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동훈의 '선택적 침묵'…직구규제 비판 후 채상병·연금개혁 '잠잠'

당론·여론 배치되는 이슈 '침묵'…친윤·비윤-당심·민심 속 고심 '분석'
전대 출마 시 입장표명 요구 쇄도할 듯…이준석 "특검법 입장 밝혀야" 압박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 겸 총괄선거대책위원장이 11일 오전 서울 여의도 중앙당사에서 총선 결과에 따른 위원장직 사퇴 입장을 밝힌 뒤 회견장을 나서고 있다. (공동취재) 2024.4.11/뉴스1 ⓒ News1 구윤성 기자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 겸 총괄선거대책위원장이 11일 오전 서울 여의도 중앙당사에서 총선 결과에 따른 위원장직 사퇴 입장을 밝힌 뒤 회견장을 나서고 있다. (공동취재) 2024.4.11/뉴스1 ⓒ News1 구윤성 기자

(서울=뉴스1) 박기범 기자 = 한동훈 전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의 '선택적 침묵'에 정치권의 시선이 날카롭다. 국민 다수가 동의하는 민생 현안에는 적극 목소리를 낸 반면, 여권과 국민 여론이 엇갈리거나 예민한 정쟁 이슈에 대해선 침묵을 이어가고 있다.

28일 여권에 따르면 여권의 유력 잠룡으로 꼽히는 한 전 위원장은 채상병 특검법과 연금개혁안 등에 대한 입장을 표명하지 않고 있다. 여권의 유력 대권주자는 물론 당권주자들이 연일 이에 대한 입장을 밝히는 것과 대비되는 행보다.

특히 이날 채 상병 특검법 재표결을 앞두고 당내 주요 인사들은 자신의 입장을 분명히 하고 있다. 안철수 의원과 유승민 전 의원은 야권이 추진하는 특검법의 문제점을 지적하더라도 피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안 의원은 재표결에서 '찬성' 투표를 공언한 상태다.

반면 홍준표 대구시장, 윤상현 의원, 나경원 당선인 등은 특검법을 반대하고 있다. 공수처 수사 결과를 지켜보는 게 우선이라는 입장이다. 홍 시장은 '찬성' 의사를 밝힌 당내 의원을 향해서 “몽니 부리지 말라”고 비판하기도 했다.

21대 국회 마지막 이슈로 떠오른 연금개혁안에 대한 이들의 입장도 명확하다. 나경원·윤상현 두 사람은 여야가 합의한 모수개혁을 우선 처리해야 한다는 입장인 반면, 안철수·유승민 두 사람은 모수개혁과 구조개혁을 동시에 진행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다만, 자치단체장을 맡고 있는 홍 시장은 연금개혁안에 대한 특별한 입장을 내지 않고 있다.

이같이 당내 주요 인사들이 현안에 대해 적극적인 목소리를 내는 것과 달리 한 전 위원장은 침묵하고 있다. 사실 한 전 위원장은 정치 현안에 적극적으로 목소리를 내오지 않았다. 다만, 최근 자신의 SNS를 통해 정부의 해외직구 규제 정책을 비판하면서 달라진 모습을 예고했다.

한 전 위원장은 정부정책을 비판하는 '중진' 의원들의 '처신'을 지적한 오세훈 서울시장을 향해 "건설적인 의견 제시를 '처신' 차원에서 다루는 것에 공감할 분은 많지 않을 것"이라고 설전을 벌였다. 이에 정치권에서는 한 전 위원장의 향후 활발한 입장 표명을 기대하기도 했다.

그러나 뜨거운 현안으로 정치권이 충돌하는 최근 상황 속에서 한 전 위원장이 선택적 침묵을 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여권의 대권주자를 꿈꾸는 한 전 위원장이 민심과 당심, 친윤과 비윤이란 다양한 요소를 고려해야 하는 쟁점 이슈에 대해 침묵으로 관망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입장을 밝혔던 해외직구 규제는 국민 여론은 물론 여야 가리지 않고 다수가 '비판'한 사안이다. 자신의 '반대'로 인한 정치적 리스크가 적고 국민 여론에 부응할 수 있는 이슈다.

반면 채상병 특검법과 연금개혁안의 경우 여권은 반대하고 있다. 특히 특검법은 국민 찬성 여론이 압도적으로 높다. 정치신인이자 비윤(비윤석열) 인사로 규정받는 한 전 위원장은 특검법에 반대할 경우 국민 여론을 외면했다는 비판과 함께 친윤계로 외연확장에 어려움을 가질 수 있다.

반면, 찬성할 경우 당내 비판과 함께 여권 지지층의 반발에 직면할 수 있다. 한 전 위원장은 여권에서 높은 지지세를 보이고 있지만, 당내 세력은 많지 않다는 평가를 받고 있어 당론에 배치되는 결정을 하는 것이 어떤 결과로 이어질지 알 수 없는 상황이다.

이는 자신의 전대출마와도 연계된다는 분석이다. 지금과 같이 정치권과 거리두기를 할 경우 예민한 현안을 피해갈 수 있지만, 정치 전면에 등장할 경우 입장표명에 대한 요구가 이어질 것이기 때문이다.

전날 나경원 당선인이 한 전 위원장을 향해 "제가 그 입장이라면 출마하지 않을 것 같다"며 "리스크가 너무 높은 반면 특별히 얻을 건 없는 자리"라고 제언한 것도 이 때문으로 풀이된다.

이미 한 전 위원장을 향한 압박은 시작된 모습이다. 이준석 개혁신당 당선인은 이날 채상병 특검법과 관련해 "한 전 위원장은 지금까지 평생 수사에 종사해 왔던 법률가로서도 이 문제에 대해 명쾌한 입장을 밝힐 필요가 있다"며 "소극적으로 대처하는 건 결국 지난 총선과 마찬가지로 윤심과 민심 사이에서 줄타기하려는 모습이 아닌가 인식하게 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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