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1) 이상철 기자 = '선발 왕국' LG 트윈스는 5선발도 강했다. 5년 차 투수 송승기가 데뷔 첫 선발 등판 경기에서 7이닝 무실점 호투를 펼쳐 팀의 개막 5연승의 디딤돌을 놓았다.
송승기는 27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열린 한화 이글스와 2025 신한 SOL뱅크 KBO리그 홈 경기에서 선발 투수로 나가 7이닝 1피안타 1볼넷 5탈삼진 무실점으로 잘 던져 LG의 2-1 승리를 이끌었다.
비록 타선이 뒤늦게 터져 프로 첫 승을 놓쳤지만, 대단한 활약으로 자신의 이름 석 자를 각인시켰다. 또 직구 최고 구속 150㎞를 던져 개인 시즌 목표 한 가지를 달성했다.
수훈선수로 선정된 송승기는 "야구장에 들어서니까 긴장이 별로 안 됐다. 그래서 내 공을 던질 수 있겠다는 자신감이 생겼다. 상대 타자와 대결에만 집중하며 열심히 던졌더니 좋은 결과가 뒤따라왔다"고 활짝 웃었다.
경기 전 염경엽 LG 감독은 "(송)승기가 안타는 많이 맞더라도 볼넷만 안 줬으면 좋겠다. 투구 내용을 봐야 하나 3실점만 해줘도 나쁘지 않을 것 같다"고 말했는데, 송승기는 사령탑의 기대를 뛰어넘는 활약을 펼쳤다.
송승기는 "감독님께서 공격적으로 투구하라고 주문하셨다. 포수 (이)주헌이랑 가볍게 투구하는 느낌으로 공을 던졌다"며 "내가 던지고 싶은 대로 공이 잘 들어가기도 했다. 전체적으로 만족스럽다"고 말했다.

스프링캠프 5선발 경쟁의 승자가 된 송승기는 정규시즌을 앞두고 치른 삼성 라이온즈와 시범경기에서 3이닝 5피안타 3볼넷 3실점(2자책)으로 부진했다. 예방주사를 맞은 셈인데, 정규시즌을 준비하는 데 큰 도움이 됐다.
그는 "(이)지강이형에게 조언을 구해서 변화구 연습에 몰두했다. 조언대로 하니까 금방 좋아졌다. 그렇게 연습한 걸 오늘 경기에서 해봤는데 잘 통했다"고 설명했다.
위기 상황도 있었다. 송승기는 0-0으로 맞선 7회초 1사에서 에스테반 플로리얼을 볼넷으로 내보낸 뒤 폭투까지 범해 득점권 상황에 몰렸다. 이어 노시환에게 파울 홈런을 허용했다.
아찔한 순간을 넘긴 송승기는 '공을 더 낮게 던져야겠다'고 마음먹었다. 그리고 노시환과 채은성을 모두 내야 땅볼로 유도해 무실점 투구를 완성했다.
송승기는 "다른 선발 투수들이 너무 잘 던지고 있기 때문에 나도 5이닝만 던지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6이닝을 막으면 더더욱 좋고, 7이닝을 소화하면 완벽한 성공이라고 생각했다"며 "승리투수가 안 됐으나 전혀 아쉽지 않다. 이렇게 잘 던진 게 훨씬 만족스럽다"고 밝혔다.

이번 한화와 3연전을 통해 얻은 것도 많다. 롤모델 류현진으로부터 직접 사인을 받았고, 부모님이 보신 앞에서 든든한 모습도 보였다.
송승기는 "어렸을 때부터 유독 부모님이 관전하러 오신 경기에서는 너무 못 했다. 그래서 오늘 경기에 대한 걱정도 있었는데, 다행히 잘 덜져서 그 징크스를 깼다"고 전했다.
rok1954@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