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울=뉴스1) 정윤미 김민수 임여익 조유리 기자 = 윤석열 전 대통령 파면 후 첫 주말인 5일 서울 광화문 일대에는 궂은 날씨에도 많은 시민들이 우산을 들고 거리로 나왔다. 양측 간 상반된 집회 분위기 속 자칫 충돌 등 돌발상황이 우려되기도 했으나 다행히 무탈하게 마무리됐다.
윤 전 대통령 지지층으로 구성된 자유통일당은 이날 오후 1시부터 서울 종로구 동화면세점부터 시청역 구간에서 '광화문 국민대회'를 개최했다.
윤 전 대통령 지지자들은 비를 맞으면서도 태극기와 성조기를 흔들며 "부정선거" "탄핵 무효" "사기 탄핵" 구호를 연신 외쳤다.
전광훈 사랑제일교회 목사는 연단에 올라 "국민저항권으로 헌법재판소를 해체해야 한다"고 거듭 주장했고 윤상현 국민의힘 의원 역시 "자유민주주의 체제 승리를 위한 싸움은 결코 중단되지 않을 것"이라고 예고했다.
참가자들의 과격한 언행에도 불구하고 참가자 수는 전주 대비 대폭 줄어들면서 파면 이후 동력을 상실한 듯한 모습이었다. 주최 측은 100만여명이 모였다고 주장했으나 오후 2시 기준 경찰 비공식 추산은 1만 8000명이었다.
보수기독교단체인 세이브코리아는 당초 이날 오후 1시부터 영등포구 여의도에서 2만명 규모 집회를 열겠다고 신고했으나 선고 직후 돌연 취소했다.

광화문 앞 삼거리에서 이날 오후 4시부터 열린 탄핵 찬성 집회 측은 축제 분위기가 한창이었다. 광화문 정문부터 경복궁 방향 차도에는 조그만 푸드트럭 20여대가 줄지어서 솜사탕, 소떡소떡, 추로스 등을 판매했다.
가족, 연인 등으로 구성된 남녀노소 집회 참가자들은 광화문 돌담길 앞 잔디, 비에 젖은 아스팔트 바닥 등에 돗자리를 깔고 앉아 음식을 나눠 먹었다. 집회 무대에서 흘러나오는 노래에 맞춰 몸을 양옆으로 흔들기도 했다.
그러면서도 중간중간 무대 위 발언자 구호에 맞춰 "우리가 승리했다" "내란 세력 청산하자"를 따라 외쳤다.
동시간대 숭례문 방면 시청역 7번 출구 인근에서는 또 다른 '찬탄' 단체인 촛불행동이 주최하는 파면 기념집회가 열렸다. 아리랑 음악과 함께 경쾌한 풍물패 공연에 초등학생부터 80대 노인까지 덩실덩실 어깨춤을 췄다. 한쪽에서는 '축 파면' 기념 떡을 나눠줬다.
오후 5시 갑자기 쏟아지는 비에 참가자들은 가지고 온 우산을 펼치거나 천막 밑에 들어가는 등 우왕좌왕했지만 표정만큼은 밝았다. 오후 5시 30분 기준 경찰 비공식 추산 광화문 집회 참가자 수는 5000여명이었다. 시청역 주최 측은 참가자 수를 5000여명이라고 밝혔다.

아울러 탄핵 심판이 열리면서 석 달 넘게 불법 집회 등으로 몸살을 앓았던 헌법재판소 인근도 점차 일상으로 되돌아가는 모습이다. 안국역에서 재동초삼거리 일대 북촌로에는 여전히 차 벽이 설치된 채 경찰이 경계 근무를 서고 있다.
다만 나머지 전 차로는 정상 운영 중이다. 시민 통행도 한결 자유로워졌다. 인근 상인들은 지난겨울 집회·시위로 잃었던 손님을 맞이할 준비에 한껏 기대감이 부푼 모습이었다.
오후 한때 헌재 앞에서 한 20대 남성은 '법과 상식이 통하는 대한민국을 원한다'는 손팻말을 들고 침묵시위를 벌였다. 헌재에서 도보 10분 거리에 있는 서울경운학교 근처에는 '국민 저항권' '사기 탄핵 불복' 등이 적한 팻말이 걸린 천막 아래 지지자 5명이 농성 중이었다.

younme@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