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1) 문대현 기자 = 프로농구 2024-25시즌 정규리그에서 서울 SK를 역대 최소 경기(46경기) 우승팀으로 이끈 전희철(52) 감독이 SK를 '질긴 팀'으로 표현했다. 압도적인 전력은 아니지만, 끈기 있는 모습으로 챔피언결정전 우승까지 오르겠다고 했다.
전 감독은 9일 서울 강남구 그랜드 인터컨티넨탈 서울 파르나스에서 열린 2024-25 KCC 프로농구 시상식에서 감독상을 차지했다. 111표 중 106표로 만장일치에 가까운 기록이다.
전 감독의 감독상 수상은 두 번째다. 감독 데뷔 시즌이었던 2021-22시즌 KBL 컵대회, 정규리그, 챔피언결정전을 모두 제패하는 '트레블'을 달성하며 감독상을 받았다.
이후에도 팀을 꾸준히 PO에 올리면서 2024-25시즌을 앞두고 3년 재계약을 맺었는데, 재계약 첫 시즌 압도적인 전력으로 정규리그를 제패하며 두 번째 감독상을 수상했다.
시상식 후 취재진과 만난 전 감독은 "사실 선수 때는 KBL 시상식 때 상을 받아본 기억이 많이 없는데 감독이 돼서 좋은 선수를 만나 두 번이나 받았다. 선수들이 가장 고맙다"며 "또한 나머지 구단 감독님들도 정말 고생 많이 하셨다. 다른 감독님들을 대신해서 받은 상"이라고 자세를 낮췄다.
이어 "처음에는 '초보 감독'이라는 딱지가 일종의 보험처럼 느껴졌다. 그러나 지금은 4년 차 감독이 돼서 눈높이가 더 올라갔다"며 "특히 재계약을 하자마자 상을 받아서 나머지 두 시즌의 부담이 더 커졌다. 지금은 좋지만, 앞으로 유지하는 것이 더 힘들 것 같다"고 토로하기도 했다.
정규리그를 뛰어난 성적으로 마친 SK는 국내 MVP(안영준)와 외인 MVP(자밀 워니)도 휩쓸었다. 특히 국내 MVP의 경우 안영준과 김선형의 집안싸움이었는데 안영준이 받았다.
전 감독은 안영준에 대해 "한쪽으로 쏠림이 없는 좋은 선수다. 공격, 수비 모두 잘한다. 팀에서 필요로 하는 위치를 모두 소화할 수 있다"며 "동료들과 관계도 좋다. FA 계약을 앞두고 있다 보니 열심히 목표를 향해 뛴 것 같다"고 호평했다.

안영준에게 밀려 수상에 실패한 김선형 얘기가 나오자 "감독에게 선수는 자식과도 같다. 깨물어서 안 아픈 손가락 없다"며 "(김)선형이도 정말 잘했는데 운명처럼 (안)영준이와 선의의 경쟁을 해야 했다. 선형이가 받지 못해 괜히 내가 미안한 마음이다. 아쉽지만 담아둘 선수는 아니다. 잘 털고 플레이오프에서 잘해주면 좋겠다"고 격려했다.
◇ 우승 기쁨도 잠시, 곧 4강 PO…목표는 우승
전 감독은 정규리그 우승을 '어제 내린 눈'으로 표현했다. 곧 사라진다는 의미다. 다음 목표는 챔피언결정전 우승이다.
SK는 지난해 정규리그 4위로 6강 PO를 거쳤지만, 부산 KCC에 밀려 4강 PO에 오르지 못했다. 이번에는 반드시 챔피언결정전까지 올라 3년 만에 우승컵을 들어 올리려 한다.
전 감독은 "SK는 강팀은 아니지만, 질긴 팀이다. 3, 4쿼터 위기를 넘길 수 있는 힘이 있다. 압도적으로 볼 순 없지만 버티는 힘이 있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일각에서는 단면만 보고 우리 팀을 낮게 평가하기도 한다. 단판 승부에선 우리가 타 팀에 밀릴지 몰라도 최대 5경기를 하는 PO나 7경기까지 있는 챔프전에선 우리가 더 유리할 것으로 본다. 우승 확률은 조심스레 50% 이상 된다고 예측하겠다"고 자신감을 내비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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