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1) 이창규 기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촉발한 글로벌 관세전쟁으로 미국도 피해를 입을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남성보다는 여성들의 피해가 더 클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미국에선 남성 의류보다 여성 의류에 대한 관세가 더 높다는 이유에서다.
CNN에 따르면, 미국의 관세 제도 하에서 여성 의류에 대한 관세가 남성 의류보다 약 3% 포인트 높아 '핑크 관세'(pink tariffs)라 불린다.
미국 싱크탱크 진보정책연구소(PPI)에 따르면, 지난 2022년 여성 의류에 대한 평균 관세율은 16.7%인 반면 남성 의류에 대한 평균 관세율은 13.6%였다.
에드워드 그레서 PPI 부회장은 "여성이 남성보다 의류 한 벌당 평균 1달러를 더 지불하며 그로 인해 연간 20억 달러 이상의 추가 비용을 부담하고 있다"고 말했다.
게다가 여성이 남성보다 의류에 더 많은 지출을 한다는 점도 여성이 관세의 영향을 더 많이 받는 요인 중 하나다.
노동통계국에 따르면, 지난 2023년 여성복에 대한 가계 지출은 평균 655달러였고, 남성복은 406달러였다.
미국이 여성 의류에 대해 더 높은 관세를 부과한 것은 미국이 1930~1940년대 글로벌 자유무역 체계를 구축하던 시기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미국에서 남성복 산업은 주요 고용 창출 산업이자 경제 산업 동력이었던 반면 여성복 산업은 소규모였다.
이에 미국 섬유 및 의류 제조업체들은 남성복 관세를 인하하고 무역장벽을 제거하는 데 주력했고 결국 남성복 관세만 인하된 채 지금까지 이어졌다.
여성 외에도 고소득층보다는 저소득층이 관세 인상으로 인해 더 큰 피해를 받을 것으로 예상된다. 저렴한 기본 의류에 대한 관세가 더 높다는 이유에서다.
미국 델라웨어대의 셩 루 패션 및 의류학과 교수는 관세는 원단 구성에 따라 달라지기에 양말, 속옷, 티셔츠, 운동화 같은 기본 의류 제품이 고급 제품보다 더 높은 관세율이 적용된다고 말했다.
무역 전문가들도 관세로 인해 고급 제품보다 기본 제품의 가격이 더 빠르게 오를 것으로 예상했다. 기본 제품의 경우 마진이 낮아 기업이 비용 상승을 흡수할 여지가 적기 때문이다.
그레서는 "비용 상승은 고급 제품 시장보다 저가 제품 시장에서 더 클 것"이라며 "시간제로 일하는 미국인들이 관세 부담의 상당 부분을 떠안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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