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1) 서상혁 기자 = 국민의힘 대선 경선 '4강'에 안철수 후보가 극적으로 합류한 것을 두고 정치권에서는 "보수 지지층이 윤석열 전 대통령과 거리를 두기 시작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그간 4위권으로 점쳐졌던 나경원 후보는 "이번 대선은 체제 전쟁"이라며 보수 이념을 강조해 왔는데, 보수 지지층이 본선 경쟁력을 고려해 안 후보로 '전략적 결정'을 내렸다는 것이다.
국민의힘 제21대 대통령후보자 선거관리위원회는 22일 김문수·안철수·한동훈·홍준표 후보(가나다순)를 2차 경선 진출자로 발표했다.
나경원·양향자·유정복·이철우 후보는 탈락했다. 지난 21~22일 4000명을 대상으로 '국민의힘 대선 후보로 누구를 선호하는지'를 조사한 결과다.
결과 발표 전 보수 진영에서는 나 후보의 4강 진입을 더 우세하게 봤다. 아직 강성 지지층을 중심으로 윤 전 대통령을 지지하는 목소리가 나왔기 때문이다.
나 후보는 출마 직전 윤 전 대통령과 관저에서 면담도 했다. 이 때문에 나 후보가 "윤심을 등에 업었다"는 평가도 나왔다.
최근 여론조사에서도 안 후보는 순위권 밖이었다. 리얼미터가 에너지경제신문 의뢰로 지난 16~18일 전국 성인 1504명을 대상으로 한 여론조사 결과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경선 후보가 50.2%로 가장 높았고, 김문수(12.2%), 한동훈(8.5%), 홍준표(7.5%), 나경원(4.0%), 안철수(3.7%) 후보 순이었다.
하지만 안 후보가 4강에 합류하면서 구 여권에서는 "보수 지지층이 윤 전 대통령과 결별한 것"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보수 진영 한 관계자는 "나 후보의 경우 윤 전 대통령과 면담을 했고, 실제로 김 후보보다도 더 '오른쪽' 노선을 탔다"며 "결국 지지자들이 윤심과 결별한 것"이라고 평가했다.
국민의힘 한 의원은 "우리 당이 미래로 가려면 어떤 리더십을 가져야 하는지 지지자들이 투표로 보여준 것"이라며 "본선을 염두에 두고 전략적 선택을 한 것 아니겠나"라고 분석했다.
이번 여론조사에는 '역선택 방지 조항'이 담긴 만큼 사실상 국민의힘 지지자들의 의견이 상당수 반영됐다고 해석할 수 있다. 이 조항은 여론조사 때 지지정당을 물어 국민의힘 지지자나 무당층에만 응답기회를 주고 다른 당 지지자는 배제하는 방식이다.
안 후보가 4강에 합류하며 국민의힘 경선 구도는 2명의 탄핵 반대파(김문수·홍준표)와 2명의 탄핵 찬성파(안철수·한동훈)로 재편됐다. 양측이 동수라 2차 경선 토론 과정에서 윤 전 대통령을 향한 거리두기 목소리가 더욱 커질 가능성이 높다.
계파별 표 분산이 불가피한 만큼 찬탄 후보 2인 또는 반탄 후보 2인이 최종 결선에 올라갈 개연성도 배제할 수 없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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