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베이징=뉴스1) 정은지 특파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대중국 관세율 조정을 시사한 가운데 중국은 "상호 이익에 기반한 대화 모색" 필요성을 거듭 주장하면서 미국이 진정성을 보여야 한다고 촉구하고 나섰다.
중국 관영 글로벌타임스는 24일 미국 월스트리트저널(WSJ) 등 현지 언론을 인용해 트럼프 대통령이 최근 중국에 대한 발언을 완화하고 나섰으며 중국과의 무역 관계 개선에 대해 낙관적이라고 언급했다고 소개했다.
이와 관련 궈자쿤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압박은 중국을 대하는 올바른 방법이 아니다"라며 "미국이 진정으로 대화와 협상을 통해 문제를 해결하고자 한다면 위협과 협박을 중단하고 평등과 존중, 호혜의 기초 위에서 중국과 대화해야 한다"고 언급하며 기존 입장을 되풀이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관세 인하 시사에 중국 내 전문가들은 미국이 당초 고율의 관세 부과에 따른 목표를 달성하지 못했기 때문이라면서도 과도하게 낙관해선 안된다고 여유있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바오젠윈 중국 런민대 국제정치경제학연구센터 소장은 "미국의 완화된 분위기는 미국의 관세 정책에 따른 실제 효과가 초기 목표와 상당한 거리가 있음을 보여준다"며 "미국 금융계, 기업, 경제학자, 소비자들의 반대로 미국 정부가 관세 부과의 강경한 입장을 완화해야 한다는 압박을 받고 있다"고 설명했다.
저우미 중국 국제무역경제협력아카데미 연구원은 "관세 부과가 미국에도 부정적 영향을 미치기 시작했다"며 "그러나 트럼프 대통령의 최근 발언이 구체적 조치로 이어질지는 확실하지 않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트럼프 행정부가 진정성을 보이고 싶다면 어느 부서가 협상을 주도하고 관세 인하가 어떤 방식으로 실행되는지 등에 대한 메커니즘을 명확히 해야 한다"며 "중요한 것은 무엇을 말하느냐가 아니라 무엇을 하느냐"라고 덧붙였다.
다만 미국이 대중국 관세를 실제 인하한다 하더라도 중국을 억제하고자 하는 목표는 변하지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바오젠윈 소장은 "미국의 완화된 메시지는 기술적 조정일 뿐이며 중국을 억제하고자 하는 미국의 기조는 변하지 않을 것"이라며 "미국이 대화를 통해 무역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선 진정성을 보여야 한다"고 주장했다.
글로벌타임스는 같은 날 논평 기사를 통해 "역사는 보호무역주의가 한 국가의 경제 상황을 개선하는 것이 아니라 글로벌 무역 및 투자 시스템을 심각하게 훼손하고 글로벌 경제 위기를 촉발해 자신과 다른 국가에게도 피해를 줄 수 있음을 보여줬다"며 "미국이 협상을 통해 우려를 해결하고자 한다면 올바른 태도를 취하고 진정성을 보여야 한다"고 진단했다.
한편 트럼프 대통령은 23일(현지시간) 워싱턴DC 백악관에서 열린 행정명령 행사 중 '중국에 대한 관세를 얼마나 빨리 인하하고 싶은가'라는 질문에 "그것은 그들에게 달려 있다"고 밝혔다.
그는 "다음 몇 주 내에 (관세율 조정이) 이뤄질 것으로 생각한다"면서 "다음 2~3주 이내에 우리가 선택할 수 있는 숫자를 설정할 것이며, 중국에 대한 것이 될 수도 있다"라고 말했다.
트럼프는 "중국과 특별한 협상을 할 수도 있다"면서 "결과가 어떻게 될지는 지켜봐야 할 것"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현재 (대중국 추가 관세율인) 145%는 매우 높은 수치"라면서 "이는 (마약류인) 펜타닐 때문으로, 이는 대부분 중국에서 제조되고 있다"라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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