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이비 버핏' 애크먼의 반성문…"트럼프 관세 이 정도일 줄은"

[피플in포커스]관세전쟁에 투자한 나이키 주가 20% 빠지며 공장 노동자 '밈' 등장
NYT "똑똑하다는 월가 전문가들, 트럼프 선동 기술 제대로 판단 못해"

 빌 애크먼 ⓒ 로이터=뉴스1
빌 애크먼 ⓒ 로이터=뉴스1

내 실수(My bad)

(서울=뉴스1) 신기림 기자 = 지난 6일 일요일 밤 9시, 투자 현인 워런 버핏에 버금간다는 찬사를 받는 억만장자 빌 애크먼(58)은 100만 넘는 팔로워를 거느린 X 계정에서 "내 잘못"을 외쳤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에 대한 판단 오류를 인정한 것이다.

불과 몇 달 전만 해도 애크먼은 트럼프 승리를 축하하며 "성인 이후 목격한 가장 친성장적이고 가장 친기업적이며 가장 친미적 행정부가 탄생할 것"이라고 예측했다. 관세는 미국이 더 나은 거래를 이끄는 협상 수단이 될 것이라고 애크먼은 판단했다.

과거 민주당을 지지했던 애크먼은 트럼프에 대한 단순한 지지를 넘어선 행보를 보였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그는 정치후원단체 '트럼프 47위원회'에 기부한 돈만 41만9000달러가 넘고 온갖 텔레비전 프로그램과 팟캐스트에 출연해 트럼프를 홍보했다.

8월에는 현재 트럼프의 상무부 장관을 맡고 있는 월스트리트 임원인 하워드 러트닉과 함께 햄튼에 있는 러트닉의 자택에서 열린 기금 모금 행사에서 트럼프와 나란히 서기도 했다.

본문 이미지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7일(현지시간) 워싱턴 백악관에서 방미 중인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와 회담 중 “중국이 미국의 상호관세에 맞춰 같은 수준의 관세를 부과키로 한 것을 철회하지 않으면 50%의 추가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말하고 있다. 2025.04.08 ⓒ AFP=뉴스1 ⓒ News1 우동명 기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7일(현지시간) 워싱턴 백악관에서 방미 중인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와 회담 중 “중국이 미국의 상호관세에 맞춰 같은 수준의 관세를 부과키로 한 것을 철회하지 않으면 50%의 추가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말하고 있다. 2025.04.08 ⓒ AFP=뉴스1 ⓒ News1 우동명 기자

하지만 트럼프가 예상보다 강력한 관세 의지를 굳히면서 애크먼의 기대는 실망과 자책으로 이어졌다. 그는 X에서 "이런 상황을 예측할 수 없었다"며 "경제적 합리성이 가장 중요할 것이라고 생각했다"고 변명했다.

애크먼은 최근 며칠 사이 X에 올린 글에서 "가장 취약한 기업과 시민들에게 피해를 줄 수 있는 중대한 글로벌 경제 혼란"을 방지할 수 있다며 관세 인상 유예를 호소했다. 관세를 "중대한 정책 오류"라고 지적하며 "비대칭적 관세 협상이 해결되지 않으면 경제적 핵겨울"로 이어질 수 있다고까지 경고했지만 트럼프의 질주에 아무런 영향을 미치지 못했다.

애크먼은 10년 전 포브스 커버스토리를 장식하며 '베이비 버핏'이라는 별명까지 얻었지만 불과 며칠 만에 발생한 시장 붕괴로 큰 타격을 입었다. 런던 주식시장에 상장된 애크먼의 투자회사 '퍼싱스퀘어 홀딩스 펀드'는 올 들어 12% 하락했다. 투자자들이 애크먼을 떠나고 있다는 의미라고 블룸버그는 해석했다.

반면 그의 우상인 버핏은 세계적 부자들의 재산이 증발하는 사이 거의 유일하게 돈을 벌어 들였다. 7일 블룸버그 세계자산 순위에 따르면 버핏은 올해 들어 재산이 127억 달러 늘어나 6대 부호에 올랐는데 다른 10대 부호들이 재산이 줄어든 것과 대조적이다.

베이비 버핏이라는 칭송을 받던 애크먼은 이제 파산할지도 모르는 나이키의 공장 노동자라는 '밈'까지 등장하는 수모를 겪고 있다. 나이키는 애크먼 투자 가운데 관세에 직접적 타격을 받는 유일한 기업으로 지난 한 주 동안 주가는 20% 가까이 빠졌다.

애크먼은 월가와 트럼프의 밀착을 상징하는 인물이라는 점에서 이른바 스마트 머니가 얼마나 트럼프를 잘못 판단했는지를 보여준다.

뉴욕타임스(NYT) 칼럼니스트는 "겉으로 똑똑해 보이는 월스트리트 전문가들이 선동가로서의 트럼프 기술을 정책 설계자로서의 지혜로 착각하면서 트럼프를 제대로 판단하지 못했다"고 지적했다.

shinkirim@news1.kr

대표이사/발행인 : 이영섭

|

편집인 : 채원배

|

편집국장 : 김기성

|

주소 : 서울시 종로구 종로 47 (공평동,SC빌딩17층)

|

사업자등록번호 : 101-86-62870

|

고충처리인 : 김성환

|

청소년보호책임자 : 안병길

|

통신판매업신고 : 서울종로 0676호

|

등록일 : 2011. 05. 26

|

제호 : 뉴스1코리아(읽기: 뉴스원코리아)

|

대표 전화 : 02-397-7000

|

대표 이메일 : webmaster@news1.kr

Copyright ⓒ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사용 및 재배포, AI학습 활용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