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거제=뉴스1) 강미영 기자 = 4·2 경남 거제시장 재선거가 접전이 될 것이란 예상과 달리 변광용 더불어민주당 후보의 압도적인 승리로 마무리됐다.
3일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 따르면 변 당선인은 최종 득표율 56.75%(5만 1292표)를 기록했다. 반면 국민의힘 박환기 후보는 38.12%(3만 4455표)에 머물렀다.
1, 2위 간 표차는 1만 6837표(18.63%p)에 달한다.
개표 초반 사전투표함 집계 시작부터 변 당선인은 박 후보를 여유있게 따돌리며 앞서 나갔고, 끝내 격차를 내주지 않은 채 승리를 확정했다. 이로써 그는 3년 만에 거제시장에 돌아오게 됐다.
변 당선인은 지난 2018년 제7회 전국동시지방선거에서 승리하며 민주당 계열에서는 처음으로 거제시장직을 맡았다.
그러나 4년 뒤, 윤석열 정권이 들어선 제8회 지방선거에서 국민의힘 박종우 전 시장에게 불과 387표(0.39%p)차로 아쉽게 떨어졌다.
이후 정권 심판론이 불었던 제22대 총선에서 민주당 후보로 출마했지만 국민의힘 서일준 의원에게 5837표(4.56%p)차로 패배하며 연이은 선거에서 고배를 마셨다.
양대 조선소가 지역 경제를 이끄는 거제는 보수 텃밭인 경남에서도 비교적 진보 성향이 강한 지역으로 꼽힌다.
그러나 최근 선거에서 연이어 보수가 승리하면서 보수세가 굳어진 분위기가 형성됐다. 일각에서 청년 인구 유출이 지속되면서 지역 성향이 점차 보수적으로 변화하고 있다는 분석도 나왔다.
하지만 지난 총선과 달리 조선소 노동자와 청년 인구가 밀집한 아주·장평·고현·상문동 등 '동 지역'에서 높은 득표율을 기록하며, 보수 우세 흐름을 뒤집고 진보 결집을 끌어낸 것으로 보인다.

예상을 뒤엎은 압도적인 승리는 윤석열 대통령의 12·3 비상계엄 사태와 탄핵 정국이 거제 민심에 강하게 반영됐다는 게 지배적인 관측이다.
변 당선인은 선거 운동 과정에서 '탄핵 찬성' 입장을 공개적으로 밝히기도 했다.
거기에 이번 선거가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를 받는 박 전 시장의 당선무효형 확정으로 치러진 점도 선거 결과에 영향을 미쳤다.
변 당선인의 주요 공약인 '조선업 외국인 노동자 쿼터제 재검토'와 '민생회복지원금 20만 원 지급'도 조선도시 거제 민심 변화의 중요한 요인으로 작용했다.
삼성중공업·한화오션 양대 조선소 활황에도 불구하고 전반적으로 침체한 지역 경제가 이러한 변화를 부추겼다는 것이다.
또한 상대적으로 유권자 관심도가 낮은 재선거 특성상, 변 당선인이 거제 일운면 출신이자 '전 시장' 인지도를 갖고 있는 점도 승리의 한 요인이 됐다.
그는 당선 직후 "시민들에게 한 약속을 지키기 위한 절차를 진행할 것"이라며 "어려운 지역 경제와 침체한 지역 상권 활성화에 우선적으로 시정 방침을 두겠다"고 말했다.
당선인 임기는 오는 2026년 6월 30일까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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