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 극우정당 돌풍 현실로…유럽 우경화 전선 '화력 보강'

독일 AfD, 2차대전 이후 첫 제2당…반이민·불황에 지지층 젊어지며 위력
올해 폴란드·루마니아 대선 등 영향 주목…유럽 내 극우 돌풍 지속될 듯

본문 이미지 - 알리스 바이델 '독일을 위한 대안'(AfD) 공동대표. 2025.2.24.ⓒ AFP=뉴스1
알리스 바이델 '독일을 위한 대안'(AfD) 공동대표. 2025.2.24.ⓒ AFP=뉴스1

(서울=뉴스1) 이창규 기자 = 유럽 내 극우 바람이 독일까지 불었다. 독일 연방의회 총선에서 극우 정당인 '독일을 위한 대안'(AfD)이 약진한 것으로 나타나면서다.

지난해 유럽의회와 프랑스 등에서 극우 세력이 약진한 데 이어 독일에서까지 극우 세력의 강세가 두드러지면서 유럽 내 극우 돌풍은 쉽사리 가라앉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제2당 오른 獨 AfD, 2차대전 이후 처음…"역사적 성공"

독일 공영방송 ARD가 23일(현지시간) 발표한 독일 연방의회 총선 출구 조사에서 중도 보수 정당인 기독민주당(CDU)과 기독사회당(CSU) 연합이 29%로 승리하며 제1당이 될 것으로 예상됐다.

그보다는 AfD가 19.5%를 득표해 제2당에 오를 것이라는 전망이 더 주목을 받았다. AfD의 의회 진출이 처음은 아니지만 독일에서 극우 정당이 제2당에 오르는 것은 2차 세계대전 이후 처음이기 때문이다.

알리스 바이델 AfD 공동대표는 지지자들 앞에서 이번 선거 결과를 "역사적인 성공"이라고 평가하며 "우리는 그 어느 때보다 강해졌다. 우리는 두 번째로 큰 정당이다"라고 말했다.

이어 "우리는 정부를 구성하기 위해 여전히 손을 내밀고 있다. 제1당인 보수 정당이 우리가 아닌 좌파 정당과 정부를 구성하며 국민의 뜻을 무시한다면 다음에는 AfD가 제1당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독일 정계에선 극우 정당과 연정을 구성하지 않는 '극우 방화벽'을 형성해 극우 정당의 국정 참여를 막아왔다. 그러나 독일 정계에선 극우 방화벽이 점점 약해지는 모습이 포착됐다.

AfD는 지난 2013년 창당 후 그해 총선에선 4.7%를 득표해 의회 진출에 실패했으나 2017년 총선에선 12.6%를 득표하며 제3당으로 의회에 입성했다. 지난 2021년 총선 때도 AfD는 10.3%를 득표했다.

여기에 최근 유럽 내에서 경제 불안과 우크라이나 전쟁 장기화에 따른 반전 여론, 반이민 정서 등으로 인해 극우 세력이 확산되고 있는 분위기까지 더해지면서 독일도 예외가 될 수는 없었다. 독일은 유럽 내에서 이민자를 가장 많이 받은 국가 중 하나다.

AfD는 중·장년층에서 지지 기반을 가지고 있었지만 시리아 내전과 중동 및 북아프리카의 정치 및 사회 불안으로 인한 2015년 유럽 난민 위기 이후 지지층의 연령대가 점점 젊어졌다.

특히 최근 독일 내에서 아프가니스탄과 시리아 난민에 의한 흉기 살인, 차량 돌진 등 흉악 범죄가 잇따르면서 젊은층의 반(反)이민 정서가 한층 고조됐다. 출구조사에서 25~34세 유권자 중 AfD 투표 비율은 평균보다 높은 22%를 차지했으며 70세 이상 유권자 비율(10%)의 두 배를 넘었다.

이에 바이델 대표의 발언처럼 다음 총선에서 AfD가 제1당이 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는 없다.

본문 이미지 - 지난해 6월 프랑스에서 치러진 유럽의회 선거에서 압승한 극우 성향의 프랑스 정당 국민연합(RN)의 마린 르펜 총재(왼쪽)와 조르당 바르델라 대표(오른쪽)가 이날 파리의 당사무실에서 당원들 앞에 서서 연설하고 있다. 2024.06.09. ⓒ 로이터=뉴스1 ⓒ News1 김성식 기자
지난해 6월 프랑스에서 치러진 유럽의회 선거에서 압승한 극우 성향의 프랑스 정당 국민연합(RN)의 마린 르펜 총재(왼쪽)와 조르당 바르델라 대표(오른쪽)가 이날 파리의 당사무실에서 당원들 앞에 서서 연설하고 있다. 2024.06.09. ⓒ 로이터=뉴스1 ⓒ News1 김성식 기자

반이민·불황에 유럽 극우 활개…"20년 정치운동 결과" 분석도

최근 유럽에선 극우 세력의 부상이 두드러지게 나타나고 있다.

지난해 유럽의회 선거에서 극우 양대 정당인 '유럽보수와 개혁'과 '전체성과민주주의'(ID)가 각각 73석과 58석을 차지하며 의석을 늘렸다.

오스트리아에서는 지난해 9월 총선에서 극우 정당인 자유당이 29%를 득표해 제1당이 됐고, 벨기에에서도 지난해 6월 총선에서 극우 정당인 '플람스 벨랑'(VB)이 15%를 득표해 제2당 자리를 꿰찼다.

또한 지난해 6월 프랑스 총선에선 2차 투표 끝에 극우 정당인 국민연합(RN)의 집권이 저지되기는 했으나 극우의 무서운 기세가 여실히 확인됐다.

독일에서까지 극우가 부상한 가운데 올해도 유럽에서 극우 돌풍은 계속될 것으로 예상된다.

루마니아에선 오는 5월 대선 재선거가 열릴 예정이다. 지난해 11월 대선에서 극우 성향 후보인 컬린 제오르제스쿠가 1위를 차지하면서 돌풍을 일으켰으나 러시아의 선거 개입 의혹이 제기되면서 선거가 무효화됐다. 제오르제스쿠가 다시 출마할지 불확실하지만 여전히 가장 높은 지지를 받고 있다.

폴란드에서도 5월 대선이 열린다. 폴란드에서 대통령은 상징적인 자리지만 법안에 대한 거부권을 행사할 수 있다. 안제이 두다 현 대통령도 극우 법과정의당(PiS)과 연합해 도날트 투스크 총리의 법안을 거부해왔다.

폴란드 대선 후보 중에선 라파우 트샤스코프스키 바르샤바 시장과 극우 단체와 관련이 있어 논란이 되고 있는 역사학자 카롤 나브로츠키가 앞서고 있다.

파스칼 델위 브뤼셀자유대학 정치학 교수는 유럽 내 극우 돌풍에 대해 "많은 유권자들이 소외감을 느끼고 방치되었다고 생각해 극우 정당의 영향력이 점차 커지고 있다"며 (극우 정당의 약진은) 단기적인 유행이 아니라 거의 20년 가까이 이어져 온 정치 운동의 결과라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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