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울=뉴스1) 김도용 기자 = 유승민 대한체육회 회장이 최근 국가대표 선수 바꿔치기, 인센티브 부당 지급 등으로 자신을 비롯한 대한탁구협회 등이 징계를 받게 될 처지에 놓이자 책임을 회피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유 회장은 16일 자신의 소셜미디어(SNS)를 통해 "스포츠윤리센터의 조사와 판단을 존중한다. 다만 이번 사안은 일부 행정적 절차에 대한 이해 부족과 실수에서 비롯된 것이다. 그 과정에 고의성은 전혀 없었다"면서 "이해 부족과 실수도 리더인 저의 불찰"이라고 밝혔다.
지난 1월 제 42대 대한체육회장 선거에 출마했던 강신욱 단국대 명예교수는 선거운동 기간 중 유승민 후보에게 "대한탁구협회장 시절 대표선수 바꿔치기와 후원사 후원금 페이백 잡음 등이 있다"며 심각한 의혹에 대해 해명을 요구한 바 있다. 이에 유승민 후보는 "근거 없는 네거티브"라고 반박했었다.
해당 의혹을 조사한 문화체육관광부 산하 스포츠윤리센터는 지난 14일 국가대표 선발 과정에서 적법한 절차에 의해 추천된 선수를 탈락시키고, 다른 선수로 바꾼 탁구협회에 대해 기관 경고를 요청했다.
더불어 후원 및 기부금에 관한 인센티브를 부당하게 지급한 것과 관련해 전·현직 임직원 중 2명을 업무상 배임 혐의로 고발하고, 4명은 직무태만 및 정관 등 규정 위반으로 징계를 요구했다.
스포츠윤리센터 징계 대상에는 유승민 체육회장과 김택수 국가대표선수촌장이 포함돼 있다.
이에 유승민 회장은 이날 진천선수촌에서 진행된 회원종목단체장 간담회 자리에서 사과를 표명한 것으로 알려졌다.
유 회장은 SNS에 "회원종목단체장 간담회 자리에서 사과를 표명했는데, 이는 윤리센터가 아닌 종목단체의 발전에 헌신하시는 단체장님을 비롯한 임원분들과 체육을 사랑하시는 여러분께 드리는 것"이라면서 "현장에서 오랜 시간 대가 없이 자발적으로 헌신한 비상근 임원분들에게 '직무태만'이라는 표현이 사용된 것은 안타깝고 유감스럽게 느껴진다"고 설명했다.
이어 "저뿐만이 아닌 모든 체육인의 인권과 노고를 존중하는 기관이라면 현장의 특수성과 현실적인 어려움도 함께 고려해 주기를 바란다"고 덧붙였다.
유 회장은 "해당 인센티브가 문제가 될 수 있다는 인식을 하지 못한 채 공식적인 절차를 거쳐 위원회를 구성하고 관련 논의를 진행한 후 지급했다. 단체 운영이 보다 투명하기 위함이지 불순한 의도나 개인적 이익을 위한 행동이 아니었다"면서 인센티브 논란에 대해 해명했다.
더불어 "지난 5년간 탁구협회를 맡으면서 소처럼 일했다. 탁구인을 대표한다는 막중한 책임감으로 일했다. 하지만 내게 돌아온 건 '근무 태만'이라고 한다"면서 "저와 함께 종목 발전을 위해 열심히 일하다 '업무상 배임'으로 고발당한 전직 임원 두 분께도 미안하다"고 전했다.
유승민 회장은 "책임질 일이 있다면 책임지겠다"면서 "현장의 현실을 반영한 정확한 소명 기회가 있어야 한다. 규정을 몰라 발생한 행정적 착오가 있었다면 바로잡을 의지가 있다"고 주장했다.
끝으로 유 회장은 "조사 결과에 대한 소명은 앞으로 법적‧절차적 과정을 통해 충분히 이뤄질 것이고, 책임을 회피하지 않겠다"면서 "체육회장이라는 무거운 책임감 속에 작은 실수조차 용납되지 않는 자세로 스스로에게 더 채찍질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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