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뉴스1) 김지혜 강미영 이성덕 기자 = 사망자가 속출하고 전국적으로 연일 계속되는 대형 산불에 '찔끔 비'에도 의존할 수밖에 없는 가운데, 울산 울주 산불이 27일 저녁부터 내리는 약한 비로 완진되며 다른 산불지역에 대한 '단비 소망'이 더욱 커지고 있다.
지난 22일 발생한 울산 울주 산불은 89% 진화율을 보이다 오후 5시부터 내리는 빗방울에 산림청은 발생 128시간만인 오후 9시 20분쯤 완전진화를 선언했다.
23명의 목숨을 빼앗아 간 '괴물 산불'로 불리는 경북 의성 산불도 이날 오후 6시쯤 굵은 빗방울로 10분간 1㎜비가 내리기 시작하며 주불진화에 대한 기대감이 커졌다.
그러나 강수량이 많지 않고, 더군다나 강수대 폭이 좁아 방대하게 퍼져있는 5개 시·군 전체에 비가 내린 것은 아니라 괴물산불의 주불진화에는 역부족으로 보인다.
기상청 관계자는 "29일부터는 찬공기가 내려올 것으로 보여 오늘과 내일을 제외하면 비 다운 비는 없을 것 같다"고 말했다.
의성발(發) 산불은 이날 오후 6시 기준 전체 화선 771.9㎞ 중 488.1㎞에 대한 진화를 완료해 진화율 63.2%를 보이고 있다. 산불영향 구역은 3만 5697㏊(축구장 약 5만개 규모)로 집계됐다.

역시 일주일째에 접어든 경남 산청·하동 산불 현장에도 이날 늦은 오후부터 빗방울이 떨어지기 시작해 자정까지 5㎜의 비가 예보돼있다.
경남의 경우 적은 양이지만 내일(28일) 오전까지도 0.1㎝미만의 빗방울이 떨어질 것으로 전망돼 적은 비에라도 진화율 상승을 기대할 수 밖에 없다.
경남 지역 산불의 전체 화선은 70㎞, 산불 영향 구역은 1745㏊(축구장 2492개 규모)로 추정된다.
모두가 전국적으로 비소식만 애타게 기다리고 있는 만큼, 비가 내리길 간절히 소망하는 이른바 '현대식 기우제'라는 말도 등장했다.
'현대식 기우제'는 전날 "세차만 하면 비가 오는 지인이 있는데 기우제를 올리는 마음으로 오늘 내부 세차까지 했다"는 글이 누리꾼들 사이에서 급속도로 퍼지며 시작됐다.
누리꾼들은 "세차만 하면 비 오는 분들, 오늘 모두 세차해달라","모두의 불운을 모아보자. 불운이 필요하다 제발"며 산불 진화를 도울 단비를 기도하는 댓글을 남기고 있으며, 모두가 한 마음으로 봄철 단비가 매세운 대형 산불의 화기를 누그러뜨려 줄 것을 간절히 바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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