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강릉=뉴스1) 윤왕근 기자 = 헌법재판소가 윤석열 대통령의 파면을 결정한 4일 강원 보수의 텃밭이자 윤 대통령의 외가인 강릉에서도 환호성이 터져나왔다.
강릉시민들은 이날 오전 10시부터 임당동 강릉월화거리에 '윤석열 즉각 퇴진 사회대개혁 강릉비상행동'(비상행동)이 마련한 생중계 현장에서 탄핵심판 선고 중계를 초조하게 지켜봤다.
오전 11시 문형배 헌법재판소장 권한대행이 선고 결정문을 읽어내려가자 현장에 모인 시민들의 긴장감이 더욱 높아졌다.
이어 오전 11시 22분 문 대행이 "피청구인 대통령 윤석열을 파면한다"고 선고하자 현장에선 일제히 환호성이 터져나왔다.

일부 시민들은 서로 부둥켜안고 눈물을 흘리기도 했다.
현장에서 만난 김 모씨(40대·여)는 "민주주의의 승리이자 강릉시민의 승리"라며 "그동안 윤석열에게 표를 몰아준 곳이라고 욕을 먹어 서러웠다. 오늘 헌재의 결정이 그 사람이 말하던 공정과 상식"이라고 말했다.
생중계 현장을 찾은 박규림 양(16)은 "국정을 어지럽힌 대통령이 파면돼서 정말 다행"이라며 "이제 사회 신뢰 회복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기뻐했다.
반면 이를 바라보는 고령층은 참담한 기분을 감추지 않았다. 강릉월화거리는 강릉 대표 전통시장인 중앙·성남시장과 맞닿아 있어 고령층의 유동 인구가 많은 곳이다.
이날 중앙시장 내 국밥집 등 식당에선 소주를 마시며 현 상황을 한탄하는 고령층들이 많았다.
A 씨(80대)는 "도대체 8대0이 무슨 일이냐. 나라가 망했다"며 "어떻게 만들어진 나라인데, 좌파에게 넘어갔다"고 분노했다.
B 씨(70대)는 "대통령이 도대체 뭘 잘못했나. 비상계엄으로 피해를 본 일반 국민이 있느냐"며 "비상계엄은 민주당의 줄탄핵, 입법독재를 못견딘 대통령의 최후의 방어권이었다"고 주장했다.
실제 이날 강릉 생중계 현장에서 시민들이 "윤석열 파면"을 외치자 한 고령층이 현장을 지나가며 "윤석열 대통령이라고 해야지. 윤석열이 뭐냐"며 "국민이 뽑은 대통령이다"라고 고함을 지르기도 했다.

강릉은 강원 보수의 텃밭이자 윤 대통령의 외가다.
윤 대통령은 2021년 추미애 당시 법무부 장관과 대립하다 검찰총장 직을 내려놓고 잠행했을 당시 외가가 있는 강릉에서 처음 대외 행보를 했다. 그는 검사 시절에도 춘천지검 강릉지청에서 근무한 이력이 있다. 지난 20대 대선에서 강릉은 윤 대통령에게 과반(57.31%)의 표를 몰아줬다.
한편 헌재는 이날 오전 11시 22분 재판관 전원 일치 의견으로 윤 대통령 파면 결정을 내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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