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세종=뉴스1) 조현기 박재하 김승준 나혜윤 기자 = 국회가 9일 미국 트럼프 행정부가 우리나라에 대해 상호관세율을 25%으로 결정한 것과 관련 정부를 향해 "죽기 살기로 대응하라"고 대응책 마련을 주문했다. 1997년 외환위기 상황이 언급된다며 추가경정예산(추경) 추가 마련 등 정부가 할 수 있는 모든 대책을 동원해 총력 대응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국회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는 이날 오전 전체 회의를 열고 미국 트럼프 행정부의 관세 정책과 관련 현안 질의를 가졌다. 이 자리에서 거대 양당 의원들은 초당적으로 이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 정부가 각성할 것을 촉구했다.
이철규 산자위원장은 "지금이 우리 경제를 안정적으로 관리할 수 있는 적기(골든타임)이다. 정부는 (미국 트럼프 행정부의) 상호관세에 따른 거시경제 전반에 대한 영향을 집중적으로 점검하고 시급한 부분에 대해선 지원 방안을 조속히 마련할 필요가 있다. 비상한 각오로 만전을 기해달라"고 말했다.
국회부의장을 맡고 있는 주호영 국민의힘 의원은 안덕근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을 불러내 "일본은 지난해 대미 수입을 늘려 대미 흑자를 희석하는 방법으로 유용한 파트너라는 이미지를 각인시키려고 노력했다"며 "죽기 살기로 노력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에 안 장관은 "말씀에 꼭 유념해 총력 대응하겠다"고 답변했다.
같은 당 이종배 의원 역시 "시중에서는 1997년 외환위기(IMF 위기) 후 우리 경제의 최대 위기라는 이야기가 돈다"며 "밤잠을 못 자겠다는 이런 고민을 많이 하신다. 피해기업에 대해서 24시간 모니터링하고 피해기업 지원을 적극적으로 해야 한다. 추경도 충분한지 한 번 적극 검토하라"고 역설했다.
경남 거제에 지역구를 두고 있는 서일준 국민의힘 의원은 트럼프 행정부의 공세에 맞설 타개책으로 '조선업 육성'을 언급했다. 다만 서 의원은 조선업 열풍이 지역경제엔 영향을 끼치지 못하고 있다며 "산자부에서 조선산업을 방기하고 있으면 안 된다"고 대책 마련을 촉구했다.
허종식 더불어민주당 의원도 정부가 각성할 것을 촉구하며 "일본은 총리가 나서고, 기업도 나서고 뭔가 많이 하고 있다. 그런데 우리나라는 이제 뒤늦게 나서는 것 아니냐는 걱정이 많다"며 "우리는 IMF도 이겼던 나라다. (위기 극복의) 기회를 잡아야 한다"고 말했다.
같은당 정진욱 의원은 "장관은 '미국을 왔다 갔다' 했는데 우리가 받은 무슨 특별한 혜택이 있었냐. 지금 (우리나라가 받은 상호관세율은) 25% 그냥 그대로 나왔지 않냐"고 정부를 질타하며 "추경을 산업부가 적극적으로 요구해야 한다"고 역설했다.
장철민 민주당 의원은 윤석열 전 대통령 파면 후 사실상 현재 무정부 상태임을 지적하며 "국회 양당이 산자부가 갖고 잇는 협상력을 키울 수 있게 (미국에) 신뢰를 심어줘야 한다. 미국과 협상하는데 (국회가) 일종의 보증을 서줘야 한다"고 주장했다.
한편 양당은 이날 산자부와 중소벤처기업부 산하 기관의 이른바 '알박기' 인사 의혹에 대해 공방을 주고 받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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