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1) 김지완 기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취임 이후 입국 거부 또는 구금 우려와 그에 대한 반감 등으로 미국을 찾는 관광객들이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12일(현지시간) 미국 상무부 국제무역국을 인용해 지난달 미국에서 최소 하룻밤을 지낸 해외 관광객은 지난해 3월에 비해 12% 감소했다고 보도했다. 이는 코로나19 팬데믹 기간이던 2021년 3월 이후 최대 감소폭이다.
서유럽 출신의 관광객은 17% 감소했다. 그중에서 아일랜드, 노르웨이, 독일 등 일부 국가에서 온 관광객은 20% 이상 줄어들었다.
여행 예약 사이트 오미오의 최고경영자(CEO) 나렌 샴은 올해 1분기 미국행 여행의 취소율이 전년 동기 대비 16% 높았다며, 영국, 독일, 프랑스 관광객의 취소율은 40%에 달했다고 밝혔다. 이와 같은 추세는 미국 국내총생산(GPD)의 2.5%를 차지하는 관광 업계에 타격을 줄 것으로 예상된다.
관광객 감소의 원인 중 하나로는 트럼프 행정부의 강경한 이민 정책이 꼽힌다. 프랑스 호텔 기업인 아코르 CEO인 세바스티앙 바진은 블룸버그에 미국 국경에서 사람들이 구금됐다는 보도가 나오면서 미국 방문을 둘러싼 "나쁜 소문"을 자아냈다고 전했다.
여행 정보분석 업체 '투어리즘 이코노믹스'의 대표인 아담 색스는 부활절 기간에 여행객이 증가하기 때문에 여행객 감소가 나타난 것일 수도 있다고 분석했다. 다만 그도 "데이터를 보면 뭔가 분명히 일어나고 있다"며 "이는 트럼프에 대한 반응"이라고 말했다. 또 트럼프 대통령의 EU, 그린란드, 캐나다 등에 대한 과격한 언행도 유럽인의 미국에 대한 감정에 영향을 끼쳤을 수 있다고 짚었다.
영국 노팅엄 출신의 트랜스젠더인 글로리아 싱크는 관광객이 구금됐다는 보도를 접하고 5월로 예정된 샌프란시스코 방문을 취소했다. 그는 성적 정체성 때문에 "원하지 않는 주목"을 받을까 걱정된다며 "국경이 위험해 보인다. 다시 미국에 갈 일이 있을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항공권·호텔 예약 플랫폼인 '카약'(Kayak)의 공동 창업자 폴 잉글리쉬는 "겨우 2달 만에 (트럼프는) 미국의 명성을 파괴했다"며 "이는 미국 경제에 심각한 타격이며, 훼손된 명성을 회복하는 데에만 여러 세대가 걸릴 것"이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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