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불 화상 치료 고마웠나…수의사 보고 좋아서 꼬리 흔든 백구

산불 화상 입은 개들, 리베동물메디컬센터서 치료

서범석 리베동물메디컬센터 원장이 28일 화상 치료가 끝나고 입원 중인 백구의 상태를 확인하고 있다. ⓒ 뉴스1
서범석 리베동물메디컬센터 원장이 28일 화상 치료가 끝나고 입원 중인 백구의 상태를 확인하고 있다. ⓒ 뉴스1

(서울=뉴스1) 최서윤 동물문화전문기자 = "이 녀석, 화상 입어서 치료할 때도 아팠을 텐데 잘 견뎌주고 꼬리까지 쳐주니 고맙네요."

지난 28일 서울 송파구 24시 리베동물메디컬센터. 서범석 원장은 화상 치료를 받고 입원 중인 백구 강아지를 안쓰럽게 쳐다봤다.

자신을 치료해 준 고마운 사람인 걸 알았을까. 서 원장을 본 백구가 입원실 안에서 꼬리를 흔들며 손가락을 핥으려는 모습은 눈시울을 적셨다.

본문 이미지 - 서범석 리베동물메디컬센터 원장이 28일 화상 치료가 끝나고 입원 중인 백구의 상태를 확인하고 있다. 서 원장을 본 백구가 꼬리를 치고 있다. ⓒ 뉴스1 최서윤 기자
서범석 리베동물메디컬센터 원장이 28일 화상 치료가 끝나고 입원 중인 백구의 상태를 확인하고 있다. 서 원장을 본 백구가 꼬리를 치고 있다. ⓒ 뉴스1 최서윤 기자

이날 오전 동물병원은 전쟁터였다. 경북 의성발 산불 화재 현장에서 구조된 개 4마리가 화상 치료를 받았다. 동물보호단체 위액트가 구조한 진돗개 2마리는 2~3도 화상을 입고 병원을 찾은 터라 치료가 시급했다. 진료실은 긴장감으로 가득 찼다.

백구 한 마리는 눈과 코, 왼쪽 전체 털이 불에 탄 상태였다. 열에 직접 노출된 흔적이 역력했다. 아마도 얼굴 쪽으로 불길이 닿자 피하려고 한쪽으로 몸을 틀다가 화상을 입은 모양이었다.

3도 화상을 입은 또 다른 개는 전체적으로 몰골이 처참했다. 목줄에 묶인 상태로 마당에 살아 도망도 가지 못한 상황을 떠올린 의료진은 안타까움을 금치 못했다. 개들은 많이 다쳤지만 실명은 되지 않았다. 그나마 다행이었다.

의료진은 개들의 정확한 상태를 확인하기 위해 검게 그을린 털을 깎았다. 털을 밀고 드러난 피부의 발적 상태는 생각보다 심각했다. 콧등은 벗겨졌고 귀에도 화상을 입었다.

의료진은 염증 치료 후 2차 감염을 예방하고자 항생제를 투여했다. 통증 치료와 손상된 피부 재생을 위한 치료를 이어갔다.

본문 이미지 - 서범석 리베동물메디컬센터 원장이 28일 화상을 입은 개들에게 피부 재생 치료를 하고 있다(동물병원 제공). ⓒ 뉴스1
서범석 리베동물메디컬센터 원장이 28일 화상을 입은 개들에게 피부 재생 치료를 하고 있다(동물병원 제공). ⓒ 뉴스1

유한양행과 리센스메디컬도 개들의 피부 재생을 위해 팔을 걷었다. 두 기업은 아이스니들링과 엑소좀을 결합한 피부치료기 '벳이즈'를 지원했다. 벳이즈는 정밀 냉각 기술로 엑소좀 약물을 효과적으로 피부에 전달해 화상, 창상은 물론 각종 염증성 피부질환 개선에 도움을 주는 의료기기다.

서범석 원장은 "개들이 집을 지키기 위해 목줄에 묶여 도망가지도 못하고 불에 직접 노출됐으니 굉장히 고통스러웠을 것"이라며 "3도 화상은 피부가 짓물러 있기 때문에 재생하려면 최소 2주 이상의 시간이 걸린다"고 진단했다.

그는 "반려견 보호자들도 화마를 피해 급하게 대피한 상황에서 구조된 개들을 보니 마음이 안 좋았다"며 "이번 산불로 인해 많은 사람들과 동물들이 희생됐다. 이런 비극이 다시는 생기지 않길 바란다"는 바람을 전했다.

본문 이미지 - 서범석 리베동물메디컬센터 원장이 28일 화상 치료가 끝나고 입원 중인 황구의 상태를 확인하고 있다. ⓒ 뉴스1 최서윤 기자
서범석 리베동물메디컬센터 원장이 28일 화상 치료가 끝나고 입원 중인 황구의 상태를 확인하고 있다. ⓒ 뉴스1 최서윤 기자
본문 이미지 - 서범석 리베동물메디컬센터 원장이 28일 화상 치료가 끝나고 입원 중인 개들의 진료차트를 확인하고 있다. ⓒ 뉴스1 최서윤 기자
서범석 리베동물메디컬센터 원장이 28일 화상 치료가 끝나고 입원 중인 개들의 진료차트를 확인하고 있다. ⓒ 뉴스1 최서윤 기자

한편, 경북도·소방청 등에 따르면 지난 22일 발생한 산불은 경북 북동부권 5개 시군에서 역대 최대 규모의 피해를 냈다.

이 불로 인해 축구장 6만 3245개, 여의도 156개에 해당하는 면적이 초토화됐다. 인명피해만 24명으로 나타났다.

*이 기사에는 영상이 있습니다. 영상이 보이지 않으면 해피펫 유튜브에서 확인하실 수 있습니다.

news1-1004@news1.kr

대표이사/발행인 : 이영섭

|

편집인 : 채원배

|

편집국장 : 김기성

|

주소 : 서울시 종로구 종로 47 (공평동,SC빌딩17층)

|

사업자등록번호 : 101-86-62870

|

고충처리인 : 김성환

|

청소년보호책임자 : 안병길

|

통신판매업신고 : 서울종로 0676호

|

등록일 : 2011. 05. 26

|

제호 : 뉴스1코리아(읽기: 뉴스원코리아)

|

대표 전화 : 02-397-7000

|

대표 이메일 : webmaster@news1.kr

Copyright ⓒ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사용 및 재배포, AI학습 활용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