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울=뉴스1) 남해인 기자
"'축' 윤석열 대통령님 직무복귀! 그동안 고생 많으셨습니다"
윤석열 대통령이 파면 선고를 받은 4일 낮 12시 그의 사저인 서울 서초구 서초동 아크로비스타 인근 도로에는 이런 내용의 현수막이 걸려있었다. 현수막은 세차게 몰아치는 바람에 사정 없이 구겨졌다.
건너편 횡단보도에서 신호를 기다리는 시민들은 이 현수막을 가리키며 대화를 나눴다. 이어 아크로비스타 건물을 바라보면서 "여기 산다며", "다시 오겠네"라고 말하는 이들도 있었다.
사저를 두고 웅성웅성한 바깥 분위기와 달리 아크로비스타 단지 내 주민들의 반응은 싸늘했다. 한 중년 여성 주민에게 윤 대통령 파면에 대한 심경을 묻자 "그런 걸 왜 묻냐. 벌써 기자들이 다 온다"고 짜증 섞인 목소리로 말했다.
대통령직 취임 초기 윤 대통령은 이곳에서 거주하며 출·퇴근했는데, 당시처럼 유튜버와 시위대가 몰려 다시 불편해질 상황을 걱정하는 주민들도 있었다.
주민 A 씨는 "거주자들 입장에선 이렇게 돌아오는 게 좋을 일이 없다. 잘 돼서 들어오는 것도 아니고"라며 한숨을 쉬었다. 함께 있던 70대 남성 이 모 씨는 "계속 여기가 언급돼서 뭐 하겠나"라며 씁쓸한 표정을 지었다.
서초동 일대에서 배달기사로 4년간 일했다는 B 씨는 "윤 대통령이 살았다는 걸 알고 있다. 유튜버들이 와 있었던 것으로 기억한다"고 말했다.
이날 오후 1시까지 아크로비스타 주변에 배치된 경찰이나 경호 인력은 없었다. 경비원들은 기자를 주시하며 단지 내 취재를 자제해 달라고 요청했다.
아크로비스타는 윤 대통령이 내란 우두머리 혐의로 형사재판을 받는 서울중앙지법과 불과 400m 떨어진 곳에 있다.

hi_nam@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