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울=뉴스1) 강승지 기자 = 강석훈 강원대 의과대학 의학교육학교실 교수(강원대학교병원 가정의학과 교수)는 의과대학 학생단체가 '복학 등록 후 수업 거부'라는 투쟁을 공식화한 것에 대해 "투쟁은 어른들이 할 테니 의대생들은 학교에 돌아와 달라"고 호소했다.
강 교수는 3일 뉴스1과 인터뷰에서 "의대생들은 의학 공부를 할 소중한 기회를 담보로 투쟁하고 있다"면서 "공백기가 길어질수록 학업을 복구하기 힘들 수 있다"는 우려를 제기했다. 강 교수가 있는 강원대 의과대학은 입학정원이 기존 49명에서 올해 91명으로 늘어난 곳이다.
의대 교육부학장도 겸하고 있는 강 교수는 "학생에게 어떤 희생도 강요해서는 안 된다"며 안타까움을 토로했다. 뉴스1은 강 교수에게 의대생의 복귀를 위해 의료계와 정부 양측이 어떤 해결책을 내놔야 하는지 들어봤다.

강 교수는 지난달까지 이뤄진 강원대 의대생들의 복귀와 의대 교육 상황에 대해 "전원이 복학했으나 수업에는 일부 학생만 참여 중"이라며 "학생들 심정은 충분히 이해하나, 선배로서 조언하자면 '빨리 공부하는 게 실리적'이라고 말하고 싶다"고 강조했다.
교육부와 의대를 둔 총장·학장들이 학생 복귀를 전제로 2026학년도 모집인원은 증원 전 정원인 '3058명'으로 공언한 만큼, 지금이 돌아올 수 있는 적기라고 했다. 더 지체하면, 실익이 없다는 설명이다.
지난해 2월부터 이어진 사태와 관련해선 "안타깝다. 의학교육의 기회를 포기하면서 투쟁을 이어가야 하나"라며 "기초의학 토대에 임상의학을 쌓고 임상실습을 거쳐야 의사가 될 수 있다. 공백이 길어질수록, 쌓았던 지식의 토대를 복구하기 힘들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지난 2018년 정부의 공공의대 설립 추진 정책에 자신이 '공공의대 추진 반대' 활동도 해 봤다며 "갑자기 이 TFT 조직이 허무하게 해체됐다. (그 이전이든, 그 이후든) 그동안 의사 집단이 이렇게 (제안이든, 타협이든) 한 적이 없었다"고 했다.
이어 "(이번) 정부는 지역 필수의료를 살리겠다며 (2000명) 의대증원을 비롯한 의료개혁 과제를 발표했다. 의사들은 반대 입장을 드러내면서, 정책 대안은 꾸준히 제기했어야 한다"고 진단했다.
강 교수는 앞으로 의사들이 어떻게 대응해야 하느냐를 두고는 "어른이 책임져야 한다. 의사 집단이 주도적으로 정책을 제안해야 한다"며 "의료계와 정부 간 협상에 학생이 주체로 나설 수는 없다. 협상 주체가 된다면, 결국 투쟁 도구로만 소모됐다는 의미와 같다"고 전했다.
특히 학생들이 제적과 유급 위험을 감수해야 하는 상황 등에 대해 "학생으로서 누릴 소중한 학업의 기회를 낭비한 것과 다름없다"며 "학생을 '꽃다운 나이의 열사'로 묘사해 최전선에 내보내는 모습은 아니라고 본다"고 했다.
최근 전공의 대표가 '팔 한 짝 내놓을 각오' 등 학생의 단일대오와 투쟁을 독려한 일과 관련해선 "심정을 충분히 공감한다"면서도 "지금은 냉철한 이성과 뜨거운 가슴으로 판단할 때다. 뜨거운 열정은 초기에나 적용할 수 있지, 1년이나 지나지 않았는가"라고 반문했다.
강 교수는 "감정적 표현보다 이성적 판단이 필요한 시기다. 학생에게 희생을 강요하지 말고, 어른(기존 의사들)이 문제 해결에 주도적으로 나서야 한다. 물론, 기존 의사들도 크게 반성부터 해야 한다"라고 제언했다.
강 교수는 교육부학장으로서의 의대생 교육·실습 계획을 "강원도가 '지역 의료'라는 특성을 실습하기에 굉장히 좋은 환경이지만, 그간 운영이 녹록지 않았다. 의학전문대학원 체제로 운영될 때는 춘천시 내에서만 실습하는 데 그쳤었다"고 소개했다.
강 교수는 "지난해 강원대 의대가 강릉의료원·원주의료원·삼척의료원과 업무협약을 체결했고, 학생에게 임상실습 기회를 제공하고자 한다"며 "최근 강원대와 강릉원주대는 통합을 추진하고 있다. 양 대학의 교류에 따라 의료원 실습도 용이해질 것"이라고 했다.
강원대 의대는 3개 의료원 인근의 보건진료소·보건지소·보건소 등 지역사회 공공의료기관 실습 경험도 쌓게 하는 한편, 장기적으로 지역 필수의료 위기 회복을 기대할 실습·수련 프로그램도 구상 중이다.
강 교수는 "부학장 당사자로서 반성하며, 도내 공공의료기관에서도 실습할 수 있도록 체계를 개편했다. 변화된 모습을 보여주고 싶다"며 "다만 학생들이 돌아와야 실현될 수 있다. 오지 않으면 계획으로만 흐지부지된다. (시간과 경험을) 함께 나눴으면 좋겠다"고 첨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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