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1) 임성일 기자 = 요르단과의 경기를 하루 앞두고 홍명보 축구대표팀 감독은 "밀집수비를 깨는 방법은 분명히 있다. 오만전 이후 선수들과 함께 밀집수비를 무너뜨리는 방법을 공유했다"고 밝혔다. 자신감 넘치는 출사표라 기대했는데 또 실패했다.
축구대표팀이 25일 저녁 수원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요르단과 2026 국제축구연맹(FIFA) 북중미 월드컵 아시아 지역 3차 예선 B조 조별리그 8차전에서 1-1로 비겼다.
전반 5분이라는 이른 시간에 반가운 세트피스(코너킥) 상황에서 이재성의 선제골이 나왔을 때 들떴다. 계속 몰아치며 추가골을 노릴 땐 오랜만에 다득점 승리도 기대했다. 그런데 전반 30분 역습 상황에서 동점을 내줬고 이후 후반전까지 다시 예의 답답한 공격으로 일관하다 무승부에 그쳤다.
대표팀은 20일 고양종합운동장에서 펼쳐진 오만전(1-1)과 지난해 11월 중립 경기장(요르단 암만)에서 열린 팔레스타인전(1-1)까지 3경기 연속 1골 겨우 넣고 비겼다. 2025년 3월 현재 한국의 FIFA 랭킹은 23위이고 요르단은 64위, 오만은 80위, 팔레스타인은 101위다. 전력 열세를 인정하고 나온 세 팀의 벽을 뚫지 못한 결과다.
홍 감독 말처럼 깨뜨리는 방법은 있다. 그들의 수비 조직에 균열을 내는 것이 핵심이다. 그러기 위해서는 흔들어야 한다. 한두 개 말고 여러 방법을 병행해야 효과가 높다.
좌우 측면으로 빠르고 큰 전환 패스를 시도해 수비 대형이 단체로 움직이게 하거나, 진 치고 있는 수비 블록 사이로 공을 투입했다가 되받는 과정을 반복해 틈을 벌리거나, 골문까지 거리가 꽤 있어도 과감하게 중거리 슈팅을 때려 마냥 내려앉지 못하게 하거나, 또 슈팅 때리는 줄 알고 수비수가 나올 때 사이 공간으로 볼을 투입하거나, 누군가 적극적인 솔로 플레이로 그물망을 헤집고 다니거나 등등 방법은 있다.

물론 쉬운 작업은 아니다. 아무리 수준차가 있어도 상대가 마음먹고 가드를 올리면 아르헨티나, 프랑스, 스페인도 괴롭다. 그래도 깨뜨려야 골을 넣을 수 있는데, 그러기 위해서는 도전이 필수다.
20일 오만전 이강인이 그랬다. 백승호의 갑작스러운 부상으로 교체 투입된 이강인은 몸도 덜 풀렸을 때 모두의 예상을 깨뜨리는 왼발 전진패스를 뿌려 황희찬의 선제골을 도왔다. 이강인은 왼발도 타고났지만 배짱도 하늘로부터 받았다. 시도해야 상황이 벌어진다. 찌르지 않는데 찔려 쓰러지는 상대는 없다.
요르단전 주도권은 분명 한국이 쥐고 있었다. 그러나 소유한 시간만 많았다. 외려 요르단의 역습이 인상적이었는데, 드물게 찾아온 기회를 놓칠까 두려워하지 않고 과감하게 달려들었기 때문이다. 공을 빼앗으면 요르단은 전방으로 쭉쭉 공을 뿌렸고 하프라인을 넘은 뒤에는 한국 수비수들을 향해 드리블 쳤다. 상식적인 일이다. 뒷걸음치는 수비수들이 더 힘들다.
부상에서 돌아온 황인범이 완전치 않은 컨디션에도 양질의 패스를 위해 애썼고 후반 초반까지 황희찬, 후반 중반 이후 신예 양민혁이 측면을 나름 헤집었으나 전체적으로는 부족했다. 원톱 손흥민은 어쨌든 그에게 공이 투입돼야 근거리 슈팅 등 성과를 거둘 확률이 높아지는데 전달 과정이 매끄럽지 않았다.

수비수들이 겹겹이 서 있는 것이 보이는데도 패스를 시도하는 것이나 수많은 시선이 자신을 향하고 있는데 홀로 공을 몰고 들어가는 행위는 당연히 두려움을 동반한다. 하지만 실수가 나오길 바라는 요행으로는 좋은 경기를 할 수 없다. 실수를 하게 해야 한다.
공보다 빠른 사람은 없다. 그래서 드리블보다는 패스가 좋은 공격 방법이다. 하지만 지금처럼 밋밋하게 옆으로 뒤로 공을 돌리면 상대 수비가 충분히 따라다닌다. 실패를 두려워 말아야 한다. 코칭스태프의 주문도 더 적극적이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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