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1) 김정률 기자 = 6·3 조기 대선이 불과 43일 앞으로 다가왔지만, 국민의힘 대선 경선 후보들의 지지율은 30%대에 박스권에 갇힌 것으로 조사됐다. 2017년 조기 대선과 비슷한 양상이다.
22일 리얼미터가 에너지경제신문 의뢰로 지난 16~18일 전국 만 18세 이상 유권자 1504명을 대상으로 조사해 전날 발표한 여론조사 결과 국민의힘 대선 경선에 나선 김문수(12.2%), 한동훈(8.5%), 홍준표(7.5%), 나경원(4%), 안철수(3.7%) 후보 등 5명의 지지율 합은 35.9%로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경선 후보(50.2%)와 14.3%p(포인트) 격차로 조사됐다.(자세한 사항은 중앙여론조자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
국민의힘 관계자는 이런 지지율 격차에 "경선이 끝나고 빅텐트를 치고 난 후가 본격적인 경쟁"이라고 설명했다.
대선 출마론이 여전한 한덕수 대통령 권한대행 국무총리와 이준석 개혁신당 후보 등이 모두 모이면 본격적인 '이재명 후보 추격전'이 시작될 것이라는 설명이다. 하지만 한 권한대행과 이 후보 등이 한데 뭉친다 해도 상황은 녹록지 않다.
한 권한대행과 불출마를 선언한 오세훈 서울시장, 아직 대선 출마 의사를 밝히지 않은 유승민 전 국민의힘 의원까지 모두 포함한 지난주 리얼미터 조사에서 범 국민의힘 주자들의 지지율 총합은 38.6%다. 이준석 개혁신당 후보까지 포함해도 41.6%로 이재명 후보(48.8%)와는 오차범위 밖이다.
한 권한대행이 등장으로 숨어있는 보수를 끌어들였다기보다는 기존 국민의힘 지지율을 재배치하는 데 그쳤다는 분석이다.
전날 권영세 비대위원장이 "자유 진영이 모두 하나로 힘을 모아야 한다"며 당의 문호를 열겠다는 것 역시 이런 위기감에 비롯된 것으로 보인다.
국민의힘이 제21대 대통령 선거에서 앞세운 전략은 반이재명 빅텐트다. 2017년 반 문재인 연대의 연장선이라고 할 수 있지만 상황은 더욱 악화하고 있다.
2017년 당시 대선을 한 달여 앞둔 3월 5주차 조사에서 국민의당 안철수 후보는 22.7%, 홍준표 자유한국당 후보는 10.2%, 유승민 바른정당 후보는 3.9%를 기록하며 반 문재인 연대의 총합은 36.8%에 그쳤다. 문재인 더불어민주당 후보(43%)와 격차가 뚜렷했다.
이들 3인은 2017년 5월 9일 대선에서는 52.2%를 득표했다. 반문 연대가 어느 정도 먹혀들었다고 볼 수 있다.
국민의힘이 최근 문호 개방과 빅텐트를 주장하는 것도 반이재명이라는 기치로 한데 모이면 파급력을 발휘할 수 있다는 판단이 작용하고 있는 셈이다.
다만 2017년 당시에는 20%대 지지율을 기록한 안철수 후보가 이번엔 한 자릿수로 떨어졌다는 점, 탄핵 사유 역시 비상계엄 선포가 아닌 박근혜 전 대통령의 개인 비위에 초점을 맞췄다는 점 등을 감안할 경우 이보다 상황이 안 좋다고 볼 수 있다.
여기에 지난 2023년 총선에서도 보수진영은 반이재명 깃발을 올렸지만 공천을 둘러싼 대통령과 갈등설 설 등으로 이미 한 차례 실패했다는 점 등도 이번 대선 전망을 더욱 어둡게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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