 23일 런던에서 열릴 우크라이나 및 유럽과의 회의에 키스 켈로그 우크라이나 특사를 파견할 것으로 알려졌다. 아직 마코 루비오 국무장관도 일정을 확정하지 않았으며 위트코프 특사는 이번 주 런던이 아닌 러시아 모스크바로 향한다.
이를 두고 안드리 시비하 외무장관과 안드리 예르마크 대통령 비서실장 등 고위급 인사를 파견하는 우크라이나 측과 격이 맞지 않는다는 지적이 나온다.
한편 트럼프는 지난 21일 기자들에게 미국이 제안한 협상안의 세부 사항을 사흘 내로 발표하겠다고 예고했다.
pasta@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