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1) 최종일 선임기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4월 2일을 '미국 해방의 날'로 부르면서, '상호관세'를 통해 미국과 미국의 주요 무역 상대국과의 관계를 재편하려고 한다.
스콧 베선트 미국 재무장관은 미국 폭스뉴스와의 인터뷰에서 상호관세의 발표는 미 동부 시간 4월 2일 오후 3시(한국 시간 3일 오전 4시)가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캐롤라인 레빗 백악관 대변인은 "트럼프 대통령이 2일 백악관 로즈가든 '해방의 날' 행사에서 상호관세를 발표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간 트럼프의 발언과 미 정부 인사의 발표 등을 참고해 어떤 내용이 발표될지를 Q&A로 살펴본다.
무역에서 상호(reciprocal)란 두 당사자 이상이 서로 유사하거나 동등한 조건을 부여한다는 의미로, 상호무역협정과 상호시장접근, 상호양보 등에서 사용된다. 상호주의는 세계무역기구(WTO) 협상에서 균형 잡힌 무역 자유화를 보장하는 핵심 원칙이다.
트럼프에게 상호관세란 관세율을 높여 무역 불균형 문제를 해결하는 '눈에는 눈, 이에는 이'란 방식이다. 전통적인 상호 양보보다는 거래에 더 중점을 두면서, 자신이 생각하는 불균형을 제거하는 데 초점을 맞췄다.
트럼프와 그의 참모들은 많은 미국의 무역 상대국이 관행적으로 자국 수출업체를 지원해 미국 기업 대비 경쟁력을 높이면서 미국 제조업에 해를 끼쳤다고 보고 있다. 관세 장벽을 쌓으면 외국 기업 혹은 해외에서 사업하는 미국 기업이 미국에 공장을 건설하고 미국 노동자를 고용하도록 유도할 수 있다고 믿는다. 이 전략엔 감세 정책에 따른 세수 부족을 만회할 수 있다는 목표도 같이 있다.
백악관 자료에 따르면 상호관세는 각국에 맞춤형으로 발표될 것으로 보인다. 트럼프 정부는 상대국의 미국 상품에 대한 관세뿐만 아니라 기업 보조금, 개인정보 보호 등 규제, 부가가치세(VAT), 환율 관리, 느슨한 지식재산권 보호 등이 미국 제조업체를 불리하게 만든다면서 이들을 상호관세 세율 선정에서 반영할 것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이 같은 '비관세 장벽'은 수치화하기 어렵기 때문에 미국이 이를 어떻게 반영할지는 지켜봐야 한다.

참고로, 비관세 장벽 가운데 하나로 언급된 부가세의 경우 유럽연합(EU) 국가가 일반적으로 높다. 이탈리아는 22%이고, 독일은 19%, 인도는 18%, 멕시코는 16%, 캐나다는 15%, 중국은 13% 등이다. 한국은 일본, 말레이시아, 베트남과 같이 10%다. 미국에는 부가세가 없다. 대신에 판매세(sales tax)가 있다. 일반적으로 4~6%다.
상호관세는 여러 방식으로 부과될 수 있다. 특정 제품, 전체 산업에 매길 수 있고 혹은 특정 국가에서 들어오는 상품에 평균 관세를 부과하는 식이 될 수도 있다. 현재로선 무역 상대국인 거의 모든 국가를 상대로 국가별 일률 관세를 부과하는 방식이 예상된다.
한때 무역 불균형이 심한 국가를 중심으로 한 상호관세 부과에 힘이 실리면서 면제나 예외 대상국이 거론되기도 했으나 트럼프나 백악관은 여러 차례 "모든 나라에 부과할 것"이라며 "예외는 없다"는 입장을 밝혔다.
베선트 재무장관은 지난 18일 폭스뉴스 인터뷰에서 "우리가 '더티 15'이라 부르는 국가들이 있는데, 이들은 상당한 관세를 (미국에) 부과하고 있다"고 언급해 이들 10~15개국이 집중적인 타깃이 될 것임을 시사했다.
트럼프는 31일 백악관 집무실에서 기자들과 만나 "상대국이 우리에게 부과하는 만큼 우리도 그들에게 부과할 것"이라며 "(세부 내용은) 1일 밤 또는 이틀 뒤인 2일에 알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우리는 그들보다 더 너그럽게 적용할 것"이라며 "수치는 그들이 우리에게 부과한 금액보다 낮을 것이며 어떤 경우에는 상당히 낮을 수도 있다"고 설명했다.
캐롤라인 레빗 백악관 대변인도 같은 날 기자들과 만나 이번에 발표하는 상호관세는 "국가별 관세"라면서 아울러 "트럼프 대통령이 품목별 관세에도 전념하고 있다"고 말해 반도체나 목재, 의약품 등 추가 품목별 관세 부과 가능성을 열어놓았다.
한때 무역 상대국을 '낮음', '보통', '높음'의 3개 그룹으로 나눠 상호관세를 부과하는 방식을 검토했다가 다시 개별 국가별 부과로 돌아선 것으로 알려졌다.
상호관세가 베일에 싸여 있다 보니 이미 발표되거나 발표 예정인 품목별 관세에 합산되는 것인지도 관심이다.
미국은 모든 나라에서 수입하는 철강과 알루미늄에 25%의 관세를 지난 3월 12일부터 부과하고 있다. 자동차에 대해서는 4월 2일부터 25%의 관세가 발효(징수는 4월 3일부터)된다.
미국이 상호관세를 통해 A국가로부터 수입하는 모든 상품에 15% 추가 관세를 부과할 경우 A국가 철강 제품에 총 40%가 붙게 되는지는 아직까지 불분명하다. 만일 우리나라에 대한 상호관세가 자동차 관세와 합산 적용될 경우 미국 외에서 만들어 수출하는 자동차는 미국산 자동차에 비해 가격 경쟁력이 크게 뒤질 수밖에 없어 상당한 수출 차질이 불가피하다.
중국의 경우에는 이미 합산 적용하고 있다. 트럼프는 1기 때인 2018년부터 무역법 301조에 근거해 중국산 다수 상품에 최소 7.5%에서 최대 25%의 관세를 수차례에 걸쳐 부과했다. 2기 들어선 모든 중국산 제품에 20%(10+10%) 관세를 추가했다. 여기에 철강·알루미늄 제품에 대한 25% 관세가 합산 적용되고 있다.
캐롤라인 레빗 백악관 대변인은 31일 기자들과 만나 "트럼프 대통령이 오는 2일 백악관 로즈가든에서 '해방의 날' 행사에서 상호관세를 발표할 것"이라면서도 세부 내용에 대해선 함구했다. 그는 이 자리에서 EU와 일본, 인도, 캐나다의 관세율을 언급하며, 이러한 나라들이 대통령의 새로운 관세 부과 대상 중 하나일 가능성이 높다는 신호를 보냈다.
상호관세의 실체를 두고 여러 추측과 혼선이 이어지면서 '보편관세' 형태가 되는 게 아니냐는 얘기도 나온 적이 있다.
'보편관세(universal tariffs)'는 미국이 수입하는 전체 상품에 일률적으로 관세를 매기는 것이다. 지난해 대선 기간에 트럼프는 미국으로 수입되는 모든 제품에 10~20%의 보편관세를 부과하겠다고 공언한 바 있다.
이에 대해선 '가격 쇼크'가 발생할 수 있다는 경고가 쏟아졌고, 다수의 공화당 의원도 비판의 목소리를 내면서 상호관세로 대체된 것으로 전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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