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울=뉴스1) 최서윤 동물문화전문기자 한송아 기자 = 대형 산불이 발생한 지역에서 피해를 입은 개들의 각종 사연이 알려져 울컥함을 자아내고 있다.
27일 동물보호단체에 따르면 경북 의성과 경남 산청에 살고 있는 개들의 상당수가 목줄에 묶여 화마를 피하지 못하고 다치거나 생명을 잃었다.
화재가 시작된 지난 22일부터 구조작업에 나선 동물단체 가운데 '유엄빠'는 의성 개농장 개들의 사연을 공개했다.
철창 속 굵은 쇠줄에 묶인 어미는 화상을 입은 채 새끼 강아지들에게 모유를 먹이고 있었다. 어미는 새끼를 지키려다 피부가 찢겨진 흔적이 역력했다.
유엄빠는 치료가 시급한 개들을 동물병원으로 옮겨 치료를 받게 했다.

'위액트'는 경북 의성과 영양, 경남 산청 등을 다니며 개들을 구조하고 있다.
구조한 개들 중에는 목줄에 묶여 도망가지도 못하고 연기를 많이 마셔 가쁜 숨을 쉬고 있는 노견도 있었다.
위액트는 며칠을 굶었는지 알 수도 없을 만큼 마른 개에게 사료를 준 뒤 24시 동물병원으로 옮겼다.
전깃줄 불이 타오르고 있는 현장에서 구조한 반려견은 아무도 없는 곳에서 홀로 누군가를 기다리고 있는 모습이었다. 이 개 또한 저산소증으로 치료가 시급해 동물병원으로 이동했다.
위액트가 구조한 개들의 일부는 서울 '로얄동물메디컬센터'에서 치료를 받고 있다. 진단 결과 2도 이상의 화상을 입은 개도 있어서 치료를 하는 의료진도 안타까움을 드러냈다.

'코리안독스'도 연일 현장을 찾아 개들을 구조하고 있다. 코리안독스에서 구조한 개는 뼈 밖에 남지 않을 정도로 작고 말라 있거나, 뜬장에서 구조한 개들도 있었다.
화상을 입고 각막까지 다친 상황에서도 꼬리를 흔드는 개들의 모습은 보는 사람들의 눈시울을 붉혔다. 단체가 구조한 개들은 안양 '넬동물의료센터'에서 치료하고 있다.
코리안독스 관계자는 "치료가 시급한 개들을 병원으로 옮겼지만 폐 상태도 최악인 상황이다. 아직 이름도 못 지어준 녀석이 꼭 잘 버텨낼 수 있기를 기도해 달라"며 "산불이 하루빨리 진화되기를 간절히 바란다"고 말했다.
한편 현재 단체들은 산불 피해를 입은 개들을 위한 치료비, 사료비 등을 모금 중이다. 내추럴발란스 등 기업들도 사료 후원 캠페인을 펼치고 있다. 기부 방법은 각 인스타그램을 확인하면 된다.[해피펫]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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