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1) 박기범 기자 = 국민의힘 대선 후보 경선에 중도층을 품을 외연 확장 카드로 꼽혀온 오세훈 서울시장과 유승민 전 의원이 참여하지 않기로 하면서 '찬탄'(윤석열 탄핵 찬성) 표심이 어디로 향할지 주목된다.
이들을 향했던 찬탄 표심은 1차 경선 결과는 물론 이후 경선 전반에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14일 여권에 따르면 오 시장은 지난 12일, 유 전 의원은 13일 각각 대선 불출마, 국민의힘 경선 불출마를 선언했다. 두 사람 모두 당내에서 중도 외연 확장이 가능한 카드로 꼽혀온 인물들이다.
오 시장은 지난 지방선거 당시 서울시 전 지역구에서 승리하며 중도층이 다수인 서울에서 경쟁력을 과시했다. 유 전 의원은 당내 대표 소장파로, 윤석열 정부 출범 이후 정부와 당의 실정을 비판해 왔다.
두 사람은 윤석열 전 대통령 탄핵 정국에서 찬탄에 섰다는 공통 분모도 갖고 있다. 유 전 의원은 윤 전 대통령의 비상계엄을 불법으로 규정하고 탄핵에 찬성했다.
오 시장은 당초 '탄핵이 능사가 아니다'고 했다가, 이후 탄핵을 당론으로 추진해야 한다며 찬탄 입장을 밝혔다. 다시 탄핵소추를 통해 사법적 판단을 받아보자는 것이라고 자신의 입장을 유보적으로 바꿨으나 정치권에서는 오 시장을 찬탄파로 분류하는 시각이 우세하다.
찬탄파 2인의 불참으로 이 표심이 어디로 향할지는 국민의힘 안팎의 큰 관심사다. 국민의힘은 '역선택 방지조항'을 적용한 100% 국민 여론조사를 통해 1차 경선을 진행, 4명의 2차 경선 진출자를 발표한다.
현재까지 경선 구도는 김문수 전 고용노동부 장관, 홍준표 전 대구시장, 한동훈 전 대표, 오 시장 등 4명이 앞서고 안철수·나경원 의원, 유 전 의원 등이 이들을 추격하는 것으로 평가돼 왔다.

이런 가운데 오 시장과 유 전 의원이 경선에서 빠지면서 나머지 후보들 간 4순위까지 들기 위한 치열한 경쟁이 전개될 전망이다.
뉴스1 의뢰로 한국갤럽이 지난 6~7일 국민의힘 지지층과 무당층 493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국민의힘 후보 선호도 조사에서 오 시장은 14%, 유 전 의원은 4%를 기록, 두 사람의 지지율 합은 18%다.
같은 조사에서 김 전 장관 24%, 홍 전 시장 14%, 한 전 대표 13%, 안 의원은 5%를 기록했다. 산술적으로만 보면 오 시장과 유 전 의원 지지율 18%가 어디로 향하는지에 따라 '탑4'가 변동될 여지가 있는 것이다.
우선 찬탄파라는 성향으로 따져보면 한 전 대표와 안 의원에게 표심이 향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찬탄파 지지자들의 표심이 반탄파를 향하긴 힘들 것이란 분석이다.
반면 오랜 기간 정치권에서 활동해 온 안정성을 보고 나경원 의원에게 표를 줄 것이라는 예상과 함께 단순 '찬탄-반탄'을 넘어 외연 확장에 무게를 두고 또 다른 선택들이 나올 수 있다는 관측도 있다.
한 국민의힘 인사는 뉴스1에 "지지자들에게는 대선 승리, 반(反)이재명이라는 상수가 존재한다"며 "단순히 찬탄-반탄으로 표심을 나눌 수 있는 상황이 아니다"고 말했다.
한편 기사에 인용된 여론조사는 이동통신 3사가 제공한 무선전화 가상번호를 무작위 추출해 전화 조사원 인터뷰(CATI) 방식으로 진행됐다. 응답률은 15.5%,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 ±3.1%포인트(p)이다.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
pkb1@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