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1) 정지윤 이창규 기자 = 프랑스의 대표적인 극우 정치인 마린 르펜이 횡령 혐의 유죄 판결로 대선 출마길이 막힐 위기에 처하자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우려를 표했다. 르펜의 실형 선고에 지난 대선 기간 동안 자신이 직면했던 사법 리스크를 이입하는 모양새다.
로이터통신과 AFP통신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31일(현지시간) 마린 르펜 국민연합(RN) 원내대표의 실형 선고와 관련해 "매우 큰 일"이라고 말했다.
르펜 대표는 이날 유럽의회 자금을 빼돌린 혐의로 징역 4년과 5년간 공직 선거 출마 금지 등 실형을 선고받았다. 이번 판결에 따라 공직 출마 제한이 발효됐다. 2027년 대선 전까지 항소심이나 최종심에서 무죄를 선고받지 못한다면 르펜의 대권 도전은 무산된다.
트럼프 대통령은 기자들에게 "저는 모든 걸 알고 있고, 많은 사람들이 그녀가 아무 혐의로도 유죄 판결을 받지 않을 것이라고 생각했다"고 전했다.
이어 "하지만 그녀는 5년간 출마가 금지됐고 그는 유력 후보다. 우리나라 같다"고 덧붙였다. 지난 대선 기간 동안 자신이 직면했던 사법 리스크를 시사한 것이다.
트럼프는 성 추문 입막음 혐의, 의사당 폭동 관여 혐의 등으로 4건의 형사 소송에 휘말리며 위기에 처했다. 그러나 이번 대선에서 승리하면서 연방 기소는 기각됐다.
태미 브루스 미 국무부 대변인은 이날 르펜의 유죄 판결을 직접 언급하지는 않으면서도 "우리는 서방으로서 민주주의적 가치를 이야기하는 것 그 이상을 해야 한다. 우리는 그것을 살아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미국에서 트럼프 대통령을 상대로 공격적이고 부패한 법적 싸움이 벌어지고 있는 상황에서 사람들을 정치에서 배제하는 건 특히 우려스러운 일"이라며 "우리는 모든 사람이 공공장소에서 의견을 제시할 권리를 지지한다"고 덧붙였다.
브루스 대변인은 한 기자가 르펜을 '극우'라고 표현하자 "그 단어는 비하적일 수 있다"고 이의를 제기했다.
이번 르펜의 유죄 판결에 대해서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도 "트럼프 대통령에 대한 법적 공격처럼 역풍을 맞을 것"이라며 말을 얹었다.
머스크는 "급진 좌파는 민주적 선거에서 승리할 수 없을 때 법체계를 악용해 정적을 감옥에 보낸다"며 "이는 전 세계적으로 그들이 사용하는 전형적인 방식"이라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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