車 25% 관세 '수출 9조' 감소…현대차, 천만원 이상 인상 불가피

현대차그룹 '현지 생산 확대' 속도전…부담 10조 늘어
한국GM 철수설, 영세 부품사 피해 더 클 듯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회장이 24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DC 백악관 루즈벨트 룸에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마이크 존슨(R-LA) 미 하원의장, 제프 랜드리 루이지애나 주지사가 지켜보는 가운데 210억 달러(약 31조 원) 규모의 대미 투자계획을 발표하고 있다. ⓒ 로이터=뉴스1 ⓒ News1 류정민 특파원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회장이 24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DC 백악관 루즈벨트 룸에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마이크 존슨(R-LA) 미 하원의장, 제프 랜드리 루이지애나 주지사가 지켜보는 가운데 210억 달러(약 31조 원) 규모의 대미 투자계획을 발표하고 있다. ⓒ 로이터=뉴스1 ⓒ News1 류정민 특파원

(서울=뉴스1) 박기범 이동희 기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수입 자동차에 대해 25% 관세를 부과하는 대신 상호관세 대상에서 자동차를 제외하면서 자동차 업계가 최악의 상황은 피했다.

하지만 한미 자유무역협정(FTA)으로 사실상 무관세를 적용받던 국내 자동차 업계의 수익성 악화는 불가피할 전망이다. 완성차 업계뿐만 아니라 부품사도 관세를 적용받으면서 산업 전반의 피해가 예상된다.

수출 9조원 감소…현대차그룹 10조원 피해 예상도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자동차에 대한 25% 관세는 3일(현지시간) 0시부터 부과할 계획이라고 재확인했다. 다만, 트럼프는 이날 한국에 대한 25%의 상호관세(reciprocal tariffs)를 부과하는 행정명령에 서명하면서, 상호관세 대상에서 자동차는 제외했다.

한국 자동차 업계는 최악은 피했다는 평가다. 자동차에 대한 25% 관세에 상호관세 25%가 더해질 경우 최대 50%의 관세가 적용될 수 있었다.

최악은 피했지만, 그간 2012년 발표된 한미 FTA를 통해 관세 없이 자동차를 수출해 온 업체들의 피해는 불가피한 상황이다. 한국의 대미 자동차 수출은 2012년 80만 대 수준에서 지난해 143만2713대로 70% 이상 증가했다. 지난해에는 한국의 대미 수출 품목 1위가 자동차로, 수출액은 347억 달러(약 50조 4500억 원)에 달했다.

IBK기업은행 경제연구소 분석에 따르면 관세 25%의 관세가 적용되면 자동차 수출액이 2024년 대비 63억5778만 달러(약 9조 1700억 원) 감소할 것으로 추정된다.

지난해 미국에서 역대 최대인 170만 대 이상을 판매한 현대차그룹으로선 발등에 불이 떨어졌다. 지난해 미국 전체 판매량 가운데 57%인 101만5005대(현대차 63만7638대·기아 37만7367대)가 한국에서 생산돼 미국으로 향했다. iM증권은 25% 관세 부과 시 현대차·기아의 부담은 현대차 5조 7000억 원, 기아 4조 원 등 10조 원에 육박할 것으로 추산했다.

실제 미국에서 투싼 하이브리드는 3만 3365달러(약 4800만 원), 스포티지 하이브리드는 2만 8790달러(약 4100만 원)부터 판매되고 있다. 25%의 관세가 적용될 경우 1000만 원가량의 가격이 인상돼 가격 경쟁력이 낮아질 수 있다.

프리미엄 브랜드 제네시스의 경우 G80 5만 7100달러(8100만 원), GV80은 5만 8200달러(8300만 원). G90은 8만 9700달러(1억3000만 원)에 판매되고 있어 관세 적용 시 2000만 원 이상 가격이 인상된다.

지난해 생산 물량의 84%를 미국에 수출한 한국GM의 피해는 더 클 전망이다. 한국GM은 지난해 49만 대 중 41만 대를 미국에 수출했다. 전체 판매량의 83%, 해외 판매량의 88%를 미국 시장에 의존한 셈이다.

수출 차종은 소형 스포츠유틸리티차(SUV) '트랙스 크로스오버'와 '트레일블레이저' 2종으로 모두 2만 5000달러(약 3600만 원) 안팎의 저렴한 가격으로 미국에서 인기가 많다. 관세 25%가 적용되면 두 차량의 가격은 3만 1000달러(약 4500만 원)까지 올라 가격 경쟁력을 잃을 수밖에 없다.

부품사 피해도 예상된다. 자동차 핵심 부품에 대한 관세는 5월 3일 이전에 확정될 예정이다. 미국 도로교통안전국(NHTSA)에 따르면 현대차·기아가 미국 현지에서 생산하는 차종에 30% 이상 한국산 부품이 사용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부품사 역시 한미 FTA를 적용받아 그간 무관세로 수출해 왔다.

본문 이미지 - 현대차그룹이 26일(현지시간) 미국 조지아주 엘라벨(Ellabell)에 위치한 ‘현대자동차그룹 메타플랜트 아메리카(Hyundai Motor Group Metaplant America, HMGMA)’의 준공식을 개최했다. 사진은 현대차그룹 메타플랜트 아메리카 모습. (현대차그룹 제공, 판매 및 DB 금지) 2025.3.27/뉴스1
현대차그룹이 26일(현지시간) 미국 조지아주 엘라벨(Ellabell)에 위치한 ‘현대자동차그룹 메타플랜트 아메리카(Hyundai Motor Group Metaplant America, HMGMA)’의 준공식을 개최했다. 사진은 현대차그룹 메타플랜트 아메리카 모습. (현대차그룹 제공, 판매 및 DB 금지) 2025.3.27/뉴스1

'현지 생산' 단기간 피해 불가피…한국GM 철수설·영세 부품사 피해

관세장벽을 피하기 위한 방법으로 현지생산이 꼽힌다. 현대차그룹은 최근 오는 2028년까지 미국에서 자동차, 부품 및 물류, 철강, 미래 산업 등 주요 분야에 210억 달러(31조 원)를 투자한다고 밝혔다.

이를 통해 최근 완공한 현대차그룹 메타플랜트 아메리카(HMGMA) 생산 규모를 현재 연간 30만 대에서 50만 대까지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이 경우 기존의 공장과 더해 최대 120만대를 미국에서 생산할 수 있다. 이는 지난해 미국 판매량(170만 대) 기준 70%에 해당하는 수준이다. 제철소, 부품사 등 건립 등을 통한 수직계열화로 원자재 관세를 피하겠다는 전략이다.

다만, 이런 조치는 장기 프로젝트로 단시간 내 효과를 기대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여전히 관세 리스크 속에 있는 것이다.

업계에서는 현대차그룹이 미국에서 인기가 높고 수익성이 좋은 하이브리드차, SUV 등 고가 차종을 현지에서 주력 생산하고, 관세가 붙더라도 비인기 차종과 저가 차종을 수입하는 등 현지 생산 차종 조정에 나설 것으로 보고 있다.

현지 생산에 나선 현대차그룹은 상황이 나은 편이다. 한미 FTA로 미국 수출 기지 역할을 하던 한국GM은 한국시장 철수설이 이어지고 있다.

국내 부품사의 경우 영세한 곳이 많아 미국에 공장을 세울 여력이 없어 현지생산은 꿈도 못 꾸고 있다. 한국자동차연구원에 따르면 2022년 기준 자동차 부품 기업은 1만 5239개였는데 이 가운데 4인 미만 사업체가 50.3%, 매출액 5억 미만인 곳이 27.6%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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