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울=뉴스1) 소봄이 기자 = 손녀가 아르바이트 첫 월급을 받고 한 턱 쏘자, 음식이 맛없다고 불평하면서도 손자만 챙기는 친정엄마 때문에 속상하다는 사연이 전해졌다.
지난 4일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친정엄마 진짜 너무합니다'라는 제목의 글이 올라왔다.
A 씨는 "둘째 딸이 아르바이트해서 첫 월급 받았다고 외할머니와 식구들한테 저녁을 사준다길래 다 같이 딸이 예약한 오리고기 집에 갔다"고 입을 열었다.
그가 딸에게 "얼마 되지도 않은 돈인데 널 위해 써라"라고 했지만, 딸은 "고등학교 졸업하고 받는 첫 월급인데 다른 비싼 건 못해도 저녁 한 끼는 사줄 수 있다"며 기특한 모습을 보였다고.
당시 남편은 회사 일이 늦게 끝나 못 왔다며 "저까지 5명이 식당에서 만났다. 친정엄마는 기특하고, 고맙다고 하면서 드시더니 점점 말이 없어졌다. 더 필요한 거 있냐고 물었더니, 뭐 씹은 표정을 하면서 '먹을 게 뭐 있냐? 탕도 싱겁고 고기도 질기고 별로다'라고 했다"고 회상했다.
딸은 그런 외할머니를 보고 멋쩍은 표정을 지었고, 이를 본 A 씨는 속상했다고 전했다. 그런데도 친정 엄마이자 외할머니는 "여기 누가 예약했냐? 맛없는 데를 왜 왔냐"면서도 먹을 건 다 먹었다고 한다.
더욱더 A 씨를 속상하게 한 건 친정엄마의 손주 차별이었다. A 씨는 "제가 딸 둘에 막둥이 아들을 낳았다. 친정 엄마는 식사 내내 익은 고기를 접시에 놓기 무섭게 막둥이 그릇에만 주더라. 딸들이 먹으려고 하면 뺏듯이 막둥이한테만 줬다. '엄마 애들도 먹게 그만 줘'라고 했더니 '모자라면 또 시켜'라고 하더라"라고 하소연했다.
이어 "본인이 사주는 것도 아니고 1인분에 몇만 원 하는 고기를 또 시키라길래 '그럼 추가 비용은 엄마가 내라'라고 했다. 그러자 엄마가 '난 다 먹었다'고 하면서 숟가락을 내려놨고, 애들도 배부르다고 집에 가자고 하길래 나왔다"고 설명했다.
이날 저녁 식사 비용은 12만원 정도가 나왔다고 한다. A 씨는 "엄마가 딸한테 '잘 먹었다'는 소리도 안 하길래 제가 먼저 '딸 고마워, 맛있게 잘 먹었어'라고 했더니 한참 뒤에 잘 먹었다고 하더라"라며 "집에 엄마 모셔다드리고 가는데 우리 딸이 '뭘 사주고 나서 기분이 좋아야 하는데 왜 찝찝하지?'라고 했다"고 씁쓸해했다.
기분이 언짢았던 A 씨는 결국 친정엄마에게 전화해 "애가 얼마 벌지도 않는데 첫 월급이라고 식당 예약도 하고, 외할머니 혼자 계시니까 맛있는 거 사드린다고 모시고 갔으면 맛없어도 맛있다고, 고맙다고 해야 하는 게 어른 아니냐?"고 따졌다. 그러자 친정엄마는 "맛없는 걸 맛없다고 하지, 그럼 거짓말하냐? 원래 가는 집에 갔어야 했다. 누가 예약하라고 했냐"는 반응을 보였다.
A 씨는 "앞으로 엄마 모시고 가는 일 없다고 했더니 알겠다면서 일방적으로 전화를 끊더라. 예전에는 저 정도 아니었는데 점점 더 심해지는 것 같다"라며 "오늘 아침에 둘째 딸한테 하고 싶은 거 하고, 사고 싶은 거 사라고 10만원 보냈다. 그랬더니 다시 8만원을 돌려주면서 2만원이면 충분하다더라. 진짜 속상하다"고 털어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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