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1) 최소망 기자 = 북한이 50여년 전 김일성 주석이 자신의 생일인 '태양절'(4월 15일) 60주년을 대대적으로 기념하자는 간부들의 건의에 '불편한 감정'을 내비쳤다는 '비하인드 스토리'를 공개했다. 작년부터 선대 생일 행사를 축소한 김정은 노동당 총비서의 정책을 정당화하기 위한 것으로 보인다.
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1일 '주체 조선의 무궁한 영광을 불러온 4월의 봄' 제하 기사에서 "4월의 봄이 오면 우리 인민이 뜨거운 격정 속에 새겨보는 이야기가 있다"면서 1972년 4월 15일 김 주석의 60주년 생일 행사와 관련된 일화를 소개했다.
신문에 따르면 김 주석은 당시 자신의 생일 행사를 '국가적 행사'로 진행하자는 간부들의 건의에 반대했다고 한다. 간부들이 '인민의 뜻'이라며 거듭 찾아와 행사계획을 비준해 줄 것을 간청하자 "정 그렇게 하겠다면 나는 그날 농촌에 나가서 조용히 지내겠다"라고 말했다고 신문은 전했다.
한 원로 간부가 김 주석을 찾아 "4월 15일을 뜻깊게 경축하려는 것은 전체 인민의 의사이며 염원"이라면서 "탄생 60돌이 되는 이번만은 인민들의 소원을 꼭 들어주셔야 한다"라고 간청하자 김 주석은 "그렇다면 기념으로 함께 사진이나 찍고 학생들이 준비한 예술공연이나 같이 보자"라고 여전히 뜨뜻미지근한 모습을 보였다.
그러면서도 김 주석이 "전국의 어린이들에게 사탕, 과자를 선물하겠다는 것만은 찬성하며 온 나라 아이들이 그것을 받아안고 기뻐하는 것을 보며 생일을 쇠면 그보다 더 좋은 일이 어디 있겠는가"라고 말했다는 것이 신문의 보도 내용이다.
신문이 김 주석이 직접 자신의 생일 행사에 반대했다는 비화를 공개한 것은 현재 당국의 정책 기조를 주민들에게 납득시키기 위한 것으로 보인다.
북한은 작년부터 김 주석과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생일의 우상화 표현인 태양절과 광명성절의 사용을 자제하고 있다. 이는 김정은 총비서다 유일영도체계를 강화하는 방안으로 분석되고 있다. 다만 내부적으로 반대하는 여론이 있을 수 있어 이에 대한 대응책으로 '사실 선대들도 우상화를 싫어했다'라는 이야기를 꾸몄을 가능성도 있다.
somangchoi@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