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울=뉴스1) 임성일 기자 = 한국 연령별 축구대표팀이 국제 대회에서 잇따라 졸전을 펼치고 있다. 라이벌 일본 축구계에서는 "한국처럼 되면 안 된다"는 목소리가 나왔다.
8일 일본의 '도스포웹'은 전날 열린 일본축구협회(JFA) 기술위원회에서의 가게야마 마사나가 기술위원장 발언을 소개했다. 한국 축구의 부진을 반면교사 삼아야한다는 게 요지다.
가게야마 위원장은 브리핑에서 "최근 덴소컵에서 일본 대표와 한국 대표가 맞붙었는데 일본이 이겼다. 스코어는 1-0에 불과했지만 내용은 상당한 차이가 있었다. 한국 대표팀은 슈팅을 하나도 기록하지 못했다"고 짚었다.
그가 언급한 덴소컵은 올해로 24회를 맞은 '한일 대학축구 정기전'이다. 올해는 일본 도도로키 스타디움에서 열렸는데, 한국 선발이 0-1로 졌다. 스코어를 보고 석패라고 말하기는 내용에서 많이 밀렸다.
최근 만난 대한축구협회 관계자는 "덴소컵을 다녀온 지도자들이 혀를 내두르더라. 수준이 확연이 차이난다는 것이 공통된 목소리다. 아예 게임이 안 됐다고 하더라"면서 "격차가 점점 더 벌어질 것 같다"고 한숨을 내쉬었다. 한국 대학선발은 덴소컵 4연패에 빠져 있다.
가게야마 위원장은 지금 열리고 있는 '2025 아시아축구연맹(AFC) U17 아시안컵'에서 나온 한국의 충격패도 언급했다.
23년 만에 이 대회 정상에 도전하는 한국은 지난 5일 열린 인도네시아와의 C조 조별리그 1차전에서 0-1로 패했다. 슈팅수 21대 5로 한국이 지배했던 경기였으나 유효슈팅이 3개에 그치는 등 결정력에서 문제점을 보이며 쓴잔을 마셨다. 8일 새벽에 열린 아프가니스탄과의 2차전에서는 6-0 대승을 거뒀으나, 이미 자존심을 구겼다.

가게야마 위원장은 "한국은 U-17 아시안컵 첫 경기에서 인도네시아에 졌다. 인도네시아를 무시하는 것은 아니지만, 우리도 조금만 방심하면 한국처럼 될 수 있다"고 짚은 뒤 "(기술위원회에서) 목표를 높게 잡고 나아가지고 이야기했다"고 밝혔다.
매체는 "위원장의 발언은 오래도록 라이벌 관계를 맺어온 한국 축구의 수준이 떨어지는 상황을 반면교사 삼자는 것"이라는 해석을 덧붙였다.
인정하기 싫은 일이나 한국과 일본의 축구 수준이 벌어지고 있다는 것은 축구계 안팎의 공통된 의견이다.
한 축구인은 "지금 모리야스 하지메 감독이 이끄는 일본대표팀 경기를 보면, 정말 잘한다. 이제 그들의 수준은 확실하게 올라온 것 같다"고 인정했다. 그는 "A대표팀뿐만이 아니다. 덴소컵 패배도 그렇고 고등학교 레벨에서도 한국이 계속 진다"고 했다.
관계자는 "지금은 우리가 고등학교 전국 선발팀을 구성해 일본의 현(한국의 도 개념) 대표학교와 붙어도 진다. 과거에는 한국의 특정 고등학교와 일본 고교 선발이 대결해도 우리가 이겼는데, 뒤집어졌다"고 토로했다.
도스포웹에 따르면 가게야마 위원장은 한국 축구 하락세의 원인을 별도로 분석하진 않았다고 했다.
그러나 그는 "과거의 한국 축구는, 일본을 괴롭혔던 그들만의 특별한 강점이 있었다. 하지만 지금은 그런 모습이 사라지고 있다"며 "한국처럼 되지 않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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