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1) 정지윤 기자 = 일본 국회의원 70여명이 제2차 세계대전 A급 전범이 합사된 야스쿠니 신사를 집단 참배했다.
아사히TV에 따르면 일본의 초당파 국회의원 모임 '다 함께 야스쿠니를 참배하는 국회의원 모임(みんなで靖国神社に参拝する国会議員の会)' 소속 의원 72명은 22일 춘계 예대제 기간에 맞춰 집단 참배했다.
이 모임은 매년 봄·가을 예대제 및 패전일마다 집단 참배를 감행하고 있다. 자민당, 일본유신회, 입헌민주당 소속 의원들로 구성되어 있다.
자민당에서는 토가시 히로유키 총무대신과 요시다 신지 후생노동성 차관이 참석했다.
일본의 차기 총리 중 한 명으로 거론되는 다카이치 사나에 전 경제안보담당상도 이날 참배를 위해 개별적으로 야스쿠니 신사를 찾았다. 그는 방명록에 '중의원 의원 다카이치 사나에'라고 적은 뒤 사비로 타마구시료(신사에 바치는 봉납금)를 납부했다.
이후 기자들에게 "조국을 지켜내는 어려운 일에 직면하고 있는 지금 국가 정책에 의해 순국하신 분들의 정신에 진심으로 깊은 감사의 뜻을 바쳤다"고 말했다. 다카이치는 매년 빠지지 않고 야스쿠니를 찾는 단골 정치인 중 한 명이다.
앞서 이시바 시게루 일본 총리는 전날인 21일 야스쿠니신사에 '내각총리대신 이시바 시게루'라고 적힌 목판이 부착된 '마사카키(真榊·비쭈기나무)'라는 공물을 봉납했다.
정부 관계자는 이시바 총리가 지난해 10월 예대제 때에도 기시다 후미오, 스가 요시히데 전 총리의 전례를 따라 참배 대신 공물을 봉납했다고 설명했다.
이시바 총리는 23일까지 이어지는 예대제 기간 중 참배할 예정이 없다. 기독교 집안 출신으로 역사 문제 등에서 자민당 내 온건파로 분류된 이시바 총리는 야스쿠니신사 참배에 소극적인 태도를 보여왔다.
현직 총리가 야스쿠니신사를 참배한 건 2013년 12월 아베 신조 전 총리가 마지막이다. 이때 한국과 중국은 물론 미국에서도 반발이 나오자 아베 전 총리는 자리에서 물러날 때까지 참배 대신 공물만 보냈다.
야스쿠니신사는 하와이 진주만 기습공격을 명령해 태평양 전쟁을 일으킨 도조 히데키를 비롯한 A급 전범 등 246만6000여명의 영령이 합사돼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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