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의정부=뉴스1) 양희문 이상휼 기자 = "최소 시속이 100㎞ 정도는 됐을 거 같아. 어마어마하게 빠른 속도로 내려오더라고…."
24일 오전 11시 27분께 경기 의정부시 민락동의 한 상가 지하 주차장에서 '쾅'하는 소리가 울렸다.
지하 사무실에 있던 건물 관계자들은 굉음에 깜짝 놀라 소리가 난 지점으로 향했다.
그 자리엔 범퍼가 심하게 찌그러진 제네시스 1대가 주차장 벽면을 박고 멈춰 서 있었다.
현장에 출동한 소방 당국은 차 안에 남녀 2명이 있는 것을 확인했으나, 옆에 주차돼 있던 차량으로 인해 공간이 좁아 구조하지 못했다.
건물 관계자는 방송을 통해 차량을 빼달라고 안내했고, 당국은 사고 발생 약 15분 만에 남녀 2명을 차에서 겨우 꺼냈다.
당시 심정지 상태였던 30대 남성 운전자 A 씨는 심폐소생술(CPR)을 받으며 병원으로 이송됐으며 끝내 숨졌다.
강아지를 안고 있던 30대 여성 동승자는 의식이 있는 채 병원으로 옮겨져 치료받고 있다. 강아지는 현장에서 죽었다.

현장 폐쇄회로(CC)TV 영상을 보면 이들이 탑승한 차는 맞은편 건물 주차장에서 빠른 속도로 나와 중앙분리대를 충격한 뒤 이곳 주차장으로 넘어왔다.
이후 차는 차단기 아래를 지나 벽면을 긁으며 주차장 벽을 그대로 들이받았다.
사고 충격으로 주차장 곳곳엔 차량 파편이 튀었고, 그 아래는 기름과 피가 흥건했다고 한다.
"처음엔 기계가 터진 줄 알았어. 소리가 난 곳을 가보니까 차량이 처참하게 부서져 있더라고. 사람이 다치니 안타깝지."
사고 현장을 목격한 건물 관계자 B 씨는 이같이 전하며 씁쓸한 표정을 지었다.
그는 "영상을 보면 차단기가 올라갈 틈도 없이 빠른 속도로 지하 주차장으로 내려왔다"며 "차량이 형체가 알아볼 수 없을 정도로 찌그러진 걸 보면 시속이 최소 100㎞ 정도는 됐을 것 같다"고 설명했다.
경찰은 사고 차에 설치된 사고기록장치(EDR)와 블랙박스를 수거해 자세한 사고 경위를 조사할 계획이다.
경찰 관계자는 "운전자가 숨지고, 동승자가 크게 부상을 입어 사고 당사자들 진술을 듣지 못했다"며 "모든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수사 중"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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