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런던=뉴스1) 이지예 객원기자 = 조르자 멜로니 이탈리아 총리는 선종한 프란치스코 교황으로부터 '외교는 겸손의 실천'이라는 조언을 받았다고 회고했다.
이탈리아 ANSA통신에 따르면 멜로니 총리는 23일(현지시간) 의회 합동회의 중 진행된 교황의 추모식에서 "교황은 외교가 겸손의 실천이라고 했다"며 "상대방의 이유와 관점을 이해하려면 자기애를 어느정도 희생해야 하기 때문이라고 했다"고 밝혔다. 교황청은 이탈리아 수도 로마에 위치한다.
멜로니 총리는 "교황은 고통받는 우크라이나에서 중동, 사헬에 걸쳐 인류를 멸망시키는 전쟁을 끝내도록 평화를 촉구하는 일을 멈추지 않았다"면서 "이해하지 못하는 이들이 있을 수도 있고 교황의 말이 왜곡되고 악용될 수도 있다는 점을 알면서도 그렇게 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오늘날 평화에 대한 그의 호소는 우리의 책임감에 대한 또 다른 경고였다"고 강조했다.
멜로니 총리는 또 "교황은 세계적인 지도자로서 창조물의 수호부터 인공지능(AI)에 이르기까지 이 시대 중요한 과제들에 관심을 환기시켰다"며 "인간 중심이라는 한계를 넘지 않는 기술 개발을 촉구했다"고 말했다.
교황은 지도자의 미덕에 대해서도 언급했다고 한다. 멜로니 총리는 "유머감각을 절대 잃지 말라는 가르침과 조언에 항상 감사하다. 교황이 내게 한 마지막 말"이라고 밝혔다.
멜로니 총리는 "교황은 '원한을 품은 군주는 슬프다'고 했다. 자신의 일에 기쁨을 느끼지 못하면 다른 사람을 이끌 수 없기 때문"이라면서 "교황은 기쁨에 큰 가치를 뒀다"고 전했다.
그는 "교황은 목소리가 없는 이들에게 목소리를 돌려줬고 '선한 일을 하려면 시대의 흐름을 거스르는 일도 두려워해선 안된다'며 틀을 깼다"면서 "그렇게 사람들의 마음에 들어왔다"고 돌아봤다.
이어 "교황에게 말을 걸 때는 아무러 장벽이 없었다. 그는 장벽을 만들지 않았다"면서 "그와 함께면 마음이 편안했고 모든 걸 여과 없이, 판단받을까봐 두려워하지 않고 내 이야기를 할 수 있었다"고 했다.
멜로니 총리는 반이민 정책 강화 등을 추구하는 극우 성향 지도자다. 생전 교황은 이민자 포용을 강조한 바 있다. 멜로니 총리는 교황과 대척점에 있던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도 가까운 사이로 꼽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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