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1) 조현기 기자 = 국민의힘은 전날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공직선거법 위반 사건 2심에서 무죄가 선고된 것과 관련해 당혹스러운 분위기를 감추지 못하고 있다. 사법리스크를 떨쳐낸 이 대표가 조기 대선 행보에 박차를 가할 것으로 예상되며 여권 잠룡들의 견제도 강해질 것으로 보인다.
26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고법 형사6-2부는 전날(25일) 오후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로 기소된 이 대표에게 징역 1년 집행유예 2년을 선고한 원심을 파기하고 무죄를 선고했다.
재판부는 이 대표의 김문기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1처장, 백현동 관련 발언을 모두 허위 사실 공표로 처벌할 수 없다고 판단했다.
당초 여권은 지난 24일 한덕수 대통령 권한대행 국무총리에 대한 국회의 탄핵소추를 기각한 것에 이어 이 대표의 2심 유죄까지 확정을 예상하며 야권에 대한 공세를 강화하는 방향으로 정국을 구상했다. 특히 권성동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지난 25일 원내대책회의에서 이 대표를 향해 "항소심 판결에 승복하겠다는 대국민 약속을 해야 한다"고 말할 정도로 항소심 유죄에 대한 확신을 드러냈다.
하지만 국민의힘 지도부는 예상과 달리 2심서 무죄가 나오자 당혹감을 감추지 못했다. 권영세 비상대책위원장은 이 대표의 선고 직후 기자회견을 열기로 했지만 예상과 달리 무죄가 나오자 기자회견을 취소했다.
대신 권 위원장은 백블(백브리핑) 형식으로 짧게 기자들 앞에서 사법부의 이 대표에 대한 2심 판결에 유감의 뜻을 밝히기만 했다. 신동욱 국민의힘 수석대변인도 전날 국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재판 결과를 승복하냐 아니냐를 떠나 재판부의 오늘 판단을 굉장히 납득하기 어렵다"며 말을 아꼈다.
이 대표의 항소심 무죄에 따라 여권의 전략 수정도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한 여권 관계자는 "이 대표의 무죄 판결에 당혹스러운 분위기"라며 "이 대표가 항소심서 유죄가 나오고 조기 대선이 치러져도 어려운데 무죄가 나왔으니 전략을 더 고심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 대표의 조기 대선에 파란불이 켜지면서 여당 잠룡들도 '이재명 때리기'에 더 박차를 가할 것으로 보인다. 여권 차기 대선 주자들은 전날 이 대표의 선고 직후 일제히 반발했다.
한동훈 전 국민의힘 대표는 "이 판결은 정치인에게 주는 거짓말 면허증"이라며 사법부와 이 대표를 비판했다. 홍준표 대구시장도 "무죄를 정해놓고 논리를 만든 것"이라고 꼬집었다. 오세훈 서울시장 역시 "대법원이 정의를 바로 세워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유승민 전 의원은 "거짓말을 거짓말이라 하지 못하는 홍길동 판결"이라고 평가했다. 안철수 의원은 "이 대표가 조기 대선이 열린다고 하더라도 출마해서는 안 된다는 입장을 갖고 있으며, 그 생각에는 변함이 없다"며 이 대표를 직격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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