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울=뉴스1) 신현우 기자 = 현대차그룹의 미국 투자 확대 발표에 국내 기업의 미국 현지 신규 또는 추가 투자 가능성이 커지면서 건설 계열사 수주가 늘 수 있다는 의견이 나온다.
앞서 현대차그룹은 24일(현지시간) 자동차, 부품 및 물류, 철강, 미래 산업 등 주요 분야에 대한 210억 달러(약 30조 8658억 원) 규모의 미국 투자 계획을 발표했다.
이를 통해 현대차그룹 메타플랜트 아메리카(HMGMA) 생산 능력을 기존 30만대에서 향후 50만대로 확대하고, 루이지애나주에 연간 270만 톤 규모의 전기로 제철소를 건설할 계획이다.
26일 건설업계 등에 따르면 현대차(005380)그룹에 이어 일부 국내 기업이 미국 현지 투자 확대 방안을 검토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우리 기업 해외건설 수주가 계열사 물량이 상당했던 2023년과 비슷한 패턴을 보일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됐다.
2023년 우리기업의 해외건설 수주액은 333억 1000만 달러다. 특히 미국 수주액(99억 8000만 달러) 중 88.5%(91억 2000만 달러)가 현대자동차·삼성전자 등 국내 제조사의 미국 현지 생산설비 건설공사였다.
당시 미국의 인플레이션 감축법(IRA)·반도체법 대응에 나선 국내 기업이 미국 현지에 자동차·배터리·반도체 공장을 설립한 영향이다.
손태홍 한국건설산업연구원 건설기술·관리연구실 실장은 "비즈니스 포트폴리오가 다양한 SK·GS·현대차·삼성 등 그룹사가 (투자) 가능할 수 있는데, 국내 기업의 미국 내 투자 확대는 우리 건설사의 해외 수주 확대에 긍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미국에서 트랙 레코드(실적)를 쌓으면 북미 시장 진출에 도움이 될 것"이라며 "역량이 있는 국내 하도급업체와 함께 프로젝트를 수행할 경우 일석이조가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국내 제조사의 해외공장 건설 프로젝트가 공개 입찰보다 수의계약 형태로 이뤄지는 만큼 모기업 투자 확대는 건설 계열사 수주 확대로 이어질 수 있다. 실제 2023년 현대차가 발주한 '미국 조지아 배터리공장'은 계열사인 현대엔지니어링(064540)이 짓고 있으며, 지난달 수주액을 4억 5000만 달러(약 6612억 원) 증액했다.
해외건설협회 관계자는 "2023년 현대차와 삼성전자가 미국에서 공장을 지으면서 수주를 많이 한 부분이 있다"며 "현대차와 같이 그룹사가 투자를 확대하면 건설 계열사의 수주가 늘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미국 수주를 위해서는 (미국 내) 실적이 필요한데, 그룹사 공사를 통해 실적을 쌓고, 노하우가 생길 수 있을 것"이라며 "향후 미국 도시 개발, 노후 인프라 교체 등의 사업 수주에 도움이 될 수 있다"고 전했다.
일각에서는 국내 경기 침체로 우리 기업의 미국 현지 투자 여력이 크지 않아 건설 계열사 수주를 늘리는 데 한계가 있다는 분석도 있다.
한 건설업체 관계자는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관세 폭탄을 피하기 위해 기업들이 어쩔 수 없이 투자에 나서고 있다"면서도 "글로벌 경기 침체 속에서 국내 기업의 투자 여력이 줄어 대응이 쉽지 않은 만큼 계열사 수주 증가에 한계가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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