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울=뉴스1) 소봄이 기자 = '어른 김장하'가 관객 요청으로 이달 전국 CGV에서 재개봉한 가운데, 김장하 선생과 고(故) 노무현 전 대통령이 만났을 때 일화가 재조명되고 있다.
'어른 김장하'를 제작한 MBC 경남은 지난 13일 재개봉을 맞아 유튜브 채널에 노무현 대통령 후보 시절 보좌진 김성진 씨를 인터뷰한 영상을 올렸다. 해당 영상은 다큐멘터리 속 일부 장면을 갈무리한 것이다.
이에 따르면 김 씨는 노 전 대통령이 후보 시절 김장하 선생을 만나려 했으나, 김 선생이 만남에 응하지 않을 것을 예상했다고 밝혔다.
김 씨는 "이 분(김장하)이 약속을 정하면 피하실 거고, 만나자고 해도 나오지 않을 거니까 기습적으로 쳐들어가는 방식으로 남성당 한약방으로, 그날 자리에 계시다는 걸 알고 (노 전 대통령이) 그냥 들이닥쳤다. 피할 수 없도록"이라고 회상했다.
이어 "그분(김장하)도 역시 대단한 분인 게 별다른 말씀에 사족을 안 달고 '기왕 오셨으니까 앉으시죠, 차나 한잔하고 가시죠'라고 했다"며 "흔히 말하는 놀람이나 호들갑이 전혀 없었다"고 덧붙였다.

김 씨는 "평소 노 대통령이 대화하면 자기 의견이나 대화의 주도권을 잡으면 20~30분 정도 그냥 쭉 간다"면서 "(그런데) 그날따라 아주 좀 수줍어한다고 해야 하나? 좀 다소곳하고 착한 모습이랄까? (그런 모습은) 그날 처음 봤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약속 마치고 갈 때도 노 대통령이 '성진 씨, 진짜 좋은 사람 만났다. 사람 만나러 가면 항상 가르치고 훈수 두고 잘난 체하고 장광설을 늘어놓는 사람이 대부분인데 너무 좋은 분을 만난 것 같다. 참 좋았다'고 했다"고 전했다.
누리꾼들은 "좋은 분이 좋은 분을 알아보시고 대면하셨다. 멋지다", "시대의 어른께서 국민들 속에 민주주의의 불씨를 살리셨다", "세계관 통합", "이 정도 어른은 바라지도 않는다. 사람부터 돼라. 보는 내내 감동적이면서도 현실이 너무 슬펐다" 등 반응을 보였다.
한편 지난 4일 헌법재판소 윤석열 전 대통령 탄핵 심판에서 주문을 읽은 문형배 헌재 소장 권한대행이 화제에 오르면서 그에게 장학금을 준 김장하 선생에 대한 관심도 함께 커졌다.
'어른 김장하'는 제59회 백상예술대상 TV 교양 작품상 수상으로 알려진 MBC 경남의 다큐멘터리 '어른 김장하'의 영화 버전으로 지난 2023년 11월 15일 개봉했다. 경남 진주시 일대에서 60년간 한약업에 종사한 한약사이자 독지가인 김장하 선생과 한평생 지역 언론에 이바지한 김주완 기자의 이야기를 담고 있다.
윤 전 대통령 파면 이후 넷플릭스, 왓챠, 웨이브, 티빙 등에서 이 다큐멘터리가 역주행하며 '대한민국 탑 10 시리즈', '실시간 인기 영화' 등에 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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