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1) 김경민 이창규 기자 = 마이크 왈츠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의 친(親)이란 성향 예멘 후티 반군 공습 계획 유출 여파가 확산하고 있다. 백악관 일부에선 책임론이 고개를 들며 왈츠의 자진 사퇴도 요구하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왈츠 해임 여부를 하루 혹은 이틀 안에 결정할 예정이라고 미국 정치전문매체 폴리티코가 24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앞서 트럼프 행정부 고위급이 참여한 메신저 애플리케이션 '시그널' 단체 채팅방에 '디 애틀랜틱' 제프리 골드버그 편집장이 13일 초대됐다. 채팅방엔 왈츠와 JD 밴스 미국 부통령, 피트 헤그세스 국방장관, 마코 루비오 국무장관 등이 있었다.
왈츠는 후티 반군에 대한 공습을 시작하기 2시간 전 채팅방에 목표물, 배치 무기, 공격 순서 등에 대한 정보를 올려 논란이 됐다.
이에 따라 백악관 내부에선 왈츠 거취에 대한 논의가 여러 단위에서 시작됐다.
한 다른 고위 관리는 폴리티코에 "절반은 왈츠가 결코 살아남지 못한다거나 살아남아선 안 된다고 말했다"고 설명했다.
다른 소식통은 "백악관에 있는 모든 사람은 왈츠는 멍청이라는 데 동의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복수의 백악관 고위 보좌관은 트럼프가 곤경에 처하기 전에 왈츠가 자진 사임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 중 한 보좌관은 "누가 채팅방에 있는지 확인하지 않은 건 무모한 짓"이라며 "국가안보보좌관으로서 무모함은 용납될 수 없다"고 지적했다.
또 다른 2명의 관리는 트럼프가 행정부의 외교 정책을 따르지 않은 밴스에 대해 실망하거나 헤그세스를 민감한 세부 정보를 전달한 사람으로 지목할 가능성도 있다고 봤다.
채팅방에서 밴스 추정 인물은 당시 "대통령은 이 일이 자신의 현재 유럽 메시지와 얼마나 일치하지 않는지 모르고 있을 것"이라며 "한 달 정도 미루고, 왜 (공습이) 중요한지에 대한 메시지를 다듬고, 경제 상황을 살펴보자"고 우려했다.

정부·여당은 왈츠의 능력을 높이 띄우며 방어막을 쳤다. 트럼프는 왈츠와 얘기를 나눴다고 폴리티코는 전했다.
캐롤라인 레빗 백악관 대변인은 이날 성명을 통해 "트럼프 대통령은 왈츠 보좌관을 포함해 국가 안보팀을 여전히 전적으로 신뢰하고 있다"며 인사 조치 가능성을 일축했다.
공화당 소속 마이크 존스 하원 의장은 폴리티코에 "왈츠는 직책에 매우 적합한 사람"이라며 "절대적으로" 사임해선 안 된다고 했다.
하지만 민주당은 트럼프 행정부의 통신 보안 부실을 강하게 비판했다.
버락 오바마 행정부에서 대변인을 지낸 매튜 밀러는 자신의 소셜미디어 엑스(X)에 힐러리 클린턴 전 국무장관의 '이메일 스캔들'을 겨냥 "그녀의 이메일 얘기를 꺼낼 필요도 없다. 다른 어떤 행정부에서도 R(공화당·Republican Party)이든 D(민주당·Democratic Party)이든 즉각적인 FBI 조사가 있었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군사위원회 소속 잭 리드 상원의원은 이번 유출 사건이 사실이라면 "내가 본 가장 지독한 작전 보안과 상식 실패 중 하나"라고 직격했다.
세스 몰튼 민주당 하원의원은 무능이 "미국인을 죽일 수 있을 정도로 심각하다"며 헤그세스에게 해명을 촉구했다.
kmkim@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