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1) 소봄이 기자 = 한 여성이 남편과 미용실 원장의 외도를 주장하며 원장을 상대로 100건이 넘는 고소를 진행했다.
지난 27일 방송된 MBC '실화탐사대'에서는 남편의 외도로 20년 가까이 상처를 안고 살아오며 외로운 싸움을 벌인다는 여성 A 씨의 이야기가 전파를 탔다.
A 씨는 결혼 초부터 남편의 여성 편력으로 마음고생이 심했다고 말문을 열었다. 단란했던 부부 사이에 금이 가기 시작한 건 17년 전이라고.
A 씨는 "남편이 동네에서 칭찬이 자자했던 미용실에 갔다. 사장이 남편을 보자마자 '오빠 어서 와요!' 이러면서 끌고 가더라. 머리를 감겨주면서 남편 얼굴에 가슴을 가까이했다. 그때 남편의 머리에서 발 끝까지 벌개졌다"고 회상했다.
A 씨는 남편에게 문제의 미용실에 가지 말라고 했고, 그렇게 두 사람의 관계가 끝난 줄 알았다.
그러나 2022년, 우연히 남편의 휴대전화에서 다시 불륜 정황을 포착했다고 한다. A 씨는 "딱 보니까 미용실 원장이었다. 15년간 나를 속이고 만난 거였다'며 "남편은 '걔하고 손 한 번 잡은 적 없다'고 거짓말했다"고 분노했다.
당시 A 씨가 미용실 원장에게 "내가 집사람이다. 앞으로 남편과 연락 안 했으면 좋겠다"고 정중히 말했지만, 원장은 욕설과 함께 "내가 너희 신랑이랑 붙어먹었다, 어쩔래? 간통죄도 없어졌는데 어쩔래?"라고 맞섰다는 게 A 씨의 주장이다.

남편은 원장과의 불륜 관계를 순순히 인정했지만, 상간녀로 지목된 원장은 "내가 얘기 들어준 거밖에 없다"면서 A 씨 남편 뺨을 때리고 얼굴에 휴대전화를 집어 던졌다고 한다.
동시에 원장은 A 씨를 협박, 명예훼손, 업무방해죄로 고소했다. 그러자 A 씨도 원장을 상대로 상간 소송을 진행했다.
이 과정에서 A 씨 남편은 "2007년 8월부터 2020년 9월까지 ○○모텔에서 원장과 성관계를 해왔고, 15년간 원장과 단둘이 함께 다니며 불륜관계를 가졌다"며 "이 모든 내용을 인정하고 아내에게 용서를 구한다"는 각서를 썼다. 구체적인 내용이 담긴 이 각서는 법원 판결에서도 중요한 증거로 인정돼 상간 소송 1심에서는 법원이 A 씨의 손을 들어줬다.
여전히 불륜을 부인하고 있는 원장은 매체에 "A 씨 남편은 15년째 단골이었다. 저녁에 장사해서 같이 어울려서 술도 마시고 장난도 쳤다. 20~30년 차 단골들 다 그랬고, A 씨 남편도 그중 하나였다"고 해명했다.
원장은 "계속 아니라고 했는데 업무에 지장이 갈 정도로 전화가 자꾸 오니까 욕을 했다. 제가 기분 나빠서 '네가 너희 신랑이랑 붙어먹으면 어쩔 건데?'라고 했다. 그건 제가 잘못했다"면서도 "내가 손이라도 잡았으면 이렇게 억울하진 않을 거다. 그런 마음이 전혀 없어서 너무 황당하다"고 분노했다.
1심 패소 소식에 대해서는 "너무 기가 찼다. 억장이 무너졌다. 억울하니까 창피한 것은 없었다. 그 각서도 도무지 이해할 수 없다"며 곧장 항소했다고 밝혔다.
하지만 A 씨가 남편과 원장이 술을 마셨다고 주장한 그 날짜의 미용실 카드 전표를 확인해 보니, 원장은 일하고 있던 것으로 밝혀졌다. 또 A 씨 남편은 경찰 조사에서 "원장과는 친한 친구처럼 지냈고, 내연 관계는 아니었다"고 말을 바꿨다.
심지어 A 씨 남편과 원장이 2020년 9월쯤까지 방문했다던 모텔은 2018년 7월에 폐업된 것으로 드러났다. 그 결과 2심에서는 1심 판결을 뒤집고 원장이 승소했다.
판결을 납득할 수 없다는 A 씨는 "판사를 직무유기죄로 고소했다"고 말했다. 아울러 그는 이 사건에 연루됐다고 생각하는 주변 이웃, 시청 관계자, 경찰관 등을 포함해 무려 100건이 넘는 고소장을 제출한 것으로 알려졌다.
원장은 "(A 씨에게서) 고소장이 계속 날아오더라. 이제는 고소장만 보면 가슴이 두근거린다"고 호소했다. 실제로 A 씨가 원장을 상대로 101건 고소했으며, 원장 또한 A 씨 부부를 상대로 22건 고소하는 등 무차별 고소가 이어지고 있었다.
원장은 "A 씨가 아침저녁으로 미용실에 와서 나와의 모든 갈등 상황을 촬영한 뒤 편집해 증거로 활용했다"며 "시어머니께도 찾아와 난동을 부렸다. A 씨 부부는 미용실 주변을 돌아다니며 지켜봐서 스토킹으로 고소했다"고 토로했다. 결국 A 씨 부부는 징역형을 선고받았다고 한다.
한편 A 씨는 이 같은 고소에 대해 "가정을 지키기 위한 정당한 행동"이라고 항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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