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1) 윤주현 기자 = 서울시가 추진하는 낡은 저층 주거지 정비사업인 '모아타운'이 최근 건설사들의 새로운 사업 대안으로 부상하고 있다.
일반적인 재개발 사업에 비해 사업 리스크가 낮은 데다 수주에 성공할 경우 동일 생활권 내에 '브랜드타운' 조성이 가능하다는 점에서 관심이 쏠린다.
24일 정비업계에 따르면 올해 1월까지 서울시에서 추진 중인 전체 모아타운 대상지는 25개 구, 109개소다.
모아타운은 대규모 재개발이 어려운 10만㎡ 이내 노후 저층주거지를 하나의 블록 단위로 모은 후, 일대에 대단지 아파트 등의 주택을 공급하고 기반 시설을 조성하는 정비사업이다.
15층 이하만 지을 수 있는 소규모주택정비사업과 달리 모아타운으로 지정되면 층수 제한이 완화되고, 종상향도 이룰 수 있어 사업성 측면에서 유리하다.
사업 착수가 재개발에 비해 빠른 것도 특징이다. 통상적인 재개발 사업에서는 정비구역 지정에서 관리처분계획인가까지 평균 8~10년 정도 소요된다. 모아타운은 정비계획 수립 등 인허가 절차가 단축돼 사업 기간이 4~5년 정도로 대폭 축소된다.
인근 모아타운을 잇달아 수주했을 때는 대규모 재개발과 버금가는 '브랜드 타운'을 세울 수 있다는 장점도 있다.

코오롱글로벌은 최근 모아타운 사업에 가장 집중하고 있는 건설사로 꼽힌다. 특히 2500가구 규모의 서울 강북구 번동 모아타운 1~10구역 총 10개 사업장을 싹쓸이하며 일대에 '하늘채 브랜드타운'을 조성한다.
여기에 천호동 모아타운 7개 중 2개 구역(385가구), 면목동 모아타운 3-1~3구역(702가구) 시공권을 확보하며 '틈새시장' 공략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DL건설 또한 모아타운 사업에 집중하고 있는 건설사 중 하나다. 중랑구 면목동 일대 모아타운 사업장들의 대다수는 DL건설을 시공사로 선정했다. DL 건설은 2022년 면목2구역 모아타운을 시작으로 면목 4, 1, 6구역을 연달아 수주해 일대에 'e편한세상' 대단지를 형성할 것으로 보인다.
쌍용건설은 금천구 시흥5동 모아타운 1구역, 3구역 수주에 성공했다. 쌍용건설은 향후 남은 시흥5동 모아타운 구역 사업 입찰에 참여해 2500가구 규모의 대단지를 조성하겠다는 계획이다.
중견 건설사 입장에서는 대형 건설사와의 과도한 경쟁을 피하면서도 서울 주요 지역 내 자사 브랜드 아파트를 공급할 수 있어 틈새시장으로 모아타운을 노리고 있다.
이달 26일에는 '고척동 모아타운 4·5·6구역 가로주택 정비사업 시공사 선정을 앞두고 동부건설과 쌍용건설이 맞붙는다. 예상되는 공사비만 약 2000억 원 규모인 이번 사업을 두고 양사 모두 수주를 위해 분주히 움직이고 있다.
한 중견 건설사 관계자는 "일감이 줄어서 대형 건설사들이 예전에는 쳐다도 안 보던 중형 규모의 사업에도 참여하고 있어 중견 건설사들이 설 자리가 없다"며 "서울 일대 시장 관리 차원에서도 모아타운은 새로운 대안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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