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강원=뉴스1) 윤왕근 기자 = 윤석열 대통령의 탄핵심판 선고 당일인 4일 오전 강원 보수의 텃밭이자 윤 대통령의 외가인 강릉에선 기대와 걱정이 공존하는 모습이다.
다만 탄핵 인용을 바라는 시민도, 기각을 바라는 이들 모두 현 상황이 윤 대통령이 자초한 셈이라는 것엔 이견이 없었다.
선고 당일인 이날 오전 9시쯤 강릉지역 대표 전통시장인 중앙·성남시장. 이날 시장 내 국밥집 등 식당에선 소주를 마시며 현 상황을 한탄하는 고령층들을 많이 볼 수 있었다.
이들은 식당 내 TV로 송출되는 탄핵심판 선고 관련 뉴스를 바라보며 연신 한숨을 내쉬었다. 그 한숨엔 기각을 바라면서도, 걱정이 함께 담겨 보였다.
A 씨(80대)는 "(탄핵)인용이 되면 나라가 망하는 것"이라며 "대통령이 도대체 뭘 잘못했나. 비상계엄으로 피해를 본 일반 국민이 단 1명이라도 있느냐. 민주당의 입법독재로 피해를 본 일반국민이 훨씬 많다"고 탄식했다.
B 씨(60대)는 "기각을 바라지만 사실 비상계엄은 윤 대통령의 엄청난 오판"이라며 "결국 대통령 자신이 자초한 상황으로, 인용될 확률이 커보인다"고 말했다.

비슷한 시간 시장과 바로 인접한 강릉월화거리.
이날 오전 10시부터 '윤석열 즉각 퇴진 사회대개혁 강릉비상행동'(비상행동)이 마련한 생중계 현장에 시민들이 속속 모여들고 있었다.
8살 아이 엄마라는 김모 씨(42)는 "8살 아들에게 좋은 나라를 물려주고 싶다"며 "대통령이 자신의 정치적 이익을 위해 비상계엄이라는 엄중한 수단을 남발하는 나라에서 아이가 자라게 하고 싶지 않다"고 말했다.
윤 대통령에게 투표했다는 권모 씨(39)는 "정치 초보였지만, 강골검사 출신인 그가 늘 외쳤던 공정과 상식, 이 두 가지는 행할 것으로 보고 투표했다"며 "그러나 임기 내내 실망스러운 모습만 보여주더니, 결국 이 지경에 이르렀다. 이젠 물러나야 한다"고 말했다.
생중계 집회를 마련한 비상행동 관계자는 "국민도, 강릉시민도 이미 윤석열을 파면한지 오래다. 이제 남은 것은 헌재의 파면선고 뿐"이라며 "헌재판 내란수괴 윤석열을 8:0 만장일치 판결로 파면하라"고 말했다.
강릉은 강원 보수의 텃밭이자 윤 대통령의 외가다.
윤 대통령은 2021년 추미애 당시 법무부 장관과 대립하다 검찰총장 직을 내려놓고 잠행했을 당시 외가가 있는 강릉에서 처음 대외 행보를 했다. 그는 검사 시절에도 춘천지검 강릉지청에서 근무한 이력이 있다. 지난 20대 대선에서 강릉은 윤 대통령에게 과반(57.31%)의 표를 몰아줬다.

wgjh6548@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