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진 중 출산한 미얀마 여성…"배 속 아기에게 '아직 안 돼!' 말했다"

정부 지원 부족해 주민들이 기어다니며 맨손 구조
미얀마 최소 1644명, 태국 방콕 17명 사망

2025년 3월 28일 금요일, 미얀마 중부에서 강한 지진이 발생한 뒤, 한 작업자가 부상자를 옮기고 있다. 지진 관측 기관들에 따르면 이번 지진은 태국 방콕에도 영향을 미쳐, 진동 이후 수도 방콕에서는 사람들이 건물 밖으로 쏟아져 나왔다. ⓒ 로이터=뉴스1 ⓒ News1 구경진 기자
2025년 3월 28일 금요일, 미얀마 중부에서 강한 지진이 발생한 뒤, 한 작업자가 부상자를 옮기고 있다. 지진 관측 기관들에 따르면 이번 지진은 태국 방콕에도 영향을 미쳐, 진동 이후 수도 방콕에서는 사람들이 건물 밖으로 쏟아져 나왔다. ⓒ 로이터=뉴스1 ⓒ News1 구경진 기자

(서울=뉴스1) 권영미 기자 = 28일 미얀마에서 발생한 규모 7.7 지진의 사망자가 1600명이 넘었다. 부상자도 수천 명이라 사망자는 눈덩이처럼 불어날 상황이다. 이번 지진은 수년간 군정으로 신음해 온 미얀마의 국토를 가운데서 길게 찢듯이 발생했다. 많은 사람의 생과 사 역시 이번 지진으로 냉혹하게 갈렸다.

미국 CNN방송에 따르면 미얀마군은 지진 다음 날인 29일 성명을 통해 최소 1644명이 사망하고 3400명 이상이 다쳤다고 밝혔다. 약 140명은 실종 상태다. 태국 방콕에서는 최소 17명이 사망했다. 이 가운데 10명은 공사 중인 33층 건물이 무너지면서 사망했다. 이 건물에는 여전히 수십명이 갇혀 있다. 당국은 방콕의 다른 곳에서도 7명이 사망했다고 보고했다. 실종자는 최소 80명에 달한다.

미얀마 만달레이에 사는 한 여성은 CNN에 익명을 요구하며, 자신이 아기에게 줄 우유를 타러 물을 끓이고 있었는데 지진이 발생했다고 말했다. 그는 집 벽의 일부가 근처에 앉아 있던 할머니 위로 무너져 내려 할머니의 다리가 잔해와 파편에 파묻었다고 회상했다. 집 밖으로 나가려 했지만, 울타리가 무너져 문이 열리지 않자, 여성은 도와달라고 소리쳤다. 그러자 밖에 있던 남편이 문 위로 뛰어올라 겨우 문을 열었다고 말했다.

한 전직 변호사는 아내의 가족 3명이 지진으로 사망했다고 말했다. 하지만 그는 아직 잔해에서 시신을 수습하지도 못하고 있다고 슬퍼했다. 금요일(28일) 기도를 하려고 신도가 몰려 있던 모스크도, 수녀원도 무너졌다. 사가잉과 만달레이의 병원은 이미 가득 차 환자들을 돌려보내고 있다.

본문 이미지 - 규모 7.7 강진 발생 이틀 후인 30일 미얀마 만달레이에서 무너진 집 잔해와 그에 깔린 자동차가 보인다.  ⓒ AFP=뉴스
규모 7.7 강진 발생 이틀 후인 30일 미얀마 만달레이에서 무너진 집 잔해와 그에 깔린 자동차가 보인다. ⓒ AFP=뉴스

민간인과 구조대는 중장비 부족과 군 정부의 지원 부족으로 구조 활동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고 있다고 분통을 터트렸다. 그래서 만달레이 주민들은 생존자를 찾기 위해 기어다니며 맨손으로 잔해를 헤쳐 사람들을 구조하고 있다고 말했다.

AFP통신에 따르면 태국 북부 도시 치앙마이의 한 주민은 자다가 지진이 느껴지자, 잠옷을 입은 채로 집을 뛰어나왔다. 그는 "진동 소리를 들었을 때 나는 집에서 자고 있었다. 나는 잠옷 차림으로 건물에서 나와 가능한 한 멀리 뛰었다"고 말했다.

한편 로이터통신은 지난 28일 한 태국 여성이 기적적으로 흔들리는 침대 위에서 여아를 출산했다는 소식을 전했다. 36세의 칸통 샌무앙신은 정기 검진을 위해 병원에 갔지만 땅이 흔들리기 시작했고 하필이면 그 순간 진통이 시작되었다.

병원 의료진은 그녀를 5층 계단으로 안내했는데, 그사이 양수가 터졌고, 여성은 계단에서 출산할까 봐 걱정했다.

그는 "아기에게 아직 나오지 말라고 부탁했다"면서 "그런 다음 병원 침대에 눕혀졌고, 많은 의료진에게 둘러싸여 있었다. 그리고 그때 바로 출산했다"고 말했다. 당시 남편은 직장에 있어서 병원에 같이 올 수 없었다. 그런데 딸이 태어나자 흔들림도 멈췄다면서 여성은 딸을 무사히 얻어 기쁘다고 밝혔다.

본문 이미지 - 구조대가 규모 7.7 지진 발생 다음날인 29일 만달레이의 한 고층 빌라 잔해에서 주민을 맨손으로 구조하고 있다. 2025.03.29. ⓒ AFP=뉴스1
구조대가 규모 7.7 지진 발생 다음날인 29일 만달레이의 한 고층 빌라 잔해에서 주민을 맨손으로 구조하고 있다. 2025.03.29. ⓒ AFP=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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