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를 주식 오른다" vs "철회해야"…'3.6조 유증' 한화에어로 주총

"재무상태, 수출 중요 납득"…"회사채 발행, 제일 좋은 방법"
손재일 "부채비율 높아지면 수출 경쟁 불리…유증 최선의 방법"

25일 경기 성남시 성남상공회의소에서 열린 제48기 정기 주주총회에 주주들이 참석하고 있다. 앞서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지난 20일 3조6000억원 대규모 유상증자 추진을 기습 발표하며 주가가 13% 급락했으나, 김동관 부회장 등의 자사주 매입(48억원) 발표로 일부 회복됐다. 2025.3.25/뉴스1 ⓒ News1 김진환 기자
25일 경기 성남시 성남상공회의소에서 열린 제48기 정기 주주총회에 주주들이 참석하고 있다. 앞서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지난 20일 3조6000억원 대규모 유상증자 추진을 기습 발표하며 주가가 13% 급락했으나, 김동관 부회장 등의 자사주 매입(48억원) 발표로 일부 회복됐다. 2025.3.25/뉴스1 ⓒ News1 김진환 기자

(성남=뉴스1) 박기범 기자 = 한화에어로스페이스(012450)의 3조6000억 원 규모의 유상증자에 대한 주주들의 입장은 엇갈렸다. 미래 투자인 만큼 향후 주식이 오를 것이란 기대와, 주주 피해가 예상되는 유상증자를 철회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동시에 나왔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25일 경기 성남시 성남상공회의소에서 제48기 주주총회를 개최했다. 이날 주총은 지난 20일 장 마감 이후 발표된 유상증자 결정 이후 첫 주주총회로 많은 관심을 받았다. 관심은 주주들의 반응이었다. 유상증자는 통상 주식 발행을 늘려 기존 주식 가치를 떨어뜨려 주주들에게 악재로 평가된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 주가는 유상증자 발표 다음 날인 21일 전날 대비 13.02% 하락했다. 하지만 24일 전 거래일 대비 7.48% 오르며 반등했다. K-방산의 성장세와 한화에어로스페이스 경영진의 자사주 매입 결정 등이 반등을 이끈 것으로 보인다.

이날 주총에서 주주들 반응은 엇갈렸다. 분위기는 유상증자 결정에 긍정적인 것으로 보인다. 이날 주총에서 주주들은 별다른 반발 없이 회사의 유상증자 결정 배경에 대한 설명을 수긍하는 분위기였다.

앞서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유상증자로 확보한 자금을 해외방산(1조6000억 원), 국내 방산(9000억 원), 해외조선(8000억 원), 무인기용 엔진(3000억 원) 등에 투자한다고 발표했다.

주총을 마치고 나온 한 주주는 "내부적으로 별다른 반발이 없었다"며 "주주 입장에서 (유상증자 결정에) 놀라긴 했지만, K-방산이 확대되고 있고 왜 글로벌 투자가 필요한지에 대해 설명이 납득됐다"고 말했다.

그는 "수출할 때 재무상태, 신용 건전성이 중요하다 보니 부채를 늘려 신용도를 저하하는 것보다 유상증자가 수출 경쟁력을 확보하는 데 도움 된다고 설명했고 충분히 납득 가능했다"고 덧붙였다. 이날 한 주주는 "어차피 오를 주식은 오른다"고 했다.

반면 유상증자를 철회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왔다. 서울 영등포에서 온 김지호씨는 유상증자에 대해 "주주들 돈을 빼앗는 행위"라며 "회사채 발행이 제일 좋은 방법이라고 본다. 유상증자를 줄이거나 철회하는 것이 최선"이라고 했다.

김씨는 특히 "2~3년만 버티면 충분히 자금을 만들 수 있을 것 같아서 굉장히 아쉬워하고 있다"고 했다. 지난해 말 기준 한화에어로스페이스의 현금 및 현금성 자산은 1조3750억 원이다.

본문 이미지 - 손재일 한화에어로스페이스 사업부문 대표이사가 25일 경기 성남시 성남상공회의소에서 열린 제48기 정기 주주총회에 참석하고 있다. 앞서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지난 20일 3조6000억원 대규모 유상증자 추진을 기습 발표하며 주가가 13% 급락했으나, 김동관 부회장 등의 자사주 매입(48억원) 발표로 일부 회복됐다. 2025.3.25/뉴스1 ⓒ News1 김진환 기자
손재일 한화에어로스페이스 사업부문 대표이사가 25일 경기 성남시 성남상공회의소에서 열린 제48기 정기 주주총회에 참석하고 있다. 앞서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지난 20일 3조6000억원 대규모 유상증자 추진을 기습 발표하며 주가가 13% 급락했으나, 김동관 부회장 등의 자사주 매입(48억원) 발표로 일부 회복됐다. 2025.3.25/뉴스1 ⓒ News1 김진환 기자

손재일 대표이사는 이날 글로벌 수출 경쟁력을 위해 유상증자가 최선의 선택이었다며 주주들을 집중적으로 설득했다.

손 대표는 "집중적인 투자가 필요한 상황에서 차입 등의 방식으로 단기간에 부채비율이 높아지면 최근 빠르게 회복하는 유럽 방산업체와의 입찰 경쟁에서 불리해 유상증자를 선택했다"며 "해외 입찰을 위해 부채비율을 관리하면서도 대규모 투자를 단기간에 집행하려면 유상증자가 최적의 방안"이라고 했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지속적인 매출과 영업이익의 증가에도 단기간의 급성장과 선수금이 부채로 잡히는 회계방식으로 인해 부채비율이 작년 말 연결 기준 281.3%로 상대적으로 높다.

무기 구매 국가들은 한번 구매하면 장기 유지보수로 최소 30년 이상 사용하는 방산제품 특성으로 인해 공급회사의 지속 가능성을 평가하며 재무 안정성을 중시해 입찰에서 신용평가 등급과 재무 정보를 요구한다. 이런 상황에서 차입이 아닌 유상증자를 통해 자본을 조달할 수밖에 없었다는 게 손 대표의 설명이다.

한상윤 한화에어로스페이스 IR 담당 임원(전무)은 주가 하락 등 주주 피해에 대해선 "단기적으로 하루 정도 충격이 있었지만, 어제(24일) 반등을 많이 했다"며 "중장기적 비전뿐 아니라 단기적 실적이나 수주 전망이 유효하고 좋기 때문에 펀더멘탈 밸류를 보고 반응할 것"이라고 말했다.

pkb1@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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