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르셀로나=뉴스1) 신은빈 기자 = 올해 '모바일 월드 콩그레스(MWC) 2025'에서 가장 눈길을 끈 것은 단연 중국 정보기술(IT) 기업이었다.
세계적인 기업들이 한데 모인 전시관에서도 화웨이와 샤오미 부스는 끊임없이 관람객을 끌어모으며 저력을 과시했다.
과거 저품질·가성비 기업에서 벗어나 세계 기술 시장을 선도하는 중국 모습은 한국 정부와 기업에 상당한 위기로 다가왔다.
화웨이는 피라 그란 비아 전시장 홀1 전체를 단독으로 장악해 MWC 참가사 중 가장 넓은 공간을 차지했다. 지난해 삼성전자가 자리했던 행사장 외벽은 샤오미의 신제품 '샤오미 15 울트라'가 담긴 대형 도배 광고가 채웠다.
중국 기업들은 혁신 기능이 탑재된 신제품과 인공지능(AI) 등 첨단 기술을 공개하며 이목을 집중시켰다. 수조 원대에 달하는 AI 기술 투자의 강력한 의지도 보였다.

화웨이가 공개한 세계 최초의 트리 폴드폰 '메이트 XT'는 전시 기간 내내 부스를 북적이게 했다. 가로 10.2인치, 두께 3.6㎜의 크고 얇은 기기에 관람객들은 관심을 보였다.
무엇보다 5G-A(5G-Advanced) 네트워크 상용화를 가속해 AI, 자율주행, 로봇 등 부문을 선점하겠다는 청사진을 공개했다. 5G를 활용한 차량 원격 조종 설루션, AI로 스토리를 구성하고 콘텐츠를 제작하는 기술 등이 있다.
샤오미는 구글의 생성형 AI를 탑재한 스마트폰 '샤오미 15 울트라'를 공개하며 프리미엄 시장 공략에 나섰다. AI 비서로 차량을 제어하고 가전을 원격 구동하는 전기차 'SU7' 시리즈도 많은 관심을 받았다.
루웨이빙 샤오미 사장은 올해 AI, 운영체제(OS), 칩세트 연구·개발(R&D)에 40억 달러(약 5조 8500억 원) 이상을 투자하겠다고 했다.
화웨이에서 계열 분리한 스마트폰 제조사 아너도 AI 생태계 투자 계획 '알파 플랜'을 공개했다. 초지능 스마트폰 개발 등 AI 생태계 구축에 5년간 100억 달러(약 14조 6000억 원)를 투입할 계획이다.
이외에도 차이나모바일은 사람이 탑승할 수 있는 거대 드론을 공개하는 등 총 344개 기업이 MWC에 참가해 최첨단 기술을 전시했다.

중국과 한국 기업의 기술 격차는 폐막 전날 열린 '글로벌 모바일 어워즈'(Global Mobile Awards·글로모 어워즈)에서도 드러났다.
7개 카테고리의 33개 부문 중 중국 기업은 22개 부문에 수상 후보자로 등록됐다. 최우수 모바일 네트워크 인프라상 등 3개 부문은 후보자가 모두 중국 기업으로만 구성됐다.
수상 기업에도 화웨이와 샤오미를 비롯해 차이나모바일, 알리바바클라우드, 바이트댄스, ZTE 등 다양한 중국 기업이 이름을 올렸다.
반면 한국 기업은 9개 부문 수상 후보자로 선정되는 데 그쳤다. 그중 수상 기업은 4개 부문을 수상한 SK텔레콤이 유일했다.
MWC를 방문했던 유상임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 역시 화웨이 전시관을 둘러본 뒤 상당한 충격을 받았다며 경각심을 보였다.
유 장관은 현장에 간담회에서 "중국이 단순한 추격자가 아니라 미국과 경쟁할 수 있는 수준으로 올라섰다"며 "한국도 빠르게 따라잡지 않으면 생존이 어려울 수 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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