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1) 김정률 이기림 기자 = 한덕수 대통령 권한대행 국무총리가 8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첫 통화를 하면서 미국의 '상호관세' 정책에 대한 돌파구를 찾아낼지 주목된다.
한 권한대행은 이날 오후 9시 3분부터 31분까지 총 28분간 트럼프 대통령과 통화했다. 윤석열 전 대통령의 비상계엄 선포 이후 끊어진 한미 대화 채널이 복원되면서 전통적인 우방국인 한미가 협상의 실타래를 풀었다는 분석이다.
양측 모두 구체적인 협상 내용에 대해서는 언급하지 않았지만 양국 정상의 발언을 종합하면 미국의 상호 관세 정책과 관련해 한미 간 소통의 가능성은 열려 있는 것으로 보인다
총리실에 따르면 한 권한대행은 트럼프 대통령에게 양국이 상호 윈-윈 (win-win)하는 방안을 찾을 수 있도록 무역 균형 및 경제협력 분야에서 장관급에서 건설적 협의를 계속해 나가자고 제안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소셜미디어 트루스 소셜을 통해 대한민국 대통령 권한대행과 관세, 조선, LNG, 알래스카 합작투자, 방위비 등에 대해 논의했다고 밝혔다.
특히 트럼프 대통령은 한미 양국이 큰 거래에 특정한 여건을 가지고 있다면서도 이날 미국에 도착 예정인 정인교 산업통상본부장이 이끄는 협상팀을 '최고의 팀'이라고 지목하며 상황이 좋다고 했다.
한 권한대행은 통화 전 이뤄진 미국 CNN과 인터뷰에서 미국의 상호 관세 정책에 대해서는 중국·일본·유럽 등과는 달리 미국과 충돌하지 않고 대화로 문제를 풀어가겠다는데 방점을 찍는 등 유화 제스처를 취했다.
한 권한대행은 "(맞대응이) 한·일·중 3국, 특히 한국에 정말로 이득이 될 거라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했다. 또 미국이 한국에 부과한 25% 관세에 대해서는 우려를 표하면서도 "모든 일이 하루 이틀에 해결될 수는 없다. 기업이 타격받기 전 한미가 협의에 도달할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통상교섭본부장과 주미대사를 지내는 등 통상·외교 전문가인 한 권한대행의 이런 조심스러운 입장은 한미 양국이 협상으로 상호 관세 문제를 풀어낼 여지가 있다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실제 케빈 해셋 백악관 국가경제위원회(NEC) 위원장은 이날 폭스뉴스 인터뷰에서 상호 관세 발효를 직전 세계 각국이 미국 행정부와의 협상 타진을 위해 접촉 중인 가운데 미국 정부는 한국과 일본 등 동맹과 우선 협상한다는 원칙을 세웠다는 취지의 발언을 했다.
스콧 베선트 미국 재무장관은 CNBC와 인터뷰에서알래스카 석유·천연가스 개발 사업이 한국과 일본, 대만에 관세 협상에서 대안이 될 수 있다고 밝혔다.
하지만 상호 관세와 관련한 한미 양국 협상은 순탄하지만은 않을 전망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한 권한대행과 통화에 대해 "거대하고 지속 불가능한 한국의 무역 흑자와 관세에 관해 얘기했다"고 하는 등 기존 관세가 불공평하다는 뜻을 거듭 강조했다.
또 한국 정부가 피해 온 방위비 분담금 문제에 대해서도 트럼프 대통령이 직접 "양국 모두를 위한 훌륭한 합의 틀과 가능성이 있다"며, 방위비 재협상을 시사하기도 했다.
jrkim@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