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종=뉴스1) 이철 김유승 전민 기자 = 지난달 소비자물가가 전년 대비 2.1% 오르며 석 달 연속 2%대 오름세를 이어갔다. 상승 폭은 2월보다 0.1%포인트(p) 확대됐다.
석유류는 국제유가 하락 영향으로 상승 폭이 6.3%에서 2.8%로 내렸으나, 식품업계가 줄줄이 가격 인상에 나서면서 가공식품은 3.6%, '장바구니 물가'인 생활물가지수가 2.4% 올라 전체 물가를 끌어올렸다.
특히 가공식품 품목 중 오징어채는 전년 동월 대비 40.3% 올랐으며, 맛김 17.3%, 김치 15.3%, 커피 8.3%, 빵 6.3%, 햄 및 베이컨은 6.0% 오르는 등 매서운 상승세가 나타났다.
통계청이 2일 발표한 '2025년 3월 소비자물가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소비자물가지수는 116.29(2020=100)로 전년 동월 대비 2.1% 상승했다.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지난해 10월 1.3%까지 낮아졌다가 반등해 11월 1.5%, 12월 1.9%를 기록했으며, 올해 1월 2.2%, 2월 2.0%에 이어 3월에도 2.1%로 2%대 상승률을 유지했다.
품목 성질별로 상품은 전년 동월 대비 1.7% 올랐다. 농·축·수산물은 0.9%, 공업제품은 1.7%, 전기·가스·수도는 3.1% 각각 상승했다.
공업제품 중 가공식품은 전년 동월 대비 3.6% 상승해 물가를 0.3%p 끌어올렸다. 2월(2.9%)보다 상승 폭이 0.7%p 커졌다. 2023년 12월(4.2%) 이후 1년 3개월 만에 가장 많이 올랐다.
특히 가공식품 품목 중 오징어채는 전년 동월 대비 40.3% 올랐으며, 차 25.3%, 맛김 17.3%, 김치 15.3%, 커피 8.3%, 빵은 6.3%, 햄 및 베이컨은 6.0% 등 전반적으로 높은 상승 폭을 나타냈다.
이두원 통계청 경제동향통계심의관은 이날 브리핑에서 "환율 변동에 따른 수입 물가 상승, 국내외 원자재 가격 상승, 인건비 상승 등이 주요 상승 요인"이라며 "4월에도 라면이나 맥주 등 일부 가공식품 가격 인상이 예고된 만큼 실제 인상되면 수개월에 걸쳐 물가에 반영될 것"이라고 했다.

석유류는 전년 동월 대비 2.8% 오르며 물가를 0.11%p 올렸다. 다만 국제유가 하락에 힘입어 상승 폭은 2월(6.3%)보다 큰 폭으로 줄었다.
서비스 물가는 전년 동월 대비 2.3% 상승했다. 집세는 0.7%, 공공서비스는 1.4%, 외식은 3.0%, 외식을 제외한 개인서비스는 3.2% 각각 상승했다.
특히 외식 품목 중 도시락(8.4%), 떡볶이(5.8%), 생선회(5.4%), 치킨(5.4%) 등에서 높은 오름세가 보였다.
가격 변동성이 큰 식료품과 에너지를 제외해 물가의 추세를 잘 나타내는 근원물가지수는 112.52(2020=100)로 전년 동월 대비 1.9% 상승했다. 이는 전월과 같은 수준이다.
또 다른 근원물가지수인 농산물 및 석유류 제외지수는 114.37(2020=100)로 전년 동월 대비 2.1% 올라, 전월(1.9%)보다 0.2%p 확대됐다.
'장바구니 물가'를 보여주는 생활물가지수는 119.47(2020=100)로 전년 동월 대비 2.4% 상승했다. 이 중 식품은 2.8%, 식품 이외는 2.3% 각각 올랐다.
계절 및 기상 조건에 따라 가격 변동이 큰 55개 품목으로 구성된 신선식품지수는 138.58(2020=100)로 전년 동월 대비 1.3% 하락했다.
이 중 신선어개는 3.6%, 신선채소는 1.8% 각각 상승했지만, 신선과실은 6.1% 하락했다.
이 심의관은 "한국은행 등 여러 기관의 올해 물가 상승률 예상치인 1.8~2.0%보다 약간 높지만 변동성이 심한 품목을 제외한 근원물가는 1%대 후반으로 나오는 만큼 안정적인 수준"이라며 "다만 향후 농축수산물, 가공식품 추이를 지켜봐야 한다"고 했다.
정부는 먹거리 가격 안정을 위해 주요 품목별 수급 상황을 점검하고, 변동 요인에 대응하겠다고 밝혔다. 최근 산불로 인한 농축산물 피해를 조사하고, 수급 영향도 분석할 계획이다.
기재부 관계자는 "연초 경제정책방향을 발표할 때 1분기 물가상승률을 1.8%로 예측했는데, 환율이 우리 예상보다 올라간 경향이 있다"며 "또 가공식품 가격도 3월에 집중 인상된 경향이 있어서 당초 예상보다는 높게 나왔다"고 설명했다.
하반기 물가 전망과 관련해서는 "불확실성이 큰 편이라 상황을 봐야 할 것 같다"며 "쉽사리 등락을 말할 수 있는 단계는 아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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