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1) 이상철 기자 = "우승컵은 당연히 SK 거죠."
사령탑으로 두 번째 통합 우승에 도전하는 전희철 서울 SK 감독이 우승컵을 앞에 두고 확신에 찬 목소리로 이렇게 말했다.
전 감독은 10일 서울 강남구 논현동 KBL센터에서 열린 2024-25 KCC 플레이오프 미디어데이에 외국인 선수 자밀 워니와 함께 참석해 우승을 향한 포부를 밝혔다.
지난 2021-22시즌 SK 지휘봉을 잡자마자 통합 우승을 일군 전 감독은 3년 만에 정상 탈환을 노린다.
SK는 전 감독의 지휘 아래 승승장구했다. 올 시즌 41승 13패로 정규리그 우승을 차지했는데, 역대 최소 46경기 만에 우승 확정이라는 대기록을 세웠다.
그만큼 리그에서 SK의 적수가 없었다. 2위 창원 LG(34승 20패)와 승차는 7경기로, 2019-20시즌 이후 1위와 2위의 최다 격차였다.
SK는 만장일치로 외국인 선수 최우수선수(MVP)를 받은 자밀 워니가 건재하고 안영준, 김선형, 오재현 등 기량이 출중한 국내 선수들도 많다. 아울러 선수들은 큰 경기 경험이 많으며, 이를 바탕으로 승부처가 되는 4쿼터에 유독 강한 모습을 보였다.
SK는 강력한 우승 후보로 꼽히는데, 사령탑은 통합 우승에 대한 좋은 기운도 받았다.
전 감독은 6강 플레이오프 미디어데이를 마친 뒤 기념사진 촬영을 하면서 우승컵에 손을 댔는데, 통합 우승을 달성할 것이라는 확신이 들었다고. 그는 "우승컵은 저희 거라는 느낌을 받았다"며 호탕하게 말했다.

다만 정해진 우승은 없다. 역대 정규리그 우승팀의 챔피언결정전 우승 확률은 51.9%로 압도적 수준까지는 아니다. 지난 시즌만 살펴봐도 정규리그 우승팀은 챔피언결정전 무대를 밟지도 못했다.
이 때문에 전 감독도 우승을 자신하면서도 걱정이 많다고 토로했다. 특히 잃어버린 경기 리듬을 되찾는 것이 큰 숙제다.
전 감독은 "일찌감치 정규리그 우승을 확정하면서 이후 경기에서는 집중력이 떨어져 플레이가 느슨해졌다. 부상자가 발생하지 않은 것은 다행이지만 다들 리듬감을 잃은 상태"라고 했다.
SK는 23일부터 6강 플레이오프 수원 KT-대구 한국가스공사 승자와 4강 플레이오프(5전 3선승제)를 펼친다.
2주 동안 실전 경기가 없다는 것은 핸디캡이다. SK는 우선 13일까지 휴식을 취하며 재충전한 뒤 14일부터 플레이오프 준비에 돌입한다. 두 차례 자체 청백전으로 실전 감각과 리듬감을 끌어올릴 계획이다.
전 감독은 "지난 8일 서울 삼성과의 정규리그 마지막 경기에서 선수들이 리듬감을 잃은 것이 보였다. 또 각자 개인 기록에 신경을 쓰니까 팀이 추구하는 방향성도 바뀌었다. 2주 동안 이 부분을 바로 잡지 않으면 힘들어질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그래도 크게 걱정하지 않는다. 선수들 모두 팀 우승을 위해 이타적으로 집중력 있게 플레이해 줄 것"이라며 "청백전을 타이트하게 진행해 부족한 부분을 채울 것"이라고 덧붙였다.

앞서 전 감독은 4강 플레이오프에서 만나고 싶은 팀을 굳이 꼽지 않았다. KT와 한국가스공사에 대한 예의상 표현이기도 하지만, 강한 자신감이 밑바탕에 깔려있다.
전 감독은 "KT와 한국가스공사를 상대로 단판으로 치르면 패할 확률도 분명 높다. 그렇지만 한 경기가 아닌 4강 플레이오프는 5차전, 챔피언결정전은 7차전까지 하는 '긴 시리즈'다. 오래달리기로 비유하면 SK가 분명히 마지막에 웃을 수 있다고 자신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자신감은 나보다 선수들이 더 넘친다. 우리 선수들은 자신감 하나 빼면 시체"라고 미소를 지은 뒤 "간혹 자신감이 과할 때도 있어서 내가 이를 잘 조절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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