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워싱턴=뉴스1) 류정민 특파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4일(현지시간)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와 만나 "주민들이 가자지구로 돌아가는 것을 반대한다"라며 팔레스타인 주민의 이주 구상을 거듭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워싱턴DC 백악관에서 네타냐후 총리와의 정상회담을 앞두고 연 공동 기자회견에서 "가자지구는 그들(팔레스타인 주민)에게 매우 불행한 곳으로 지옥에서 사는 것처럼 살았다"면서 이같이 말했다.
그는 "가자는 사람들이 살기 좋은 곳이 아니며 그들이 돌아가기를 원하는 유일한 이유는 대안이 없기 때문"이라며 "가자지구의 대안에 대한 정말 멋지고 좋은 일을 할 수 있기를 바란다"고 했다.
트럼프는 "부유한 나라들이 제공하는 막대한 양의 돈을 통해 (대체 거주지를) 건설할 수 있을 것"이라면서 팔레스타인 주민들을 받아들일 수 있는 국가로 요르단, 이집트 등을 언급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회담 직전에 백악관 집무실에서 진행한 행정명령 서명을 겸한 언론 간담회에서도 가자지구는 전쟁으로 파괴돼 거주가 어려운 지역이라며 대체지역 조성을 거론했다. 그는 요르단과 이집트의 거부에 대해선 "베네수엘라가 미국에서 추방된 자국민을 받아들이지 않겠다고 했지만 결국 받아들이게 됐다"고 했다.
이날 네타냐후 총리는 '트럼프와 전임 조 바이든 가운데 누가 더 가자지구 인질 석방 및 휴전 협정에 기여한 공로를 인정받을 자격이 있느냐'는 질문에 "트럼프 대통령이 큰 힘을 더해 주었고 강력한 리더십을 발휘했다"고 답했다. 또 트럼프 대통령이 "아주 특별한 중동 특사(스티브 위트코프)를 보냈다. 그는 일을 잘 진행했다"고 했다.
이날 두 정상의 회담에 앞서 위트코프 중동 특사는 백악관 앞에서 기자들과 만나 이스라엘과 하마스가 합의한 휴전안의 3단계에서 가자지구 재건에 걸리는 기간을 5년으로 상정했는데, 이는 물리적으로 불가능하다"라고 말했다.
이스라엘과 하마스는 지난달 19일부터 6주간의 휴전과 함께 인질 33명과 팔레스타인 수감자 1904명을 단계적으로 교환하기로 한 휴전 1단계에 돌입했다.
이스라엘과 하마스는 휴전 2단계에서 모든 인질 송환과 가자지구에서의 이스라엘군 완전 철수를, 3단계에서는 영구 휴전과 가자지구 재건 등을 논의할 예정이다.
이런 가운데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가자지구의 팔레스타인 주민을 주변 아랍국가로 이주시키자는 구상을 제시한 것이다.
이는 주변 아랍국의 반대에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이 각각 독립국으로 평화롭게 공존하는 전임 바이든 행정부의 '두 국가 해법'과는 전혀 다른 방식이다.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네타냐후 총리는 이날 휴전 다음 단계 등에 대해 논의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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